2015-11-04 오후 3:42:34 입력 / 2015-12-02 오전 9:31:55 수정
▲ 이세돌-커제(승). 커제가 이세돌을 2-0으로 꺾고 결승에 선착했다.
이세돌이 무너졌다. 스코어도 0-2, 내용 면에서도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완패였다. 커제가 결승에 선착하면서 삼성화재배에서 5회 연속 이어지던 한국vs중국 결승 대결 구도가 깨지고, 2010년 쿵제-추쥔 대결 이후 5년 만에 중국기사간 결승전이 벌어지게 되었다.
4일 오전11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 삼성화재글로벌캠퍼스에서 벌어진 2015 삼성화재배 4강전 3번기 제2국에서 이세돌이 커제에게 225수 만에 백으로 불계패를 당하면서 종합스코어 0-2로 패했다. 중중전으로 치러진 다른 쪽 4강전에선 스웨가 탕웨이싱을 상대로 109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렸다.
또 다시 완패였다. 오히려 어제(3일) 벌어진 1국 보다도 힘을 못 쓴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검토실을 지배했다. 현지 검토실에서 이세돌-커제 대국을 이틀간 검토한 국가대표 프로들은 "이세돌이 이렇게 무기력한 내용으로 패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
오늘 대국에서도 커제는 초반 창의적인 수법을 구사하며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 하지만 이세돌은 때이른 승부처였던 우변 타개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수법으로 중앙 관통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대세를 그르쳤다.
비세를 의식한 이세돌이 좌변에선 패싸움을 만들고, 상변에선 공격의 나팔을 불어봤지만 모두 커제의 빈틈없는 응수에 막혀 수포로 돌아갔다. 오히려 이세돌의 공격을 유연하게 받아넘긴 커제가 선수까지 뽑아서 하변의 큰자리를 차지하는 순간, 바둑은 '반면 10집' 사형 선고가 내려졌다.
이세돌이 돌을 거둔 시점에서 차이는 반면 13~14집. 덤을 제하고도 6집반~7집반 정도 차이가 났다. 4강전 두 경기에서 커제의 뚜렷한 실수는 단 한 수도 찾아볼 수 없었을 만큼, 중국1위 커제의 반면운영은 완벽했다.
반면 이세돌은 모든 바둑 팬들이 기대하는 치열한 전투바둑, 신출귀몰한 타개솜씨 등 자신의 장점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초반 포석부터 중반 힘 겨루기와 승부처의 수읽기 대결, 그리고 마지막 마무리까지 모든 면에서 커제가 이세돌을 압도했다.
내일(5일)은 결승에 선착한 커제의 상대를 가리는 마지막 대결, 스웨-탕웨이싱 4강전 3번기 최종국이 벌어진다.
▲ 아쉬웠던 장면을 짚어보는 이세돌(왼쪽)과 의견을 피력하는 커제.
▲ 2014년 구리와의 10번기에서 승리한 이세돌은 2015년 세계대회 우승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오늘 패배로 세계정상 복귀는 다시 미뤄졌다.
▲ 어렸을 적 우상 이세돌을 꺾고 미소를 보이는 중국1위 커제.
▲ 탕웨이싱-스웨(승). 스웨가 반격에 성공했다. 스코어는 1-1 원점.
▲ 스웨는 놀라운 완력을 선보이며 109수 만에 탕웨이싱의 대마를 잡고 승리를 거뒀다.
▲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 끈끈한 탕웨이싱이지만, 오늘은 단명국을 막지 못했다. 스웨-탕웨이싱 대결의 승자는 내일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