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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기타

한인 바둑 회원과 새벽까지 바둑을 두다

한상대 교수에게 듣는 유럽 바둑 소식 13

2006-05-12 오후 12:05:23 입력

유럽 각지에 한국 바둑을 보급하기 위해 힘 쓰는 한상대 교수. 한 교수는 "해외에 나가 보면 바둑보급에 우리나라가 얼마나 소홀히 해 왔는지 누구나 금방 느낄 수 있다. 늦은 감이 있으나 지금이라도 시작할 수 있어 다행이다."고 말한다.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바둑 보급을 위해 유럽행을 택했다. 3월 25일부터 4월 10일까지 한국 대사배 바둑대회가 열리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에 방문한 것(관련기사보기).

그는 3월 24일 한국에서 바둑의 열기가 식지 않는 독일을 향해 떠났다. 그와 함께 한해원 2단과 이하진 2단도 동행했다. 약 15일간 유럽 각지를 돌며 있었던 일들을 기록했다. 한국 대사배 바둑대회가 열리고 있는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소식을 한상대 교수에게 듣는다. 사진은 한해원 2단이 유럽에서 직접 찍어 전달해 준 것이다.


2006년 4월 5일

우리는 아침에 교민신문 '영국생활'의 발행인 서동현 아마4단의 안내로 시내 관광을 나갔다. 어제 김선생도 벤츠를 몰고 왔는데 오늘 차도 벤츠다. 교민 사회에서 벤츠는 부와 성공의 상징이다. 시내로 가는 도중 리치몬드 공원(Richmond park)을 지나가는데 공원 규모가 커 해원이와 하진이가 놀란다. 왕실 소유지다. 부자 촌을 거쳐 시내로 들어간 후 우리는 중국 촌 근처에 주차를 시켰다. 여기서부터는 다 걸어서 다녔다.

피카딜리 광장에서 출발하여 리전트 거리의 고급 상점들, 옥스포드 거리만 돌아다니는데 4시간쯤 걸렸다. 중간에 카페도 가고 서사장이 경영하는 '아싸'라는 한 식당에서 점심도 먹었다. 식당은 크지는 않지만 천장 전체가 거대한 태극기 그림으로 된 곳이다.

“런던이 실증 난 사람은 삶에 지친 사람이다”라는 사무엘 존슨의 말처럼 런던에는 가 볼 곳이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이 없어 버킹엄 궁전, 런던 브리지, 웨스트민스트 사원, 국회의사당 등을 차로만 대강 보고 부지런히 뉴몰든으로 돌아 왔다.


▲ (오른쪽부터) 해리 씨와 한상대 교수, 이하진 2단.

저녁 7시에 해리가 옥스포드에서부터 와서 우리일행과 한인 바둑회 간부들에게 저녁을 사기로 했기 때문이다. 어제와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했는데 음식이 너무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 해리가 쏘기로 했기 때문인 것 같다.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까 400유로가 넘는다. 나와 김선생이 나서서 300유로로 줄였다. 바가지를 쓰는 사람이 불쾌해지는 마음을 배려해 주는 게 상도덕이 아닐까.

우리는 장소를 옮겨 한인 회관으로 갔다. 이 곳에 런던에 사는 영국 바둑인들이 오기로 되어 있다. 밤 8시에 약 20여 명이 모였는데 유럽 바둑 연맹 회장인 토니 앳킨스(Tony Atkins)와 다음 주부터 영국 바둑 회장이 될 론 벨(Ron Bell)이 와서 나와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해리가 나를 소개하는데 옥스포드 영어라 듣기가 참 좋다. 나는 해원이와 하진이를 소개했다. 곧 이어 해원이와 하진이가 약 10명씩 나누어서 다면기를 두었다.

그런데 영국 사람이 너무 많이 와 어제 바둑을 둔 한인 바둑 회원들이 바둑을 못 두고 구경만 했다. 우리가 숙소로 돌아오니까 밤 11시가 넘었다. 그런데 한인 바둑인들 6~7명이 찾아 들어온다. 오늘 다면 기를 못 둔 사람들이다. 프로와 바둑을 두고 싶어서 바둑 세트도 몇 개 가져왔다. 그들이 바둑을 두자고 요청 하니까 해원이와 하진이가 마지못해 응한다.

이들은 새벽 한시가 넘도록 두 명과 바둑을 두는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 아무리 젊다고 해도 낮에 그렇게 많이 걸어 다니고 조금 전까지 몇 시간에 걸쳐 다면 기를 두었는데…. 생각 좀 해 주어야지. 이 날 무리한 것이 다음 날 해원이가 몸살 기운으로 빌빌거리게 만든다.
한국에 와서 해원이가 "그 땐 원망스러웠는데 지금 생각하니까 모처럼 프로와 바둑을 두고 싶어서 애기가들이 그런 것이라 이해가 되요." 하며 웃는다.

(한상대 교수의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한국 대사배 바둑대회 소식은 계속 이어집니다.)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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