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산맥배
"전남이 신 바둑의 메카로 손색없죠!"
국수산맥배 산파역 이만구 전남바둑협회장 인터뷰
2016-08-05 오전 12:04:34 입력 / 2016-08-18 오전 10:42:20 수정

▲ 국수산맥배의 산파, 이만구 전남바둑협회장.
해마다 여름방학이 되면 아이들 대회나 축제형식의 대회가 몰리게 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어제부터 막을 올린 국수산맥배는 방학과 휴가철을 맞은 국제 바둑인들에겐 빠뜨릴 수 없는 축제다. 자랑할 만한 남도의 역사와 풍광, 남도의 문화와 음식, 무엇보다도 바둑이 함께 해서 좋은 여름축제가 바로 국수산맥배다.
그간 한중간의 대항전이었던 메인 대회에 일본 대만을 합세시켜 명실 공히 4대 바둑강국이 어울리게 됨에 따라 국수산맥배의 의미도 한층 진지해졌다. 개막식 그리고 어린이대회 등도 군살을 빼고 한결 넉넉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올해도 변함없이 훌륭한 '여름바둑 환타지아'를 만들기 위해 지난 해 말부터 애쓰신 분이 있다. 바로 국수산맥배의 산파 이만구 전남바둑협회장이다. 매년 그는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극구 손사래를 치지만, 그는 빛이 되기보다는 그늘이 되어도 좋다고 했지만, 오늘은 주인공이 되어도 되겠다는 생각이다. 4일 영암시리즈에서 잠깐 만나 9억 기전을 유치한 사연을 들어보았다.
▲ 지역바둑협회장의 모범사례를 보여준 이만구 전남바둑협회장이 영암실내체육관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전남이 요즘 들어 굉장히 활성화되어 간다는 느낌이다. 예전 인터뷰에서 '전남에 대회 좀 만들어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격세지감이지만.
사실 국수산맥배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단발성 행사에 그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 전남도와 군을 설득하는 게 어려웠다. 그러나 신안의 이세돌, 강진의 김인, 영암의 조훈현 등 '국수의 고향'이라는 명분으로 설득해냈다. 2회 대회 때는 재정적으로 어려우니까 예산을 좀 깎아서 어렵게 또 성사되었다.
올해는 비교적 힘들지 않았을 법하다. 이세돌-알파고의 대결로 있었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신다. 그러나 올해 지자체 예산을 따내려면 작년 말부터 움직여야 한다. 작년 말 동분서주하는 중에 강진과 신안에서 예산문제로 난색을 표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영암군을 설득해서 독자적으로 전남과 같이 하는 시나리오도 만들었다. 그런데 올 초에 이세돌-알파고 대결이 벌어지자 공무원들이 바둑을 보는 시각이 100% 돌변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잘되었지만 애로사항도 여전했다.
같은 예산을 가지고 일본 대만까지 초청했다면 노하우가 대단할 것 같다(웃음)
작년 대회보다 쾌적하고 여유롭다고 느끼실 거다. 이번에는 숙박이나 음식도 강진과 영암을 분리해서 치렀다. 아무래도 대규모의 인원이 모이다보면, 보기엔 좋을지 몰라도 진행하는 측에서 보면 신경 써야 하는 게 많고 무질서해지기 쉬운 법이다. 일단 한정된 예산을 가지고 절약을 하니까 한국 일본 중국 대만까지 명실 공히 본격 바둑강대국들이 초대될 수 있었다. 노하우가 능률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고, 2년간 복기를 해본 결과 이제 실전에 써 먹은 것이다.(웃음).
고향이 이곳 영암이라는데, 영암자랑 좀 해달라.
이세돌-알파고 대결 이후 전 세계인들에게 한국과 한국바둑의 관심이 고조되며, 이제는 바둑이 창의력과 인성교육이 강조되는 교육과 연계되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교육과 연계해서 기(氣)의 고장 영암에서는 우리나라 최초로 바둑박물관 건립이 예정되어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본다.(질문의 요지와는 무관한 답변^^)
한국바둑고를 만드는데도 일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또 바둑중학교를 건립한다는 얘기가 들린다.
예전에 타이젬에 기사화된 바 있는데, 드디어 2018년도 신입생을 받기로 확정되었다. 전남교육청 장만채 교육감도 오래전부터 동의를 했다. 바둑특성화고 옆에다 만들어서 고교와 연계될 것이다. 동일한 학원은 아니며 교육청에서 새롭게 신설할 것이다.
▲ 2014년 중국 허페이에서 벌어진 춘란배 8강전 때, 그는 한국선수단의 단장을 맡은 인연 때문에 유독 그는 박정환의 바둑에 관심이 많다.
작년 순천만정원배 학생대회에서 '이제는 국회의원도 바둑계에서 나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교롭게 조훈현이 국회의원이 되었다. 어떤 예지력이 있는 것인가(웃음).
어제 조훈현 의원님과도 많은 얘기를 나눴다. 바둑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대학 사범계열에 바둑교사를 양성하여 각 학교에 임명을 받을 수 있도록 큰 틀에서 바라보자고 주문했다. 지금 현재 바둑고를 비롯하여 바둑부가 있는 학교들의 공통점은 바둑코치 사범들이 지나치게 홀대를 한다는 점이 문제다.
일례로 이슬아 사범이 재작년 바둑고에 내려와 아이들을 가르쳤다. 이사범은 계약직이었다. 각 학교의 정규직 교사들은 계약직을 거의 아랫사람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개탄스러웠다. 그래서 바둑선생님들이 전 학교에 한 명만 배출해도 수만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이런 부분에서 조의원도 인정했다. 법이 없다. 법률로서 제정해야 하니 조의원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다.
본인에게 생기는 것도 없으면서 이토록 바둑에 열중하는 이유가 새삼 궁금하다
명함만 협회장이면 쓰겠나(웃음). 첫째는 제가 바둑을 너무 좋아하고, 둘째는 앞으로 지식사회로 옮아가게 되면 바둑이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성교육과 접맥을 하면 국가경쟁력이 살아날 것이다.
남을 위해 뛰는 것이지 본인에게 좋은 것은 없지 않나?
사회가 다 잘되면 나에게도 좋은 일이 되는 법이다. 간단한 논리다.
더 공간을 드리겠다. 마무리 말씀 해보시라.
프로는 프로다워야 하고 프로는 많은 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금 팬사인회를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자국으로 돌아가서 한국 전남에서 누구누구 프로와 바둑을 두었고 누구누구의 사인을 받아왔다며 호들갑 떨 것을 생각해보라. 프로는 팬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그들에게 즐거움을 선물하는 바둑인이 될 때 프로가 빛이 날 것이다. 의식을 안 바꾸면 힘들다. 왜 0.1% 도 안되는 프로만 의식이 바뀌어야 하나? 우리나라의 가장 머리좋은 사람들이 모아놓은 것이프로바둑기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 바둑은 힘들다.
▲ 이만구회장은 늘 뒷편에서 묵묵히 협회장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대한바둑협회가 2009년 대한체육회 정가맹단체가 된 직후 전남바둑협회는 전남체육회 정가맹 경기단체로 인정받았다. 또 2012년부터 도민체전에 바둑이 정식종목으로 뛰게 되었다. 17개 시도 가운데 아직까지도 도민체전에서 정석종목이 된 시도가 몇 안 된다. 충북이 얼마전 가입되었고, 경기도의 경우는 올해 겨우 시범종목으로 치렀을 뿐이다.
이만구 회장은 한국바둑고 설립, 국수산맥배 창설, 전남교육감배 창설, 순천만국가정원배 학생대회 개최 등에 기여했다. 그리고 작년 재작년 시범종목으로 치러진 전국체전에서 전남이 2년 연속 우승한 저력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이회장의 노고에 기인한 것이라면 억지겠지만, 2008년부터 전남바둑협회를 이끌고 있는 이회장의 노고가 없었다면 이러한 성과가 순조롭게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또 내년 국수산맥배가 여하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지 벌써 기대가 된다. 전남으로 취재차 내려갈 일이 많을 것 같다.
▲ 2014년 바둑대상에서 국수산맥배 창설의 공과 한국바둑고 창설에 공을 인정하여 '공로상'을 수상한 이만구 전남바둑협회장(맨 오른쪽)
TYGEM / 진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