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신
이창호, 힘의 원천은 김치!
보름간의 중국투어 이모저모
2004-06-14 오후 4:30:55 입력
이창호 9단은 기자들의 간결한 인터뷰에 응하였지만,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대답은 역시 "이창호식"이었다. 예를 들어 그에게 이번 춘란배 창하오와의 대국에 대한 소감을 물었을 때 그는 “초반에 내가 약간 힘들었지만 후반에 창하오가 실수하여 내가 유리하게 되었다. 이긴 것은 운이 따라주었을 뿐이다.”라는 식이다. (승자로서 때로 무하마드 알리처럼 좀 멋지게 떠벌려 줄 수는 없는 일일까. ^^ 에고 그걸 기다리다 내가 죽지…ㅋㅋ) 준결승에서 누구와 만나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에서도 그는 “그들 3명(후야오위, 저우허양, 펑첸) 모두 대응하기 어렵다."고 간결하게 대답할 뿐이다. 이렇게 말을 아끼니 모든 질문자가 더 이상 물어볼 의욕이 나지 않는다. 준결승전에서 후야오위 7단을 이겼을 때도 “중반 이전, 서로 우위가 없었고 중반에 접어 들어 흑이 두터워져 쉽게 이겼다.” 이창호 9단은 이렇게 담담하게 말했을 뿐이다. 사람들은 이때서야 이창호 9단이 매우 피곤해 한다는 사실을 감지한다. 인터뷰를 끝내고 방에 돌아온 이창호 9단은 바로 쓰러져
휴식하였다. 형과 동행하고 있는 동생 이영호 씨는 이렇게 말하였다. 기자도 이창호 9단의 방 한쪽에 쌓여 있는 인스턴트 라면과 한국 김치를 보았다. 8강전이 시작되던 날 주최측이 경기에 참가하는
기사들을 위해 풍성하고 맛있는 식사를 준비하였지만, 그런데도 이창호는 김치에 밥을 먹는 것이었다. 김치에 달랑 밥. 그렇다면
이것으로 아마 배를 불리기는 힘들 것이다. 관심이 집중되었던 춘란배 4강에서 이창호 9단은 껄끄러운 상대 후야오위 7단을 가볍게 물리치고 또 결승전에 진출했다. 기자가 이창호의 동생 이영호 씨와 “상감령(上甘?)”이라는 말을 할 때 이영호는 여러 번이나 “썬머?(뭐라구요?)” 하며 되물었다. 그러나 총명한 그는 바로 그 뜻을 이해했고 울상이 되어 조금 과장해서 말했다. “(내일 아침까지) 우리 형제는 김치를 안고 여기(닝보)서 줄곧 5박6일을 견지했다. 지금은 집에 가고 싶은 마음만 간절하다…” 춘란배는 닝뽀(?波)의 골프클럽 2층 특설대국장에서 진행되었는데 이 부근에 식당이라고는유일하게 중국 식당 하나밖에 없어
거의 중국 음식이라면 입에 안대는 이창호로서는 참으로 고통스러운 나날이었을 것이다.
항상 책을
지니고 다니는 독서광 이창호
또 들리는 말로는, 이창호 9단은 투숙 조건을 조금도 따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 말은 이번에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원래 이창호 9단은 한국선수단 단장인 김인 9단과 한국기원 직원 전재현 씨와 함께 1동 별장에 숙박하였는데, 이영호 씨가 온 뒤로 동생과 함께 숙박했다. 그렇지만 방에는 싱글 침대 하나만 있을 뿐이어서 동생 이영호 씨는 부득이 바닥에서 잤다고 한다. (이창호는 세계 제일의 기사다. 그가 주최측에 자기가 처한 사정을 얘기하고 편의를 봐 달라고 부탁한다면 어찌 들어주지 않을까만 이창호 9단은 자기에게 주어진 조건 이상을 결코 요구하는 법이 없다.) 이창호 9단은 여전히 독서를 즐긴다. 이번 중국에 머무는 기간이 무려 보름에 달하여 모두 8권의 책을 휴대하였다. 한 권은 베이징에 있는 동생 이영호를 위하여 경상지혜(비지니스)라는 책을 특별히 준비해 가져왔다고 한다. “그것은 어떻게 사업하는가에 대한 과정과 교제법을 논한 책이다. 형은 나더러 자세히 잘 훑어보고 이후 사업에서 속임수 같은 것을 피하라고 한다.”고 이영호 씨는 말했다. 이영호 씨는 중국에 거주하고 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며 인터넷바둑사이트 타이젬 특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형 이창호
9단이 중국에서 열리는 바둑대회에 참가할 때면 그림자처럼 수행한다. 한국기원 사업부 전재현 씨는 “중국에서 이창호의 모든
활동은 이영호가 책임지고 있지만 사실 그는 누구의 도움도 거의 필요없을 정도다. 왜냐면 그는 원래 어디에도 안가고 방에서
책을 보거나 바둑을 연구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중국 기원 왕루난(王汝南) 원장은 이창호 9단을 특히 높이 평가하고 있는 기사인데다 이창호 9단의 이번 중국투어를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이창호와 같은 기사를 너무 좋아한다. 그의 실력뿐만 아니라 그의 장인정신과 자각성까지. 천부적인 재능에 변함없는 노력을 더하니 그가 쉽게 이기는 것은 아주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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