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가르친 적 없는데, 반칙을?!
탄자니아 바둑보급 이야기
2012-05-06 오전 11:09:37 입력 / 2012-05-06 오전 11:18:40 수정
▲ 집으로 찾아 온 바둑회원들.
최근에는 집까지 찾아오는 바둑회원이 생겼습니다. 제가 집에 있을 때 연락을 하고 찾아오면 언제든 환영해줍니다. 한국인은 물론이고 현지인들도 찾아오는데, 특히 무슬림 친구가 바둑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 무슬림 친구는 바둑을 정말 좋아해서 자주 오고 싶어하지만, 저도 스케쥴이 빡빡해 원하는 대로 시간을 낼 수가 없어 안타깝습니다.
아마도 바둑은 한국인의 겸양인 것 같습니다. 이곳 한인들 중 바둑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제가 접해본 사람 중 바둑을 모르는 사람은 단 한 명입니다. 바둑을 몰랐던 그 사람도 지금은 제게 바둑을 배우고 있습니다. 물론 왕초보 18급입니다. 온 가족이 함께 배웠는데, 지금은 바둑이 가족취미가 됐다고 합니다. 참으로 바람직한 일이지요.
하루는 부부가 어색한 표정을 하고 있길래 알고보니 타이젬 바둑을 밥상 앞에서 계속 두어 부부싸움을 했다고 합니다. 이 곳에서 바둑을 보급하다 보면 이러한 웃음이 나는 에피소드가 제법 많습니다.

▲ 바둑을 배우는 아이들.
학교에서 아이들이 바둑을 두다가 반칙을 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바둑알을 슬쩍 밀어 놓는 것도 모자랐는지, 한 번 더 두어 돌을 때려냅니다. 진도는 내 욕심 만큼 안나갔는데 어떻게 반칙은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하는 것을 보면 웃음이 납니다. 하지만 보고만 있을 수는 없기에, 지적을 했더니 그 까만 얼굴이 붉어집니다. 잘못인 줄 아는가 봅니다. 역시 한국이나 탄자니아나 이기고 싶은 욕망은 마찬가지 입니다. 하지만 바둑은 올바른 규칙과 더불어 예절게임인 것을 반드시 심어주어야겠지요.
▲ 한국 대사가 기아대책 국제 컨퍼런스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최근에 기아대책 국제 컨퍼런스에 초청이 되어, 모로고로와 남아공을 가게 되었습니다. 모로고로는 이미 바둑지부가 형성돼 얼마나 많은 진전이 있는가 알아보니, 그 쪽도 무척 힘들다고 합니다. 진도가 도무지 나가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해볼 것 입니다.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천천히 끈기있게 하다보면 언젠가 결실이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또한 이곳에도 잘 사는 현지인들은 인터넷을 이용합니다. 아마도 바둑을 배우게 되면 타이젬 바둑을 두겠지요. 우리나라와 바둑교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TYGEM / 오종성 아마6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