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타
대만1인자의 대학진학, 묘수일까?
대만 신성 왕위안쥔, 칭화대학 입학 발표
2015-07-24 오후 12:25:25 입력 / 2015-07-24 오후 1:11:31 수정
▲ 왕위안쥔.
대학진학을 앞둔 대만의 신성 왕위안쥔의 고민!
중국과 대만은 지난 해부터 양측의 프로기사가 출전하는 양안바둑쟁패전을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국-대만 양안바둑쟁패전에서 왕위안쥔은 탕웨이싱과 일전을 벌여 종반무렵 미세하게 앞섰지만 결국 반집패를 당했다.
대국 종료 후 왕위안쥔의 코에서 코피가 흘러 바둑판에 피가 튀는 사건이 발생해 이 대국은 '비혈대국'으로 불린다. 당시 왕위안쥔은 체질문제라며 건강엔 별 문제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1년이 지난 뒤 다시 한번 왕위안쥔과 탕웨이싱이 맞붙었고 이번에는 왕위안쥔이 승리하며 대만에 첫 우승을 안겼다. 왕루난 중국위기협회주석은 "왕위안쥔이 완승을 거두었다. 세계대회 우승자를 압도적으로 꺾은 것은 그의 실력이 아주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칭찬했다.
대만바둑계는 이 대회를 아주 중시한다. 그래서 이 대회에는 대만의 해봉기원이 주최하는 기왕전(대만 최고우승상금 기전) 우승자와 대만기원이 주최하는 천원전 우승자가 3번기를 벌여 최종 승자가 출전한다. 왕위안쥔은 샤오정하오를 2년 연속으로 누르고 두 차례 모두 출전했고, 대만바둑계가 고대하던 승리를 두 번째 대회 만에 왕위안쥔이 해냈다.
당시 시합 중에 린하이펑, 왕루난 등 선배기사들이 왕위안쥔의 형세가 낙관적이라는 평을 줄곧 내놓았다. 하지만 해봉기원의 양타이쉬웅 원장과 중화위기협회 친스민 등은 줄곧 가슴을 졸이며 대국을 지켜봤다. 결국 최종 승리가 확정되자 검토실에서는 박수 소리가 울려퍼졌다.
대국 후 왕위안쥔은 "앞의 두 판은 약간 긴장해서 바둑이 좀 딱딱한 감이 있었고, 마치 손발이 묶여 있는 듯했다. 세 번째 판에선 마음 편히 대국에 임한 것이 주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주로 인터넷에서 미위팅 등과 같은 중국상위랭커들과 훈련을 하는데 이길 때보다 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만에서 왕위안쥔의 위상은 상당히 높아졌다. 그런 그가 오는 9월 대만 칭화대학에 입학할 예정이다. 이것이 바둑 인생에 있어서 묘수가 될 것인지 악수가 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그는 현재 천스위엔 샤오정하오 린쥔옌 등과 함께 대만바둑계에서 최정상의 자리를 다투는 인물이다.
해봉기원의 양타이쉬웅 원장은 그가 대학에 진학하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19세인 왕위안쥔은 최근 대만바둑계의 보기드문 인재다. 그는 우수한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또한 매일 인터넷 대국을 통해 중국 95후 기사들과 겨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왕위안쥔이 현재 기력향상의 중요한 시기에 있는데, 만약 바둑을 그만두고 대학공부를 한다면 이는 단점을 살리고 장점을 없애는 꼴이다. 대만청화대학은 그 한 명의 학생이 있으나 없으나 별 문제가 없지만 대만 바둑계에서 그는 큰 존재"라고 말했다.
왕위안쥔의 모친은 "사실 남편은 줄곧 왕위안쥔이 바둑을 배우는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만약 모자가 고집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왕위안쥔이 어렸을 때 다른 길로 갔을 것이다. 지금까지 왕위안쥔이 대만에서 여러 개의 타이틀을 따내는 등 바둑으로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 남편의 지지 덕분이다. 남편은 아들이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란다. 바둑은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왕위안쥔 본인도 칭화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대만바둑은 잉창치 선생의 노력으로 저우쥔쉰, 천용안 등의 프로기사를 배출했다. 특히 저우쥔쉰은 2007년 LG배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대만바둑에 사상 첫 세계대회 우승트로피를 안겼다.
이후 대만 중환그룹 옹밍셴 회장과 대만시핀정밀공사 린원보 회장이 각각 대만기원과 해봉기원을 세웠지만 서로 대립하지 않고 대만기원 기사들이 자유롭게 두 기원을 오가며 각종 대회에 출전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최근 두 기원이 공동주최하는 여러 대회가 생겨나고 있지만 두 기원은 모두 민간 법인단체이며 개인의 재력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한계가 있다. 대만바둑 기전이 한국 중국 일본 등과 같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많은 고충이 따를 전망이다.
대만의 바둑교육시장은 줄곧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지만 자녀들이 프로기사의 길을 가는 것에 대해 부모들은 고민하게 된다. 프로기사의 길을 가기에는 앞날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해봉기원의 린원보 회장은 대만바둑계를 위해서 적지않은 지원을 하고 있다. 그는 1000만위안(약3억7000만원)을 출자하여 대표팀을 창설했고, 저우쥔쉰을 감독으로 영입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응씨배, 춘란배, 삼성화재배, LG배 등의 세계대회에서 8강 진출시 약1700만원, 4강 진출시 3400만원 결승 진출시 6800만원, 우승할 경우엔 8500만원의 격려금을 주는 제도를 마련하기도 했다. 한편 왕위안쥔은 대만국가대표팀이 구성될 때 대학진학을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대만바둑계 최고 자리에 올라있는 왕위안쥔이 대학진학을 최종 선택한 것은 대만의 젊은 기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길게 볼 때 왕위안쥔의 청화대학 진학은 인생에 있어서 좋은 수가 될 수는 있겠지만, 한참 성장하고 있는 프로기사의 향후 바둑인생에선 묘수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이다.
TYGEM / 글 김경동, 편집 이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