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신
임진년은 소표세대의 시험무대
중국바둑팬, 소표세대가 이세돌- 이창호를 넘기를 기대해
2012-02-04 오전 9:18:30 입력 / 2012-02-04 오전 11:33:55 수정

▲소호세대 대표주자인 구리(왼쪽)와 콩지에.
천주더·녜웨이핑·마샤오춘 시대 중국바둑은 한 차례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한 것이 중국 바둑팬들에게 엄청난 기쁨이 되었다. 그들의 뒤를 이은 육소룡은 이창호라는 커다란 벽에 막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
그러나 소호세대가 등장하면서 이 같은 흐름은 반전됐다. 구리-콩지에를 필두로 한 소호세대는 중국바둑역사상 가장 찬란한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중국바둑을 한국바둑과 대등한 위치에 올려놓았다. 세계대회에서 7번 우승을 차지한 구리와 2010년 세계대회 4관왕에 오른바 있는 콩지에의 우승횟수만 합쳐도 이전 중국기사들의 우승기록을 뛰어넘은 것이다.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던 한국의 세계대회 우승 독식도 더 이상 당연한 것이 되지 못했다.
중국바둑의 위상을 드높여 준 소호세대의 뒤를 잇는 소표세대 역시 나날이 성장해 어느덧 소호세대를 뛰어넘었다. 천야오예, 퍄오원야오, 저우루이양, 탄샤오, 리저, 스위에, 장웨이지에 등 소표세대들은 갑조리그를 비롯한 중국 국내대회에서 아주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

이미 구리-콩지에가 소표세대에게 1위 자리를 내어 준지도 1년이 넘었다. 치우쥔, 왕시 등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올해 랭킹 Top10에 소표세대가 7명, 소호세대가 3명이 올랐다는 것만 보더라도 이미 세대교체가 이루어졌다는 것이 드러났다. 실제로도 소표세대는 소호세대와의 대국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국내 타이틀전에서도 구리가 창기배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빼고는 대부분 주인이 소표세대로 바뀌었다.
2012년 중국바둑계 최대 화두는 이렇듯 현 중국바둑계의 대세라고 볼 수 있는 소표세대가 이세돌-이창호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다. 좀 더 명확히 말하면 자국 내 세대교체에 성공한 이들이 한국바둑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인가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2012년은 소표세대의 시험무대가 될 것이다. 특히 소호세대인 구리-콩지에 등의 활약으로 중국 바둑팬들의 기대치는 더욱 높아졌고, 이제는 한국바둑을 넘어서기를 기대하고 있어 소표세대로서는 심리적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현 중국랭킹 1위 탄샤오.
소표세대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인 탄샤오. 이제 막 랭킹 1위에 오른 탄샤오는 전국개인전, 이광배, 위부부동산배 등에서 우승한 경력이 전부이다. 중국바둑팬들이 랭킹 1위에게 거는 기대가 큰 만큼 금년에는 국내주요기전을 비롯해 세계대회 무대에서도 랭킹 1위로서의 진면목을 보여주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바둑팬들의 비난을 받을 것이고, 이는 컨디션 난조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랭킹 1위였던 저우루이양도 농심배 패배 등 랭킹 1위로서 역할을 못하자 중국 바둑팬들의 맹비난을 이어졌었다. 결국 저우루이양은 심리적인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면서 1위에서 7위로 추락했는데 탄샤오는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중국에서 랭킹1위에 대한 바둑팬들의 평가는 엄중하다. 이창호-이세돌에게 팽팽하게 맞서지 못하고 세계대회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국내타이틀을 많이 획득하더라도 '국내용'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중국 바둑팬들의 바램은 딱 하나다. 이창호-이세돌을 이겨달라는 것이다.

▲장웨이지에.
랭킹 4위 장웨이지에는 당장 오는 2월 LG배 결승전에서 이창호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이창호는 1992년 첫 세계대회 우승 이후 20회 우승, 7회 준우승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전설적인 인물이다. 28번째 결승무대를 밟는 이창호는 2004년 춘란배 이후 세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중국 바둑팬들은 장웨이지에가 최전성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바둑의 상징적 의미인 이창호를 맞아 선전해 주길 기대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표세대 만으로 한국의 벽을 넘기에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2012년은 소표세대가 주축이 되어 구리-콩지에-씨에허 등이 연합하여 한국바둑에 대항하는 형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월 말경에 벌어질 예정인 농심신라면배 3차전에서는 소호세대인 구리, 씨에허가 이창호, 원성진, 김지석과 격돌을 벌인다. 국내기전에서는 소표세대가 소호세대를 압도할지는 몰라도 세계대회에서는 결국 결정적이고 중요한 시기에는 국제경험이 풍부하고 뒷심이 강한 소호세대들이 나서서 정신적인 힘이 되어줄 것이다.
한편, 최근 활약이 눈에 띄는 신예기사 가운데 '이반일미(二飯一米)'로 불리는 판팅위(96년생,랭킹24위), 판윈뤄(95년생,랭킹60위), 미위팅(96년생,랭킹42위) 등도 빈틈을 노리며 주도권 싸움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판'의 발음이 '飯'와 발음이 같으며, 미위팅의 '미'가 '米'와 발음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소년돌부처로 불리은 판팅위, 신수전 준우승자인 판윈뤄, 갑조리그 9연승의 미위팅은 몇 년 뒤 소표세대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TYGEM / 김경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