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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편지

"바둑으로 세계일주 할 겁니다!"

아일랜드 바둑보급 중인 정승교 인터뷰

2014-02-18 오후 5:52:12 입력 / 2014-02-18 오후 6:48:25 수정

▲ 정승교 씨(28).

아일랜드에서 어학연수 중인 정승교(28) 씨는 어학연수기간을 보다 알차게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끝에 자신이 비교우위에 있는 바둑을 보급하기로 했다. 앞으로 아일랜드 바둑보급을 하며 즐거웠던 에피소드를 타이젬을 통해 한 달에 한 번 게재한다. 벌써 아일랜드 바둑보급의 첫 번째 이야기가 타이젬에 실렸고, 유저들은 상당히 고무적인 댓글로 그를 응원했다. ☞ 아일랜드 첫 번째 편지 바로가기

먼저, 아일랜드 어학연수를 결정한 계기가 궁금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제 꿈과 관련이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 있을 때, 훗날 여행자 카페를 차리기 위해 기나긴 세계일주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여행자 카페란 일반 카페나 펍 같은 분위기지만 컨셉은 여행으로, 주변의 여행코스나 다양한 여행정보를 얻을 수 있고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따라서 어느 나라 어느 도시가 적합한지, 어떻게 운영을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고민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생각입니다. 제 취향과 금전적인 문제 등의 사정으로 인해 여행의 콘셉트는 자전거와 캠핑이 될 것 같습니다. 장기간의 여정이 될 것이라 다 알찬 여행을 위해 영어 공부도 더욱 신경 쓰고 싶어서 아일랜드에 오게 되었습니다.

미국 영국 등 많은 영어권 나라 중에 굳이 아일랜드를 택한 이유는?
사실 아일랜드가 아닌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를 갈 계획이었습니다. 호주에서 자금을 모으고 바로 이곳에서 세계일주를 시작하려고 루트까지 다 짜놓았습니다. 그런데 그당시 영어 공부 도중에 만난 여자친구로 인해 계획을 약간 수정하게 되었습니다. 제 여자친구는 신기하게도 저와 비슷한 꿈을 갖고 있었고 많은 대화 끝에 위에서 말씀드린 앞으로의 계획을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아일랜드 워킹을 준비 중이었던 그녀의 계획과 호주 워킹을 준비했던 제 계획이 합쳐져 아일랜드 생활 이후 호주를 가기로 하였습니다.

어학연수 중에 어떻게 바둑보급을 떠올렸나?
아일랜드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찾기 시작한 곳이 바둑클럽이긴 했지만, 사실 처음부터 바둑보급을 해야겠다는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유럽 바둑문화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궁금했었고 또, 이런 모임에 종종 나가며 수담을 즐기면 영어에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겼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바둑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일랜드 바둑클럽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클럽에서 만난 어떤 분은 제가 복기를 해주거나 기술적인 면에서 도움을 주면 좋은 선생님이라며 칭찬해주시고 친절히 대해 주셨습니다. 영어를 잘 못해서 답답할 텐데도, 제게 친절히 대해주셔서 좋았고, 이런 대화라면 앞으로 영어공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거라 여겨져 보급활동을 결정했습니다.

아일랜드의 바둑보급 현황은?
아일랜드의 바둑은 현황이라 할 만큼 많은 인구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도 상당히 오래 알아본 끝에 겨우 15명 남짓한 인원이 있는 지금의 바둑클럽을 알게됐을 만큼 아일랜드의 바둑은 열악합니다. 이름을 잘 모르는 중국 프로1단이 Teacher's Club이라는 곳을 운영하며 바둑수업을 한다고는 들었습니다. 언젠가 저도 한번 들러보고 올 계획입니다.

지금 아일랜드에서 바둑친구들은 많이 사귀었나?
아무래도 바둑을 두고 복기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친해집니다. 보통 바둑클럽 연령층이 30대 이상이고 어르신분들도 몇 분 계십니다. <아일랜드 편지 1화>에 보시면 사진에서 제 앞에 앉아 계신 어르신께서는 바둑 두고 싶을 때 연락하라면서 전화번호를 알려주셨습니다. 그랬더니 옆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신 한 여성분께서 lucky guy라며 이분이 전화번호를 알려준 사람은 너가 처음이라며 농담을 주고 받던 기억이 나네요.

유학중 만난 다른 친구들보다 바둑친구들이 더 많은 도움을 주는지?
바둑인 외에 친구라면 학원 친구나 같이 홈스테이하는 친구들입니다. 보통 영어공부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주고 받거나 맛집 등 생활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서로 알려줍니다. 그리고 바둑 친구들은 아직 안 지 얼마 안됐지만 사실 저에게 말을 걸어주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됩니다. 보통 현지인이나 영어 소통이 원할한 분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대화하는 것 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몇몇 친해지신 분들은 틀린 부분을 바르게 고쳐주시기도 합니다.

정승교 씨는 영어수준은 지금 어떠한가?
이 부분이 참 아쉽습니다. 더 잘 알려주고 싶고 더 가깝게 지내고 싶은데 언어적 한계를 겪고 있습니다. 때문에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 더블린 동물원에서

아일랜드에서 공부하면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 달라.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들 때까지 타국의 문화를 끼고 생활한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것들이 이제는 당연하다는 듯이 익숙한 형태로 제 시선을 스칩니다. 처음 버스를 탔을 때 요금을 어떻게 내는지 몰라서 서성였고 동전을 구걸하기에는 상당히 젊은이들이 거리에 출퇴근 하듯이 앉아있는 것도 신기했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유학 온 신참들에게 알려주고 설명해주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저에게 남은 앞으로의 6개월이라는 시간이 또다시 바람처럼 지나갈 것 같아 요즘은 정신없이 공부 중입니다. 주된 공부는 영어지만 바둑공부에 다시 흥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타이젬 유저 목록을 보니 저보다 잘 두시는 분들이 스크롤을 탄력적으로 힘차게 내려야 할 정도로 넘쳐나더군요. 더 잘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문화 환경 등이 전혀 다른 곳에 놓여지다 보니 저 또한 많은 것들이 변하는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타국 생활을 하면서 단순히 나라를 여행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고 앞으로 여러 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TYGEM / 강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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