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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기원 왕루난 원장, "구리에게 격려를!"

삼성화재배 뒷 이야기 1

2004-11-22 오후 3:45:18 입력

중국기원 왕루난 원장과의 인터뷰

-구리 7단 vs 이세돌 9단의 3번기 대국을 평가하면?

두 기사의 특징을 충분히 반영한 승부였다고 생각한다. 바둑이 매우 빠르게 전개되었으며 매판 승부의 윤곽이 명료하게 한쪽으로 기울었다.
졌기 때문에 바라는 바를 이상적으로 얻지는 못하였지만 우리의 실패는, 젊은 기사들이 성공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걸어봐야 할 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실패하였다 하여 그의 특징과 빛나는 장점을 죽여서는 안 된다. 비평이 많으면 그들은 한층 더 몸을 움츠리게 된다. 중국 기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욱 당당한 개성이다. 그러므로 나는 그를 비평할 마음이 없으며 오히려 더욱 격려하고 싶다.

-구리 7단의 바둑 특징을 한마디로 묘사한다면?
대담하게 던지고, 죽이며, 대담하게 둔다.

-이런 기풍이 좋은 점이 있는가?
졌으므로 확실히 재정비를 해볼 가치는 있다. 강산은 변하기 쉬워도 본성은 고치기 힘들다는 말처럼 철저히 개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더 세기를 다듬고 마찰을 거쳐 부단히 충실하게 한다면 나아질 것이다.

-구리가 패하자 곧 일부 네티즌들이 "구리는 국내용에서 벗어날 수 없고 세계대회에선 안 될 숙명이다."라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구리 7단을 너무 과도하게 비평하지 말기 바란다.

-결승에서의 왕시 대 이세돌의 대국 형세를 어떻게 분석하는가?
이세돌 9단이 왕시 5단을 비교적 무서워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들 두 사람 간의 전적은 아직 제로이다. 왕시는 신세대 기사이며 현재 컨디션이 비교적 좋으며 올해 줄곧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왕시가 한국에서 돌아온 다음 우리는 그에게 이세돌의 바둑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하도록 할 것이며, 왕시의 의견을 들어보고 만약 연습 상대라든가 연구팀이 필요하다면 꼭 그를 위하여 힘을 다할 것이다.

http://weiqi.tom.com 2004-11-20 北京靑年報 발췌


구리, 바둑에서 한 판 졌다하여 전부 다 진 것은 아니다.

이세돌 9단에게 진 뒤 구리 7단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는 무려 3시간 동안이나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14일 삼성화재연수원에 도착한 날부터 매일 저녁마다 기어코 불고기를 먹고야 마는 구리 7단이었고 말하기를 즐기던 그였지만 그날만은 아무 말도 없었고 불고기에도 입맛을 잃고 말았다.

충칭바둑팀 양이(楊一) 감독은 구리 7단을 위로하느라 창하오 9단이 세계대회에서 5연패를 하던 실례를 하나하나 들려주었는데 그때에야 비로소 양감독에게 실망을 주고싶지 않았는지 조금 기분을 돌렸으며 젓가락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호텔에 돌아온 후 구리를 위안하려는 마음에서 다시 구리의 방에 갔을 때 눈앞의 정경에 또 다시 한번 놀랐다.


▲ 구리 7단

구리 7단은 방 중앙의 마루바닥에 앉아 묵묵히 생각에 잠겨 있었던 것. 미리 생각해 놓았던 말로 위로하였지만 구리 7단은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으며 갑자기 사람들을 감동케 하는 한마디를 했다.

"나는 여러분들한테 미안하다. 모두에게 미안하다."

비록 구리 7단이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내심 속으로 그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를 알 수 있었다.

처음으로 세계대회 우승과 가장 가까운 곳에 이른 만큼 절호의 기회를 잃고 싶지 않았겠지만 이러한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구리 7단은 분명 자신에게 아주 실망했을 것이고 깊은 비애와 아쉬움에 휩싸였을 것이다. 구리 7단은 이번 대국을 결산하면서 "무엇보다도 자신이 아직도 모자라기 때문에 이세돌 9단에게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다"고 자인하였다.

그날의 대국이 틀림없이 악전고투가 될 것이라는 걸 일찍이 의식했으며 긴 싸움을 벌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처음에 될수록 안전한 바둑을 두려고 했다. 그러나 안전하게 두려는 마음이 너무 지나친 나머지 도리여 역효과를 일으켰고 이세돌 9단의 강력한 수법에 제때에 반응하지 못했으며 기회를 잃고 말았다. 휴~, 참으로 유감스럽다.

양이(楊一) 감독과 기타 일부 선배 기사들도 내 문제점을 보아냈고 기실 나 자신도 잘 알고 있다. 바둑에 대한 감각이 아직도 완벽함과는 많은 거리가 있다. 그리고 이번 대국을 통하여 이세돌 9단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다. 예를 들면 정밀한 처리라든가 승부처를 파악하고 이에 대한 기회를 움켜쥐는 안목 등이다.

물론 이번의 중요한 대국에서 이기지 못했지만 한명의 프로기사로서 패배의 고통에서 아주 빨리 헤어나올 수 있을 거라고 자신에게 믿는다. 이는 필경 하나의 대회일 뿐이며 한판 졌다 하여 모든 것이 다 패한 것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자신에게 신심 가득하며 계속 세계우승을 향하여 돌진할 것이다.

http://weiqi.tom.com 2004-11-20 重輕晩報 발췌



TYGEM / 김애실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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