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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질의 '도끼자루 썩은 전설'…"나무꾼이 아니었어?"

자연석교 '천생석량(天生石梁)' 관광 상품으로 인기

2025-07-17 오후 1:56:26 입력 / 2025-07-18 오후 2:16:03 수정

▲취저우에 위치한 란커산(爛柯山) 관광지 내 '천생석량(天生石梁)' 모습. 거대한 석교 위에 사람들이 건너가고 있고, 다리 아래에는 대형 바둑판과 알이 있다.

 

 

중국 바둑 역사상 가장 유명한 나무꾼으로 꼽히는 왕질(王質)의 전설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중국 저장성(浙江省) 취저우시 란커산(爛柯山) 관광지 내 '천생석량(天生石梁)'이 지질학적 경이로움과 전설이 어우러진 명소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 자연석교(自然石橋)는 '왕질의 신선 만남' 바둑 전설과 깊은 연관성을 지닌 란커산의 핵심 경관이다.

 

관광 상품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천생석량은 란커산 주봉에 위치한 길이 30m, 너비 20m, 높이 10m의 거대한 아치형 바위다. 풍화 작용으로 형성된 이 석량은 마치 산악을 가로지르는 다리처럼 보여 '돌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특히 석량 아래에는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천연 동굴 공간이 펼쳐져 있으며, 북위 시대 '수경주(水經注)'에는 이곳을 '신안산(信安山) 석실(石室)'로 기록했다.

 

 

 

 

현지 전설에 따르면, 이 석실에서 나무꾼 왕질이 신선들의 바둑 대국을 목격한 후 도끼자루가 썩어버렸다는 '란커' 이야기가 탄생했다. 이로 인해 천생석량은 '시간의 정지'를 상징하는 장소로도 불린다. 관광 당국은 "독특한 지형과 문화적 상징성이 결합된 이곳을 체계적으로 보존할 계획"이라며 "바둑 문화 체험 프로그램 개발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최근 흥미롭게도 전설 속의 왕질이 원래 나무꾼이 아닌 도사였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진 시대 사마표(司馬彪)의 '군국지(郡國志)'에 따르면, "도사 왕질이 도끼를 메고 산에 올라 동백나무를 베어 거문고를 만들려다 적송자(赤松子)와 안기생(安期生) 선인이 바둑을 두는 모습을 보던 중 도끼자루가 썩어버렸다"고 기록됐다. 이는 신선들의 한 판 바둑에 매료된 왕질이 시간의 흐름을 깨달은 순간을 상징적으로 그린 것이다.

 

동진 시대 우희(虞喜)의 '지림(志林)'에서는 왕질이 올랐던 산의 이름이 '신안산(信安山)'으로 구체화됐다. 바둑을 두는 인물도 두 동자(童子)로 바뀌었으며, 왕질은 집에 돌아와 "고향이 이미 예전과 같지 않음"을 깨닫는 장면이 추가됐다. 여기서 왕질의 신분이 도사에서 나무꾼으로 바뀐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도사가 신선을 만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평범한 나무꾼의 경험으로 설화를 풀어내면 독자들의 공감대를 얻기 쉽다"고 분석했다.

 

 

 

 

남조 양(梁) 시대 '술이기(述異記)'에서는 이야기가 더욱 정교해졌다. 왕질이 바둑에 매료된 계기를 동자의 노래에 홀렸기 때문으로 설명하며, 시간의 흐름을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동자가 준 대추씨를 먹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버전에서는 신선이 "왜 떠나지 않느냐"고 경고하는 장면이 추가돼 왕질의 방황을 더욱 극적이게 묘사했다.

 

이 전설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선의 길을 깨달은 성공담"으로 해석하는 반면, 다른 시각에서는 "권력 다툼에 비유된 인간세계에 대한 경고"로 읽기도 한다. 왕질이 현실 세계와 제대로 작별을 고하지 못한 점에 주목하며, 현대인들도 바쁜 일상 속에서 소중한 인연과의 이별을 놓치는 '현대판 왕질'이 되기 쉬움을 경고한 거쉽기 때문이다.

 

한 예로, 필자는 바둑을 처음 배울 때 친구의 아버지(퇴직 기업 간부)와 자주 대국을 펼쳤다. 그러나 실력이 점차 늘자 상대는 흥미를 잃었고, 대학 진학 후 연락이 끊겼다. 몇 년 후 그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마치 왕질처럼 "미처 작별하지 못한 후회"가 밀려왔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인간관계의 소원함은 존재한다"며 "왕질의 전설이 주는 교훈은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말라'는 메시지로 재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TYGEM / 김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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