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신
중국, 정신적 공황상태에 빠지다
삼성화재배 준결승전 이후 중국 분위기
2003-11-11 오후 2:42:25 입력
중국 바둑계는 지난 11월 5일 경산 영남대학교에서 열린 제8회 삼성화재배 세계바둑오픈 준결승3번기 제2국에서 믿었던 쌍두마차 후야오위(胡耀宇) 7단과 시에허(謝赫) 5단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통한의 반집패로 탈락하는 메가톤급 충격으로 인해 정신적인 공황 상태에 빠져 있다. 제8회 LG배 세계기왕전 8강전에서 전멸을 당하면서 받은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당한 이번 충격은 '이번 삼성화재배에 혹시 중국기사 모두가 결승에 진출하지는 않을까'라는 행복한 고민까지 했었기에 그 패배의 아픔이 배가되고 있다. 승부가 결정된 11월 5일과 하루 뒤인 6일, 방송사와 언론 매체는 짧게 단신 형식으로 패배 소식을 전했고, 비교적 표현이 자유로운 인터넷 역시 재시작이라는 주제로 수십 개의 글들이 올라왔던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서너 개의 평론과 한국 소식의 번역 글만 소개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배 이 후 깊은 슬픔에 빠진 중국의 분위기를 신문 기사를 통해 간략하게 소개한다.
'큰 기대는 이미 부담으로 변했다. 참패는 그 때 이미 정해졌다.' 티탄저우빠오는 이번 참패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기사를 실고 있는데, 가장 큰 원인은 두 기사의 경적필패(輕敵必敗)를 꼽았다. '신 공공의 적'으로 급부상한 이창호-이세돌 콤비를 8강전에서 꺾은 후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뜨거워졌던 과잉 열기는 곧 상대가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가진 정상급 기사라는 사실을 망각시키게 했다는 것이다. '양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한 두 기사를 마치 한 수 아래의 기사로 경시하고 대국에 임한 것이 종합전적 0 : 4 패배의 발단이 되었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 이 외에 제도권의 개혁 미비, 기사들의 노력부족 등 비교적 냉정하게 중국 기계(棋界)의 현실을 꼬집고 있는데 눈에 띄는 사항은 바로 중국 기사들의 정신 자세에 관한 부분. 비록 창하오 9단, 후야오위 7단 등 몇몇 젊은 기사들은 매일 기원에 나와 대부분의 시간을 연구에 열중하며 모범을 보이고 있지만 한번 정상에 올랐던 중견 기사들은 연구를 너무 소홀히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국은 동양의 바둑 3국 중 정상급 기사들의 조로 현상이 비교적 심하게 나타나는데, 평생을 바둑에 정진하며 세계 바둑계의
모범이 되고 있는 조훈현 9단에 대한 마샤오춘(馬曉春) 9단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며 강렬히 비난했다. 비난의 대상이 된
마샤오춘의 인터뷰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까지 특파원을 파견하는 등 바둑 보도에 적극적인 난팡티위(南方體育)는 삼성화재배 패배로 '중국 바둑계는 심장이 뚫리는
아픔을 겪었다'고 표현했다. 한편 후야오위 7단과 시에허 5단의 스승인 치우신 상하이팀 감독과 차오다위안(曹大元) 9단의
모습을 스케치하며 소식을 전했다. 챠오다위안은 인터뷰 내용에는 아쉬운 감정이 주를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위러신바오(北京娛樂信報)에서는 삼성화재배가 중국기사와 인연이 없음을 한탄하며 '샤오궤이당자(小鬼當家: 아이에게 집안 일을 맡김) 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으로 삼성화재배 소식을 전했다. 삼성화재배는 지난 8년간 비록 1998년 마샤오춘(馬曉春) 9단, 2001년 창하오(常昊) 9단, 2002년 왕레이(王磊) 8단이 결승에 진출하며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번번이 결정력 부족으로 한국 기사들에게 우승컵을 넘겨주는 등 중국 기사들과의 악연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20세 전후의 후야오위-시에허 콤비가 8강전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으로 양이를 물리친 것은 대단하지만 중국 바둑계의 염원인 세계 제패의 꿈을 실현하기에는 아직 시간과 경험, 훈련이 필요하다며 앞으로의 끊임없는 노력이 관건이라며 글을 맺고 있다. 중국=TYGEM/이영호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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