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8 오후 5:55:42 입력 / 2015-12-02 오전 9:23:21 수정
▲ 박영훈 강동윤. '인제 대첩'을 이끈 자랑스런 태극전사들이 나란히 앉아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 '80후'가 중국 '90'후에 KO승을 거뒀다. 85년생 박영훈(한국3위)과 89년생 강동윤(한국4위)이 91년생 동갑내기 스웨(중국2위)와 퉈자시(중국6위)를 각각 물리치고 동반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8일 오전9시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 호텔동 1층 그랜드볼룸에서 벌어진 제20회 LG배 4강전에서 강동윤이 스웨에게 264수 만에 흑불계승을 거둔데 이어, 박영훈이 퉈자시에게 355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흑불계승을 거두며 결승 '형제 대결'을 성사시켰다.
지난 19회 LG배 박정환-김지석 결승전에 이은 2년 연속 한국기사간 결승전이다. 최근 세계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며 맹활약하고 있는 박영훈은 상승세를 반영하듯 초반부터 상대의 방향착오를 응징하며 우세를 잡았고,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한 순간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8강에서 커제를 제압하며 기세를 탄 강동윤은 난적 스웨와의 치열했던 수읽기 대결을 승리로 이끌었다.
2년 만에 LG배 정상 복귀를 노리던 퉈자시를 상대로 비교적 완승에 가까운 내용을 선보인 박영훈 판 보다 실시간 관전기로 타이젬 회원들과 오전9시부터 대국종료까지 함께 호흡한 강동윤-스웨 대결에 더욱 볼거리가 많았다.
강동윤은 초반 기분 좋은 흐름이었지만, 중반 무렵 스웨의 사석작전에 말려들어 다소 고전했다. 스웨의 중앙 대 모양에 뛰어든 강동윤의 특공대가 생환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과정이 오늘 바둑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
타개 과정에서 묘수를 선보인 강동윤은 순간적인 형세판단 미스로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릴 뻔 했다. 구사일생한 스웨는 좌변 강동윤의 모양을 파고들 며 결정타를 날리는 듯 했고, 이대로 역전패를 당하고 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검토실에서 조금씩 새어나오던 상황.
하지만 불굴의 투사 강동윤은 흔들리지 않았다. 냉정을 되찾고 최후의 승부처를 찾아낸 강동윤은 좌하귀 백 돌을 물고 늘어지며 기회를 잡았다. 두 선 수 모두 초읽기에 몰린 상황, 생각지도 못했던 좌하 백 돌이 사지에 빠지자 당황한 스웨는 결정적인 패착을 두고 말았고, 이를 놓칠 강동윤이 아니었다. 결국 마지막 순간 피니쉬블로를 작렬시킨 강동윤이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드라마 같은 승부의 종지부를 찍고 생애 첫 LG배 결승 무대를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