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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신

중국바둑, 절대강자가 필요하다

이창호·이세돌과 같은 거물급 기사 등장한다면 중국바둑 부흥기 맞을 것

2013-01-28 오후 3:23:05 입력 / 2013-01-28 오후 3:50:41 수정

▲바이링배 결승 3국 모습. 천야오예vs저우루이양(오른쪽)

최근 제1회 바이링배 결승전에서 저우루이양이 예상을 깨고 천야오예를 종합전적 3-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90후 세대인 그는 21세에 중국의 아홉번째 세계대회 선수권자가 됐으며 또한 중국승단 규정에 따라 중국의 33번째 9단이 됐다.

이번 결승전을 앞두고 두 사람의 역대 상호전적은 6승 3패로 저우루이양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역대 상호전적에서 저우루이양이 앞선다고 해도 천야오예를 상대로 완봉승을 이끌어 낼 것이란 예상은 하기 어려웠다. 오히려 중국바둑전문가들은 첫 판에 저우루이양이 이겼을 때도 천야오예가 우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전통적인 역대 세계바둑대회인 후지쯔배, 잉씨배, 동양증권배, 삼성화재배, LG배, 춘란배, 도요타배, 비씨카드배 등에서 25년간 87차례의 세계대회 우승자를 배출해 왔다. 그 중에서 중국은 9명의 기사가 20회 우승을 기록했다. 구리가 7회, 창하오, 쿵제가 3회, 마샤오춘 2회, 위빈, 뤄시허, 퍄오원야오, 장웨이제, 저우루이양 등이 각각 1회 우승을 기록했다.


중국바둑의 계보는 녜웨이핑, 마샤오춘 세대에서 육소룡(창하오,저우허양,뤄시허 등)-> 소호세대-> 소표세대-> 90후로 이어진다. 최근 발표된 랭킹Top20에는 소호(小虎), 소표(小豹), 90후, 95후 세대가 골고루 섞여 있다. 소호세대의 구리, 셰허, 왕시 등 그리고 소표세대의 천야오예, 퍄오원야오 등이 랭킹 Top20에 올라 있으며, 90후로 불리는 장웨이제, 스웨, 탄샤오 등 그리고 95후 세대의 판팅위, 미위팅 등이 랭킹Top20에 진입해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소호(小虎)+ 소표(小豹)+ 90후+ 95후'의 춘추전국시대라고 말한다.

중국랭킹을 살펴보면 엎치락 뒤치락이다. 구리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뻔 했던 위기에서 벗어나서 다시 상승곡선을 타고 있으며, 2회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던 천야오예가 랭킹 10위인 저우루이양에게 3연패를 당하면서 랭킹 1위 수성이 힘들게 됐다. 랭킹 1위 자리를 1년 이상 지켜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랭킹싸움이 치열하다.


타이틀 분야도 한국, 대만, 일본처럼 3~4개의 타이틀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경우도 없다. 천야오예가 창기배, 천원전일 뿐 구리(아함동산배), 장웨이제(대중구배), 탄샤오(명인전), 파오원야오(서남왕), 멍타이링(란커배), 양딩신(리광배), 퉈자시(TV속기전) 등으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이와 같은 현상은 중국바둑계가 바라는 일은 결코 아니다. 과거 전체적인 선수 층이 두터워 한중 대항전에서는 늘 좋은 성적을 거두었지만 개인전인 세계대회에서는 이창호-이세돌의 벽에 부딪혀 우승을 놓치곤 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더욱 그렇다. 중국바둑계는 당시 '왜 우리는 이창호 같이 걸출한 기사가 나오지 않는가?'라는 딜레마에 빠졌다. 일당백의 슈퍼스타 기사의 탄생을 간절히 바랬다. 마샤오춘, 창하오 등이 모두 이창호의 벽에 부딪혔다. 특히 마샤오춘이 번번히 이창호의 벽에 부딪히자 중국언론은 삼국지의 제갈공명과 주유의 고사를 인용한 "기생마,하생이(旣生馬,何生李:하늘은 이미 마샤오춘을 낳았으면서 어찌 또 이창호와 같은 걸출한 인물을 낳았단 말인가)"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런 분위기에서 한국바둑은 이창호의 뒤를 이어 이세돌이 세대교체를 이루었고, 이와 동시에 중국바둑계에서는 구리가 등장했다. 하지만 최근 소표,90후 세대가 약진하면서 구리도 거센 도전을 받으면서 한풀 꺾였고 결국 절대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여류기전도 마찬가지이다. 왕천싱(건교배,전국개인전(여)), 쿵샹밍(여자국수), 루이나이웨이(곡운길수배) 등이 한 자리씩을 꿰차고 있으나 역시 절대강자가 없는 가운데 각축을 벌이고 있다.

최근 중국이 세계대회에서 우승한 대회를 보면 2011년 퍄오원야오, 2012년 장웨이제, 2013년 저우루이양 등으로 이미 소호세대의 자취를 찾아볼 수가 없게 됐다. 물론 구리가 서서히 부활은 하고 있지만 소표세대와 90후 세대의 거센 도전을 견디어 내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저우루이양의 우승은 퍄오원야오, 장웨이제와는 다소 그 의미가 다르다. 그는 2010년 12월 31일, 2011년 4월 30일, 2011년 8월 31일 발표된 랭킹에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기간 동안 각종 세계대회에서 한국기사들에게 맥을 못 추어 '국내용'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0세의 나이였는데 이런 비난 바둑팬들의 비난을 감수하기가 힘들었는지 그는 곧 추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다음 랭킹에서 셰허,탄샤오에게 랭킹 1위 자리를 빼앗기면서 슬럼프를 맞았다. 세계대회 7회 우승의 구리도 한때 이와 같은 전철을 밟았다. 그도 국내 랭킹1위에 다수 국내기전에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유독 세계대회에서 한국기사들에게 힘을 못써 한때 '국내용'이라는 오명을 쓴 적도 있다. 저우루이양도 구리와 같이 다시 한번 랭킹 1위를 향한 지각변동의 기류를 만들어 갈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중국바둑계가 필요로 하는 것은 두터운 선수 층이 아니라 일당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창호, 이세돌과 같은 걸출한 기사이다. 100% 신뢰를 보낼 수 있는 거물급 기사가 등장한다면 중국바둑은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부흥기를 맞을 것이다.
TYGEM / 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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