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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훈현, “백돌에게 감사드립니다”

한중초청 무림대결 이모저모

2003-09-20 오후 7:49:20 입력


▲대국을 마친 조훈현 9단과 창하오 9단이 대형 바둑판 옆을 지나가고 있
다. [사진 중국=시나닷컴]
159톤짜리 바둑판에 사람을 바둑돌로 대신해 두어진 한중초청무림대결은 그 규모면에서 가히 바둑사에 한장을 차지할만하다.

주최사측은 이대회를 연례 행사로 꾸준하게 이어갈 계획을 가지고 있어, 내년에는 어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한 무림대결 뒷얘기를 살펴본다.
‘진짜 사람에게 명령하는 줄 알았네’
300평 바둑판에 사람이 바둑돌. 이 초대형 이벤트 대국 소식을 접한 바둑팬들은 머리속에 대부분 조훈현 9단이 성 위에 앉아 사람에게 직접 명령하는 장면을 연상. 하지만 대국 집중력과 시간 문제 등 현지 사정상 대국은 성위에 마련된 누각에서 일반 바둑판으로 직접 두고, 초대형 바둑판에는 이 수순을 그대로 재현했다. 이를 본 바둑팬 중 한 사람은 규모는 비록 중국을 못 따라가더라도, 국내에서 사람에게 직접 명령해서 두는 진짜 무림대결을 개최, 바둑강국의 자존심을 살리자고 호소.

흰사람? 검은사람?
이날 대결에 바둑돌을 대신한 것은 신하동방무술학교에서 공부 중인 무동들. 8살에서 20살 가량인 무동들은 약 2달 동안 바둑돌 훈련을 받은 뒤 무림대결에 바둑돌로 나섰다고. 무동들은 바둑판으로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취권을 비롯, 팔괘장 등 각종 권법을 보여주며 현란한 무예 속에 바둑판에 등장, 바둑과 무예가 하나가 됨을 보여줬다. 조훈현 9단은 국후 소감에서 “백돌에게 감사드린다”며 재미있는 인사말을 남기기도.

바둑 한판에 15억원
이번 무림대결을 준비하는데 든 총 경비는 한화로 약 15억원. 약 300평 규모의 지상 최대 바둑판을 준비한 것은 물론, 남방장성 중 약 10km의 구간을 거액을 들여 보수공사를 했다는데. 역대 대국 중 가장 많은 취재진과 방송국, 관전자 등 기네스북에 오를 내용이 수두룩한 이 대국 승자에게는 2만달러, 패자에게는 1만달러가 상금으로 주어줬다.

‘시간과의 싸움’ 타임아웃제
무림대결은 정확한 시간에 대국을 끝내기 위해 50분 타임아웃제 방식을 도입했다. 타이젬에서 열린 청아모(청년아마기사모임) 리그전에서 사용한 바 있는 타임아웃제는 초읽기 없이 제한시간 안에 대국을 끝내야 하기 때문에 시간 관리가 핵심. 때문에 제한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후반부가 접어들어서는 기록자가 기록을 남기기 힘들 정도로 바둑이 빠르게 진행, 해설자와 기록자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양 대국자 모두 바둑돌 쥐는 시간도 아끼기 위해 미리 바둑돌을 쥐고 있다가 재빠르게 바둑돌을 놓는 이색 장면을 연출.

대국자와 촬영팀은 전용기와 열차만큼의 차이.
대국에 앞서 벌어진 에피소드 하나. 이날 대국을 위성생중계할 계획을 잡은 바둑TV관계자는 조훈현 9단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 북경에 도착했는데, 대국자와 촬영팀의 운명은 북경에 도착한 직후 확연하게 구분되었다. 조훈현 9단은 주최측의 특별 초청으로 8인승 전용기를 타고 단숨에 남방장성에 도착한 반면, 바둑TV 등 촬영팀은 열차를 타고 1박 2일 동안 쉬지 않고 달려 간신히 도착했다고.

‘창하오가 이겼으면…’
무림대결에 앞서 중국 시나닷컴에서 우승자를 예상하는 네티즌 설문조사를 했다. 여기서 창하오 9단은 2595명의 참석자 중 52.83%인 1371표를 획득, 1224표(47.17)를 얻은 조훈현 9단을 따돌렸는데, 창하오 9단은 근래 슬럼프 현상을 보이는데다 상대전적 또한 조훈현 9단이 확연하게 앞서고 있어, 객관적인 분석과는 동떨어진 결과. 전력 분석보다는 자국 선수가 이겼으면 하는 기대심리는 어느 나라이나 마찬가지인 듯.

TYGEM/최철용 a4g@tygem.co.kr


TYGEM / tyg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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