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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기사도 황당한 실수를 한다!

2012중국을조리그 2라운드 조치훈VS백홍석의 대국에서 해프닝

2012-06-18 오후 12:47:00 입력

▲ 을조리그 2라운드 조치훈 vs 백홍석(왼쪽) 대국장면.

지난 6월 7일, 2012중국을조리그 2라운드 조치훈VS백홍석의 대국에서 해프닝이 일어났다.

패싸움이 치열하게 진행되는 도중 백홍석이 갑자기 상대인 조치훈이 팻감없이 패를 따냈다고 주장했고, 중국룰에 따라 조치훈이 방금 착수한 돌을 무효처리 됐고 그는 한 수를 쉬어야만 했다. 이어 곧 백홍석이 다음 착수를 하자 조치훈은 돌을 거두면서 패배를 선언했다.

문제는 그때부터. 이들은 대국을 복기하는 중에 복기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았고, 기보 수순을 입력하던 인터넷중계 마저 입력착오로 정확한 복기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조치훈은 자신이 어디에서 반칙을 범했는지 알 수가 없어 고민에 빠졌다.

사실 프로기사라면 자신이 방금 둔 바둑을 복기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이다. 심지어 프로기사는 자신이 둔 바둑은 아주 오래 전에 두었던 것이라도 기억을 할 수 있는 정도인데 세계대회 선수권자인 두 사람이 방금 둔 바둑을 복기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대국종료 당시 현장의 기자가 찍은 사진을 분석하여 조치훈의 반칙은 확인됐다.

프로바둑에도 종종 이런 황당한 일이 자주 일어난다. 바둑에 몰입하다 보면 초읽기 횟수나 착수 차례와 관련된 착각이 종종 일어난다. 장고 중 자신의 차례를 상대방의 차례로 착각하는 것, 마지막 초읽기에서 착수를 놓친 시간초과 반칙, 페어 바둑에서 자신이 둘 차례를 착각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또한 공배를 메우다가 단수를 보지 못하고 대마가 죽는 황당한 경우도 있다.

특히 자신의 차례를 상대방의 차례로 착각하는 것 등은 바둑내용이 얼마나 좋으면 자신이 지금 당장 두지 않고 한 수를 쉬어도 될 정도일까라는 행복한 착각 속에서 자신의 제한시간을 까먹거나 초읽기 시간을 허비하는 일도 있다.

프로들의 착각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제1회 MBC제왕전(1982년)에서 강철민은 하찬석과의 대국에서 TV대국 사상 첫 시간초과 반칙패를 기록했으며, 제1회 호작배 결승1국에서 박지은은 윤영선과의 대국에서 팻감없이 따내 그 착수가 무효 처리되고 한 수를 쉬어야 했다. 류시훈은 2002년 제26기 일본기성전 도전5국 왕리청과의 대국에서 마지막에 서로 공배를 메우는 과정에서 류시훈이 착각을 일으켜 역전패를 당했다. 당시 왕리청은 기도(棋道)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나는 이와 똑같은 상황이 다시 오더라도 이와 같이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2003년 조훈현은 기성전 본선에서 최철한과의 대국에서 팻감없이 따내 반칙패를 당하기도 했다.

가깝게는 2007년 한국바둑리그 영남일보VS제일화재의 대국 2장전 홍민표(영남일보)와 김주호(제일화재) 경기에서 중반 무렵까지 김주호가 꽤 유리한 형세였는데 마지막 초읽기 30초에서 계시원이 "아홉"을 부를 때까지도 돌을 잡을 생각을 하지 않다가 끝내 "열" 소리가 나온 다음에 돌을 놓아 결국 반칙패를 선언 당한 적도 있다. 이 사건은 한국바둑리그 사상 첫 시간 초과 반칙패로 기록됐다. 또한 2010년 루이나이웨이는 여류명인전 결승1국 조혜연과의 대국에서 팻감없이 따내 선취점을 내준 경우도 있다.

실수나 착각으로 인한 것은 아니지만 초읽기 때문에 벌어진 시간패 사례가 최근에 또 있었다. 지난 6월 11일 벌어진 제8기 한국물가정보배 본선리그에서 최철한이 한상훈과의 대국 중 끝내기 단계에서 시간패를 당했다. 최철한이 시간패가 아니었다면 한집 반에서 최소 반 집은 이겼을 것이라는 것이 당시 형세이다. 당시 많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생중계를 하면서 베팅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최철한이 유리한 가운데 갑자기 시간패를 당하자 갑자기 네티즌들은 술렁였다. 심지어 승부조작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최철한은 급기야 본인의 청력이 정상이 아니어서 초읽기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해명하며 본인의 마음속에만 담아 두었던 청각장애라는 사적인 일까지 털어놓아야만 했다.

프로기사도 사람이다 보니 실수를 하고 착각을 한다. 그들은 승부를 생업으로 삼는다. 그렇기에 승부에 민감하고 승부에 모든 것을 걸고 승부를 즐긴다. 프로기사의 착각이나 실수는 프로야구 선수가 평범한 플라이를 놓친 것과 같은 것이다.
TYGEM / 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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