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10번기
알파고 덕분에 수지(P)맞았다!
'수지(P)-Lurk(P) 10번기' 제6국 결과
2016-03-23 오전 12:24:21 입력 / 2016-03-23 오후 5:50:44 수정
▲ 윤정희 백대현이 진행하는 K바둑 생중계 막바지 장면. 관상을 보다시피 수지(P)다운 안정적인 바둑으로 마감했는데, 바로 그것이 알파고의 장점이었다.
알파고 덕분에 수지(P)맞았다!
"최근 알파고의 영향으로 프로바둑에도 패러다임이 변화할 조짐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래도 수지(P)와 Lurk(P)같은 젊은 정상 기사들이 그러한 흐름을 주도할 공산이 크다.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나가는 바둑이 두 한중 호걸에게서부터 나타날 지 관심이다."(22일 타이젬기사 중에서)
역시 족집게였다. 기자가 예상했듯 수지(P)가 알파고의 기보를 연구했음이 틀림없었고, 알파고의 바둑과 흡사하게 진행을 시켜보고자 의도했다. 그것은 Lurk(P)도 마찬가지였다.
알파고 광풍이 여전했다. 타이젬 슈퍼매치 '수지(P)-Lurk(P) 10번기'에서 2승3패로 뒤지고 있던 수지(P)는 알파고바둑을 들고나와 '수지를 맞았다.'
22일 밤9시부터 타이젬 각 대국실에서 속개된 '수지(P)-Lurk(P) 10번기' 제6국에서 타이젬 한국대표 수지(P)는 오랜만에 그 다운 안정적인 바둑을 구사하며 285수만에 백3집반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2승후 3연패를 당했던 '수지(P)는 다시 균형을 맞추었다.
이날 바둑은 알파고-이세돌 제2국과 똑같이 '흉내바둑'을 두었다. 역시 이세돌이나 알파고의 포석은 양웅이 보아도 서로 두어볼만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는 짐작이 가능하다.
수지(P)는 포석에서 밀리지 않았다. 바꿔치기 결과 상변에 두터움을 쌓은 것이 좋았다. Lurk(P)이 백을 들고 잘 싸우는 것을 감안한다면 포석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것은 후반에 강점이 있는 수지(P)에겐 희소식. 유리할 때 이길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한 수지(P)는 줄곧 작은 차이였지만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 이세돌-알파고 제2국과 똑같은 '흉내바둑'을 구사했다. 실전 흑1로 하변을 날아간 것이 커제의 변화수였다. 이 수로 알파고는 실전 흑17로 4선에 짚어갔는데, 역시 4선에 짚어가는 것이 정수는 아니라고 판단.
K바둑에서 생중계를 담당한 백대현 프로는 "수지(P)가 앞선 대국과는 달리 보는 굉장히 안정적으로 보였다. 아마 알파고의 바둑을 보면서 느끼는 바가 컸던 것으로 보였다. 안 그래도 안정적인 바둑이 더욱 단단해보였다. Lurk(P)가 큰 실수가 없었는데도 무난하게 이긴 것을 보면 나머지 대국도 희망적이다." 총평했다.
이제 10번기가 4번기로 줄어들었다. 아무래도 3승3패에서 5승5패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쪽이 6승을 거두려면 4판중에 3판을 이겨야 한다. 따라서 다음 경기에서 무조건 이기는 편이 유리해질 것은 불문가지. 4월1일 이어지는 7국이 일단 분수령이다. 7국을 이길 경우는 10번기를 이기기 위한 대결로, 또 7국을 질 경우는 10번기를 비기기 위한 대결로 귀결될 것이다.
타이젬과 중국의 혁성이 공동 주최 주관하는 수지(P)와 Lurk(P)의 10번기 대결은 타이젬 대국실 각 서버에서 개최되며 각자 20분 30초 5회가 주어진다. 4번기로 축소된 10번기는 춘란배 관계로 이번주는 쉬게 되며, 오는 4월1일부터 4일까지 매일 저녁 9시에 벌어진다.
TYGEM / 진재호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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