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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황제만 믿는다!

스촨팀-해정팀 사활 건 한판

2005-12-09 오후 2:53:02 입력

“마이너리그로 강등이냐? 갑조리그 잔류냐?”
바둑황제의 어깨가 그 어느때보다 무겁다.

조훈현 9단이 용병으로 뛰고 있는 스촨(四川) 팀은 갑조리그 12개 팀 가운데 10위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중국바둑리그는 갑조 최하위 두개팀이 마이너리그격인 을조로 떨어지고 을조 최상위 두개팀이 갑조로 승격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스촨 팀으로선 비상이 걸린 형국. 현재 홍콩(香港) 팀의 꼴찌가 굳어진 상황이므로 스촨 팀은 11위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따라서 그 어느때보다 주장 조훈현 9단의 역할에 팀의 운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조훈현 9단.

조훈현 9단의 한판 대국료는 승리할 경우 10만 위안(약 1400만원), 질 경우는 4만 위안(약 560만원)을 받기로 계약돼 있다. 이는 중국기사들보다 월등히 높은 액수로, 여기에 한국을 왔다갔다 하거나 중국 체류에 필요한 모든 경비도 팀에서 부담한다. 스촨 팀이 주장이 없는 상황에서 조9단을 초청해 주장으로 내세운 속사정과 그 기대감의 정도가 어떠한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이에 부응하듯 조9단은 처음 4승1패로 호조를 보였으나 이후 2연패하는 바람에 팀도 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다.

조훈현 9단은 총 8판을 두기로 계약했다. 지나간 7판의 성적은 4승3패로 좋지는 않았다. 스촨 팀은 조9단이 5승3패의 성적으로 리그를 마치길 바란다. 하여 이번의 베이징하이띠엔(北京海淀) 팀과의 결전이 관건으로 대두되었다.

스촨 팀은 10일(토요일) 11위를 기록하고 있는 베이징하이띠엔 팀과 절체절명의 일전을 앞두고 있다. 이기는 팀만 살아남을 수 있는 벼랑끝 대결이다. 10위의 스촨 팀(승점 14.5)과 11위의 베이징하이띠엔 팀(승점 13.5)은 현재 겨우 1점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어느 팀이 갑조리그 1위를 하느냐 못지 않게 조훈현의 스촨 팀이 퇴출 당하느냐 마느냐 여부도 중국에서는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바둑황제 조훈현 9단은 일생 중 많은 전쟁을 겪었으며 공적이 화려하다. 조훈현의 바둑일생 자체가 전설이기도 하다. 그런 불세출의 대기사가 스촨 청두에서 명예를 건 ‘생사대전’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상대는 공교롭게도 중국의 신예프로기사 저우루이양(周睿羊) 4단. 불과 14세의 어린 소년기사다. 팀이 퇴출 위기에 놓인 상황도 그러하지만 이러한 절체절명의 처지에서 맞이한 상대가 어린 소년이라는 점이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 저우루이양이 요즘 중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유망주라는 사실도 껄끄럽다.

그의 얼굴에선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성숙과 자신감이 흘러나고 있다. 2005년 초에만 해도 중국바둑팬들은 저우루이양에 대해서 잘알지 못했다. 바둑계에서도 저우루이양을 말할 때 “그냥 이 꼬마가 대단하다”고 할 뿐이었다. 그렇지만 잠깐 사이에 저우루이양은 중국바둑계의 주목을 끌고 있는 기대주로 떠올라 있다.

만약 대국자가 다른 기사라면 조훈현 9단의 이번 대결은 그냥 일반적인 주장전이다. 하지만 대국자가 저우루이양이기에 모든 것이 개변되었다.
2005년 상반기에 저우루이양은 베이징하이띠엔팀의 주장으로서 11전 6승의 성적으로 합격했다. 그러나 베이징하이띠엔 팀 다른 선수들의 패배로 4점밖에 얻지 못해 순위가 맨 마지막에 처하게 되었다. 상반기 리그가 끝났을 때 베이징하이띠엔 팀은 홍콩 팀보다도 2.5점이 적었다. 베이징하이띠엔 팀과 스촨 팀은 앞서 베이징에서 대국한 적이 있다. 그때 조훈현 9단은 저우루이양을 쉽게 이겼다. 스촨 팀은 3대1로 베이징하이띠엔팀을 이겼다.

그렇지만 하반기에 들어서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중국에서 규모가 제일 큰 창치배에서 저우루이양은 왕시(王檄), 구리(古力), 샤오웨이강(邵偉剛)을 이기고 쿵제(孔杰)와 결전을 벌였다. 베이징하이띠엔 팀 주장의 위치에서는 8전 6승2패의 성적으로 씨에허(謝赫), 창하오(常昊), 박문요(朴文饒), 왕야오(王堯), 펑첸(彭筌), 왕레이(王磊) 등 일류기사들에게 전승했다. 이에 힘입어 베이징하이띠엔 팀도 6연승의 전적으로 누적 점수가 급상승했다. 홍콩 팀을 훨씬 앞서면서 스촨 팀, 따롄(大連) 팀들도 사정권에 들었다. 이번에 단 1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스촨 팀을 이기면 갑조리그에 잔류할 희망이 매우 커진다. 반대로 스촨 팀이 이기면 2.5~3점으로 격차를 더 벌리며 살아남을 수 있다.

역사는 늘 공교로움을 만들고 있다. 또한 공교로움은 항상 중대한 역사사건을 상징한다. 이번에 두 사람의 만남은 또한 어떤 이야기를 엮어나갈 것인가?

후배가 선배를 초월하는 것이 불멸의 규칙이다. 저우루이양도 언제가는 조훈현 9단을 뛰어넘어 일류 기사로 성장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두 사람의 부딪침이 전환점이 아닐까?

타이젬과 제휴하고 있는 혁성은 중국 고수방에서 10일 오전 11시부터 중국 프로기사가 화상 생중계를 하며, 타이젬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전 서버에서 수순 중계를 할 예정이다.



TYGEM / 이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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