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제vsALPHAGO 3번기
커제 "알파고는 바둑의 신"
2국 후 기자회견, 3국에서는 백 잡길 원해
2017-05-26 오전 9:31:02 입력 / 2017-05-26 오전 9:52:34 수정
2연속 알파고와 대국을 한 커제는 "알파고는 100% 완벽하다. 바둑의 신이다."라고 표현했다.
5월 25일 중국 우전 인터넷 국제 컨벤션센터 (Wuzhen Internet International Conference and Exhibition Center)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summit)' 3번기 제2국에서 커제 9단이 알파고에게 아쉬운 불계패를 당했다.
2국이 종료된 후 커제 9단은 데미스 하사비스, 데이비스 실버 등과 함께 기자회견에 응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박사께서 커제 9단이 완벽했다고 표현하신 부분이 있는데 어떤 의미였나?
[데미스 하사비스] 나는 조정실에서 가치망을 보고 있었다. 50수까지 알파고 가치망은 커제가 아주 잘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완벽했고 멋있었다. 100수 부근까지는 박빙의 승부였다. 양쪽 모두 이길 확률이 있었다.
▶1국에선 끝내기 때 알파고가 조금 손해를 봤다. 오늘 대국에서 알파고가 불완전하게 두어 커제 9단이 유리해질 순간은 없었나?
[데미스 하사비스] 알파고는 경우의 수에서 승리 확률이 높은 쪽으로 강화한다. 당시 끝내기에서 손해를 보긴 했지만 알파고는 점수가 아닌 승리에 집중한다.
▶흥미로운 경기였다. 단 커제 9단은 압박감이 심한 듯 보였다. 실제로 그랬나?
[커제] 내가 가슴에 손을 대던 순간을 여러분도 보셨을 것이다. 바둑을 아시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1국에선 알파고가 안정적으로 나를 이겨갔다.
그러나 오늘 2국에서는 알파고가 웬일인지 승률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두는 것 같지 않고 강수를 둬와서 놀랐다. 초반 형세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이번 대국의 승자는 알파고가 되었다.
중반까지 긴장한 게 사실이다. 후반은 더 긴장한 나머지 흐뜨러졌다. 다음 대국에서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1국과 비교해 오늘 내용은 어땠나?
[데이비스 실버] 오늘 대국은 정말 굉장했다. 전판을 전투로 휘감았고 알파고가 수세를 취하는 모습도 보였다. 커제 9단이 좋은 전략을 폈다고 생각한다. 커제 9단의 말처럼 이길 기회가 여기저기에 있었다. 그랬기에 알파고에게도 좋은 경기였다.
▶오늘 데미스 박사께서 트위터에 쓴 내용을 보면 알파고가 커제 9단을 상당히 잘했다고 평가하는 내용이었다. 어떤 식으로 판단했다는 것인가?
[데이비스 실버] 수가 진행됨에 따라 자체 평가를 하도록 되어 있는 게 알파고의 매커니즘이다. 누가 이길 것 같은지 판단하고, 승률을 극대화하여 다음 수를 결정한다. 우리는 실제로 착수 때마다. 이것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검토한다. 알파고가 믿고 착수하는 수를 관찰하는 것이다.
50수까지는 균형이 잘 맞은 바둑이었다. 포석에서 커제 9단도 잘해냈다. 50수~100수 구간도 접전이라고 판단할 수 있었다. 100수 이후부터 승부가 갈린 것으로 보인다.
[데미스 하사비스] 지금까지 조정실에서 대국을 지켜본 중 이런 접전은 처음 봤다.
▶기계와 대결한 건 어떤 느낌인가? 알파고의 비밀을 푸는 데 가까워졌나?(중국영어방송 기자의 질문)
[커제] 중국분이신 것 같은데 영어로 하지 말고 중국어로 질문해주시면 좋겠다.
▶우리 방송국은 영어로 방송되고 있어서… 죄송하다. 다시 질문하겠다. 실력의 격차를 좀 줄일 수 있었나?
알파고에 대한 비법을 발견했나? 데미스 박사께서는 알파고가 세계랭킹 1위라고 생각하시는가?
[커제] 나는 이 알파고와의 대결을 놓고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하기 어려웠다(웃음). 어제 인공지능에 관한 포럼이 있었다. 거기서 이번 알파고 마스터 버전은 이전 버전보다 석점 더 세다고 했다. 휼륭하게 경기를 치렀다고 저에게 말씀들 해주시는 것만 해도 저에게는 칭찬이다. 나도 이 대회를 기다리며 흥분하고 긴장했다. 이렇게 대단한 선수(알파고)와 두다 보니 고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데미스 하사비스] 커제 9단에게 찬사를 보낸 건 존경심을 표현한 것이다. 그것으로 알파고를 높이기 위한 말이 아니었다. 트위터에 쓴 것도 얼마나 훌륭하게 커제 9단이 잘해내고 있는지를 표현하기 위함이었다.
[데이비스 실버] 포럼에서 나온 얘기에 관해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우리가, 알파고마스터가 전 버전보다 자체대국을 하면서 석점의 치수 격차가 났다고 한 것은 어디까지나 알파고와 알파고의 대결을 말하는 것이다.
전 버전의 취약점을, 현 버전은 아주 잘 알고 있고 그 취약점을 공략하는 데 전문가가 되어 있다. 그렇기에 이런 치수 차이를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는 척도는 없다는 걸 확실히 밝힌다.

▶아자황 박사께서 대리 착수를 하고 계신다, 일반인이 해도 될 거 같은데 내가 하면 안 되나? (좌중 웃음)
[데미스 하사비스] 아자황은 아마추어 5단이다. 바둑 대회에서 참가한 경험이 있다. 대국 경험이 많고 예의를 갖추는 법, 정확하게 착수하는 법에 익숙하다. 대리 착수하는 것도 정확성을 요하기에 스트레스를 받을 터이다. 우리가 그분에게 부탁을 드린 이유다.
[커제] 그 분 자체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로보트처럼 게임을 한다고 느꼈다. 프로기사와 대국을 하면 상대 표정을 읽을 수 있다. 저에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황 박사님 표정은 읽을 수 없다. 프로기사와 바둑을 두면 상대의 얼굴 표정을 읽을 수 있다(웃음).
저한테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황 박사님의 표정은 읽을 수가 없다. 기계 앞에서 바둑 두는 것 같았다. 방송을 보면서 느끼셨겠지만 나는 몸을 많이 움직였다. 보디랭귀지가 많았다. 황 박사님은 움직이지도 않고 화장실도 안 가겼다. 황박사님이 알파고 같다.
[데미스 하사비스] 황 박사님은 정말 로보트같다. 거울 앞에서 연습하나 보다.(좌중 웃음)
▶우상귀에 첫수 두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우하에 두었다.
[데미스 하사비스] 알파고는 상변과 하변을 구분하지 못한다. 죄송하게 생각한다. (좌중 박수치며 웃음)
[커제] 인간이라면 의도가 궁금하지만 알파고다 보니 평안할 따름이다.
▶과학자, 엔지니어들이다. 여러분이 알파고가 어떤 전략을 펼치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데이비스 실버] 우리는 바둑전문가가 아니다. 알파고의 눈을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알파고 매커니즘으로 게임을 이해한다. 비전문가의 시각에서 승률의 추정치를 보는 것일 뿐이니, 여러분이 느끼는 감정과는 다를 것이다.

▶알파고의 수준을 어떻게 보나 100점 만점에 몇 점 주겠나? 스스로에겐 몇 점을 주겠나? 그리고 데미스 박사님께서는 ‘완벽’으로부터 어느 정도의 거리가 있다고 보시나?
[커제] 알파고가 등장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저는 바둑의 50%를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알파고가 등장하면서 바둑 아니 인생에 대한 시각이 변한 것 같다.
인생은 예측 불가하구나 생각하게 됐고, 알파고 막강함을 인정하게 됐다. 그래도 나는 계속해서 실력 향상을 위해 힘쓰려 한다. 3국에서도 기회를 노려볼 생각이다. 내가 볼 때 알파고는 100%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알파고는 바둑의 신이다.
[데미스 하사비스] 정답을 말씀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런 대결을 통해서 바둑의 대가들과 알파고가 모두 100점에 다다르길 바란다.
[커제] 알파고 대해 많은 평가가 있지만, 나는 흑번과 백번에 차이가 있다고 본다. 기계에게 흑번은45%, 백번 55%의 승률을 보인다고 한다. 3국에서 내가 백을 잡아도 좋겠나? 저를 지켜보시는 분들에게 흥미진진한 대결을 한 번 보여드리고 싶어서 그런다.
[데미스 하사비스] 기꺼이 알파고가 흑번을 잡게 하겠다. 마지막으로, 커제 9단같은 천재적인 기사와 대결을 펼치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다음 대국은 5월 26일(금) 오후 1시 30분부터 5인으로 이루어진 중국기사(스웨·천야오예·미위팅·탕웨이싱·저우루이양)와 알파고가 대국을 하게 된다.
타이젬에서는 허영호 9단이 해당 대국을 해설할 예정이다.
'바둑의 미래 서밋(summit)'의 우승상금은 150만 달러이며 제한시간은 3시간 60초 5회(이세돌과의 매치 때는 2시간 60초 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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