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십단전
이야마유타, '7관왕 꿈' 물거품
십단전 8강전에서 고바야시사토루에 뼈아픈 반집패
2014-11-29 오후 12:33:23 입력 / 2014-11-29 오후 1:26:11 수정
▲ 이야마유타-고바야시사토루(승). 7관왕을 향해 진격하던 이야마유타(왼쪽)가 노장 고바야시사토루에게 패해 꿈의 7관왕 등극을 뒤로 미뤘다.(사진제공=일본기원)
이야마유타, '반집'에 좌절된 7관왕의 꿈!
부산에서 제16회 농심신라면배 5국이 벌어지고 있을 때, 바둑팬의 관심을 끄는 또 하나의 대국이 일본에서 벌어졌다.
28일 일본 오사카 관서기원 총본부에서 이야마유타(25)-고바야시사토루(55)의 대진으로 벌어진 제53기 일본십단전 8강전에서 이야마유타가 30년 터울의 대선배 고바야시사토루에게 뼈아픈 반집패를 당했다.
이는 단순한 본선 대국의 1패가 아니었다. 현재 일본 7대 타이틀 가운데 십단 타이틀을 제외하고 6개의 타이틀을 동시 보유하고 있는 이야마유타가 '꿈의 7관왕'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순간에 당한 치명적인 1패기 때문이다.
6관왕의 이야마유타가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달성한 적이 없는 '7관왕 동시제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은 일본바둑계의 최대 관심사였다. 모든 기대치가 그에게로 쏠린 가운데 이야마유타가 십단전의 최종 도전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치가 높았다. 하지만 이야마유타는 8강에서 노장 고바야시사토루에게 일격을 당해 탈락하면서 7관왕 가능성은 아무리 빨라도 2016년에나 가능 하게 됐다.
▲ 이야마유타. 일본의 일인자 이야마유타는 세계대회 2관왕을 노리고 있는 한국2위 김지석과 1989년생 동갑이다.
▲ 1998년 제2회 삼성화재배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일본의 강호 고바야시사토루.
일본의 7대 타이틀은 1977년에 완성됐다. 현재 일본바둑의 일인자인 이야마유타는 일본바둑의 7대 타이틀 가운데 기성 명인 본인방 3대 타이틀을 포함해서 천원 왕좌, 작은기성 등 6관왕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 3월14일 이야마유타는 일본 최대규모이자 기전서열 1위인 기성전에서 장쉬를 4대2로 누르고 타이틀을 획득했고, 지난 10월30일 제39기 일본명인전에서 도전자 고노린(33)을 4대2로 꺾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면서 7대 타이틀 동시 석권의 꿈을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7관왕 달성은 일단 물거품이 됐다. 7관왕 동시제패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으로 수 많은 방어전을 다시 치러야 하고 십단전 본선부터 참가를 해서 몇 고개를 더 넘어야 한다. 뼈아픈 반집 패배로 인해 멀리 돌아가게 됐다.
이날 대국에서 초반 고바야시사토루는 이야마유타의 초반 포석에 맞서 새로운 수를 두어 주목을 받았으며, 이야마유타가 초반 기세를 꺾으려고 서두르는 타이밍을 이용하여 몇 차례 바꿔치기가 일어난 후 국면의 주도권을 잡았다. 이야마유타는 중반 맹렬한 공격을 퍼부었지만 부드러운 기풍의 고바야시사토루는 끝까지 버티면서 결국 반집을 지켜냈다.
이야마유타는 2014년 토너먼트에서 이날 대국을 포함해 2패를 기록했는데 공교롭게도 상대가 모두 고바야시사토루(또 다른 대국은 용성전8강)였다. 계가 후 이야마유타는 한동안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현장에서 관전하던 동료 기사들도 모두가 엄숙한 표정으로 모두 말이 없었다. 55세 노장 고바야시사토루의 투혼이 일본 바둑역사의 줄기를 바꿨다.
TYGEM / 김경동(金敬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