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애호가의 모습.

최근 1년 사이 중국 내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이 바둑 애호가들의 새로운 성지로 떠올라 눈길을 끌고 있다. 상하이 중탄루 지하철역 근처에 위치한 이 매장은 매주 월요일, 목요일, 토요일 오후마다 바둑 동호인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대국을 펼치며 독특한 문화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한 매장의 2층 대부분 좌석이 바둑 애호가들로 가득 차 있었다. 대략 3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전반적으로 조용한 분위기가 유지됐다. 활동을 주도해 온 바둑 애호가 한쥔 씨는 모임이 완전히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약 400명이 있는 위챗 그룹이 있다. 활동에는 가입비나 소개비 같은 비용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씨는 자신의 집에 바둑판이 17개 있는데 매번 모임에 가져갈 바둑판의 수를 참석 인원에 맞춰 가져간다고 말했다. 그는 “가끔 바둑판이 부족하면 집에 가서 더 가져오기도 한다”며 적극적으로 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의 독특한 분위기는 온라인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최근 한 대학생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이 장소를 보고 방문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바둑 동아리에서 주로 대국했는데 방학 동안은 장소를 찾기 어려웠다. 여기는 그런 고민을 덜어준다”고 말했다. 한 여성 바둑 애호가는 이곳의 가장 큰 매력으로 “모두를 포용하는 분위기”를 꼽았다. 그녀는 “전문가 수준의 사람들은 보통 초보자와 대국하지 않으려 하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스타벅스는 이전부터 모임에 대해 두 가지 요청을 했다. 첫째는 소음 관리, 둘째는 가능하면 음료를 구매해 달라는 것이었다. 모임을 주선하는 한쥔 씨는 이 요청을 위챗 그룹에 공유하며 “스타벅스도 운영상 수익을 내야 하니 가능하면 주문을 하는 것이 예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참석자들은 여전히 음료를 구매하지 않고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스타벅스가 북미 지역에서 비소비 고객에 대해 무료로 공간을 제공하는 정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이 변화가 중국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바둑 모임으로 스타벅스를 주요 활동 장소로 활용하던 이들에게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다.

스타벅스는 그간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기업 문화를 바탕으로 소비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매장 내 시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이러한 정책은 글로벌 차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으며, 중국에서도 스타벅스는 커피 한 잔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사교 장소로 자리 잡았다.

특히,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등 대도시의 스타벅스에서는 바둑 애호가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바둑 살롱을 조직해 활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만약 중국 스타벅스가 북미와 동일한 정책을 도입한다면 바둑 살롱 등 커뮤니티 그룹은 활동 장소를 새롭게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스타벅스의 개방적 환경과 편리한 시설은 이러한 커뮤니티에 큰 도움을 줬지만, 정책 변화는 이들에게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비소비 고객 제한 정책은 새로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보다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실제 소비 고객의 만족도와 충성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스타벅스 브랜드 이미지와 시장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스타벅스는 커뮤니티 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상생할 방법을 모색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바둑 살롱을 위한 전용 공간을 제공하거나 특별 혜택을 마련해 이들을 지원한다면, 고객 만족도와 수익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