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신진서가 홍민표 감독과 함께 환영을 받았다.

농심신라면배에서 새 역사를 쓴 신진서가 24일 금의환향했다. 신진서 9단은 취재진과 한국기원 관계자, 바둑팬들의 축하를 받으며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하지만 농심신라면배 6연승 신화로 '상하이전설'을 만든 신진서는 귀국하자마자 비보를 전해 들었다.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농심신라면배 3차전에서 중국과 일본의 최정상급 기사 5명을 꺾으며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며 귀국했으나 친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친할머니는 신진서가 농심배 출전을 위해 중국으로 출국한 18일에 지병으로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신진서의 부모는 아들을 걱정하는 마음에 친할머니의 별세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진서는 “만감이 교차한다. 우승을 해서 기쁘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일(조모상)로 슬픈 날이기도 해 기쁨을 온전히 즐기진 않았다. 그래도 바둑 인생에서 이루기 어려운 일을 이룬 것 같아서 가장 뿌듯한 일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우승 소감을 남겼다.

이에 신진서는 “위독하신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바둑을 둘 때도 개인적인 감정으로 무너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번 농심신라면배는 할머니와 같이 싸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가대표 성적도 나쁘지 않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데 지원 예산은 줄었다고 들었다. 파이를 키워나가기 위해 나부터가 많이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제2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신진서는 한국 마지막 주자로 출전해 끝내기 6연승으로 한국의 4년 연속 우승을 결정지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이창호가 가지고 있던 여러 기록을 넘어서며 우승 그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22회 대회부터 시작한 연승은 16연승을 만들면서 이창호 9단의 14연승(1회~6회) 기록을 갈아치웠고, 끝내기 6연승으로 원조 상하이대첩인 이창호 9단의 5연승 역시 뛰어넘었다.

또한 농심신라면배에서 1명의 선수가 한 국가의 선수를 전멸시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신진서는 최정예 멤버로 출전한 중국의 모든 선수를 무너뜨리며 수모를 안겼다.

▲인천공항에서 꼬마 팬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는 신진서.

▲신진서는 입국 소감에서 “바둑 인생에서 이루기 어려운 일 해내 뿌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