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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란배

양카이원 "박정환, 내가 결승2국에서 한 비슷한 실수했다"

한국 랭킹 1,2,3위 꺾고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 뜻 깊어

2025-06-23 오후 9:15:36 입력 / 2025-06-29 오후 8:35:14 수정

▲제15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중국의 양카이원 9단.

 

 

23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제15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3번기 최종국에서 중국의 양카이원(27)이 한국의 박정환 9단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두며 2대1로 대회 정상에 올랐다. 이번 우승으로 양카이원은 프로생활 첫 세계대회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

 

우승을 차지한 양카이원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어릴 적부터 바둑을 가르쳐 주신 모든 선생님들과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오늘은 바둑을 배운 이래 가장 행복한 날"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1998년 창설된 '춘란배'는 지난 3회 연속 한국 기사인 박정환 9단, 신진서 9단, 변상일 9단이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시상식 후 중국기원 창하오(常昊) 회장은 양카이원과 기념 촬영을 가졌다. 최근 반년간 중한 바둑계 갈등의 그늘에 있던 창 회장은 이날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특별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 첫 출전한 양카이원은 24강전에서 박건호 9단을 꺾고, 16강에서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8강에서는 지난 대회 준우승자 리쉬안하오를 반집 차이로 제압했고, 4강에서는 변상일 9단을 꺾었다. 결승에서 맞붙은 박정환 9단과의 접전은 특히 치열했다. 한국 랭킹 1,2,3위를 모두 꺾고 우승을 차지해 우승의 의미를 높였다.

 

 

▲[25.06.23 현장] 영상으로 살펴보는 춘란배 최종국 대국 시작 모습.

 

 

결승1국에서 양카이원은 흑을 잡고 지나치게 신중한 모습을 보였던 박정환의 빈틈을 노려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결승2국에서는 큰 우세 속에 박정환의 흔들기에 무너지며 끝내기 싸움에서 패배했다. 양카이원은 "결승2국 패배 후 매우 우울했지만, 음식은 잘 먹었다"며 "결승3국에서는 어떤 상황에도 끝까지 싸우겠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결승3국에서 양카이원은 초반 열세에 몰렸으나, 박정환이 초읽기에 들어간 틈을 노려 복잡한 수를 연발하며 실수를 유도했다. 양카이원은 "박정환 9단이 결승2국에서 내가 저지른 실수와 비슷한 실수를 했다"고 분석했다.

 

양카이원은 최근 몇 년간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신진서 9단의 기보를 집중 연구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AI를 통해 포석과 국면 이해도가 크게 향상됐다"며 "예전에는 후반전이 강점이었지만, 이제는 전반전도 약점이 보완되면서 성적이 따라왔다"고 말했다.

 

 

 

 

양카이원은 선전시체육국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며 "선전은 정말 나에게 행운의 도시"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중국대기사전에서 첫 국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제5회 전국마인드대회에서 선전 대표로 출전해 남자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춘란배는 23년 만에 선전에서 열렸으며 중국갑조리그 선전N에서 뛰고 있는 기사의 첫 정상 등극이다.

 

양카이원은 "세계 챔피언이라는 벽을 넘은 후, 앞으로의 경기 특히 세계대회에서 더 평정심을 유지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우승을 지켜본 중국의 네티즌은 "중계를 지켜보면서 뒤지고 있을 때 어제 이긴 바둑을 졌으니 오늘은 지는 바둑을 이기겠다고 예상했는데 적중했다", "대기만성",  등의 의견을 쏟아냈다. 또한 "같은 성씨의 세계대회 우승자는 나오지 않는다는 징크스를 깨뜨렸다", "양카이원의 이번 우승의 가치는 아주 높다", "후반은 정말 가슴 조이고 봤는데 역전을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세계 챔피언의 영예를 안은 중국 기사들을 살펴보면 미위팅(羋昱廷), 롄샤오(連笑), 구리(古力), 창하오(常昊), 탄샤오(檀嘯), 구쯔하오(辜梓豪), 커제(柯潔), 퉈자시(柁嘉熹), 스웨(時越), 당이페이(黨毅飛), 양딩신(楊鼎新), 위즈잉(於之瑩), 루이나이웨이(芮乃偉) 등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성씨들이 대부분이다. 이때문에 중국에서는 같은 성을 가진 세계대회 우승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징크스가 있었으나 이번에 양카이원이 그 징크스를 깨뜨렸다는 것.

 

양카이원은 중국의 25번째 세계대회 선수권자가 됐으며, 이번 우승으로 세계바둑대회 사상 통산 136번째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됐다. 양카이원은 1997년 중국 산둥성 지난에서 태어났으며, 2010년 프로에 입단했다. 2020년 구쯔하오 등과 함께 장시 팀의 첫 중국갑조리그 우승을 이끌었으며, 2023년 제3회 중국대기사전에서는 당시 타이틀 보유자인 딩하오(丁浩)를 꺾으며 생애 첫 국내 대회 정상에 올랐다.

TYGEM / 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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