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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빈이 우승할 줄이야

TV바둑아시아 제패 이후 중국 분위기

2004-05-24 오전 11:52:37 입력


▲ 제16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위빈 9단이 얼마 전 벌어진 제9회 LG배 세계기왕전 검토실에서 송태곤 7단의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중국바둑계가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세계대회 홍수의 해’라는 표현처럼 10개의 크고 작은 국제대회가 예정된 2004년 초, ‘두 개의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다면…’이라고 소박한 희망을 밝혔던 중국이 반년이 채 지나기도 전인 5월 중순, 이미 그 꿈을 현실로 이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3일 제3회 CSK배 국가대항전 우승으로 첫번째 우승을 일군 중국은 이어 5월 14일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제16회 TV바둑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위빈(兪斌) 9단이 한국의 송태곤 7단의 대마를 잡고 승리, 두번째 우승을 확정지었다.

위빈 9단 개인적으로는 지난 1997년 제9기 TV바둑아시아 선수권대회, 2000년 제4회 LG배 세계기왕전에 이어 세번째 세계대회 우승이다.

중국기원 왕루난(王汝南) 원장은 위기협회의 화이강(華以剛) 비서장을 공항으로 파견해 영웅의 귀환을 대대적으로 환영했고, 또한 기원 측에서 별도로 우승상금 250만엔 이외의 보너스를 지급할 예정이라고 한다. TV바둑아시아 속기전 우승으로 축제에 빠진 중국바둑계 분위기를 간략히 살펴본다.

"송태곤을 이길 줄 몰랐다"
중국기원 왕루난(王汝南) 원장

우승소식을 접한 직후 왕루난 원장은 "위빈 9단이 너무 강하게 뒀다. 위험천만했던 승리다. 만약 3시간 바둑이었다면 대마를 잡지 못했을 것이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어서 왕원장은“사실 누구나 한 명 결승전에 올라가기만을 바랐다. 중국에서 세 명이나 출전했는데 만약 결승전이 한일전으로 되면 얼마나 창피한 일이겠는가.”라며 대회 전에 가졌던 근심을 털어놨다. 이어“위빈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송태곤에 비해 강하지 않았다. 상승세의 젊은 맹장을 맞아 위빈이 이기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대단하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덧붙여 위빈 9단에 대한 평가에 대해 왕원장은“그는 항상 연구실에서 기보를 놓아본다.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위빈에 대해 좋지 않은 그 어떤 소문도 들어본 바 없다. 가정의 안정이 그에게 한눈 팔지 않고 바둑에 열중할 수 있도록 한 것 같다.”며 그의 성실성을 첫째 우승 원동력으로 꼽았다.

또한“위빈은 아이들을 좋아하는 천성을 지녔는데 이 때문에 어린 기사들 역시 좋아한다. 별다른 일이 없을 때 항상 그들과 함께 하는데 이런 활동을 통해 젊은 기사들의 사고방식을 알맞게 융합하고 소화해낸다.”며 아이를 좋아하는 천성과 열린 생각이 바로 기력 향상에 밑거름이 됐다고 의견을 밝혔다.

마지막으로“위빈은 꼭 가야만 하는 접대 자리가 아니면 한사코 사양한다. 몇번 그를 찾았을 때 모두 거절당했다. 속세를 대하는 태도는 어떤 기사도 그와 비할 수 없다.”며 바둑 이외의 것에 관심을 갖지 않으려는 한결 같은 마음도 높게 평가했다.

"행운이 따랐다"
위빈 9단의 부인 왕이칭(王亦靑)씨

위빈 9단의 우승 소식에 가장 기뻐했을 이는 부인 왕이칭 씨. 남편의 우승소감처럼 시종 행운이 따라준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겸손하게 말했다.
“속기전은 남편의 장기가 아니며, 성적도 특별히 좋지 않았다. 무리하게 상대의 대마를 잡으러간 결승전 역시 그이의 기풍이라 하기 어렵다. 중국내 대국에서도 잘 볼 수 없는 현상이다. 그가 원해서 그렇게 뒀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리고 송태곤 7단 입장에서 모호했던 진행(형세가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침입을 감행한 것)이 있었던 만큼 행운이 따라줬다고 본다.”

또한 비슷한 30대 연령대의 기사들이 조로현상을 보이고 있는 반면 위빈 9단이 홀로 꾸준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에 대해 왕이칭 씨는“요즘 나이 어린 기사들은 대단하다. 남편에게 이같은 사실은 일종의 큰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평상시 그들과 어울려 공부하고 연구했던 것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대답했다.

"위빈의 우승은 당연한 결과이다"
오랜 라이벌 차오다위옌(曹大元) 9단

막 중국리그를 마치고 지방에서 베이징으로 올라온 차오다위옌 9단은 “이번 TV바둑아시아 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한국과 일본의 선수들이 그다지 강하지 않았고 우리는 전기대회 우승시드까지 세 명이나 참가했다”며 유리했던 대국 전 상황을 분석, 위빈 9단의 우승이 결코 의외가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함께 참가했던 젊은 기수 구리, 저우허양에 대해서는“져도 너무 빨랐다. 끝까지 버티는 근성이 부족했다”며 쓴 소리를 잊지 않았다.

차오다위옌 9단은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인 위빈 9단에 대해 “위빈은 총명한 바둑을 둔다. 기재를 타고났으며 충분한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다.”라고 평가했으며, 다른 중년기사에 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이유로‘장기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꼽았다.


▲ 차오다위옌 9단

중국=TYGEM/이영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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