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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기사

병역 특례 변화…근본적 해결은 아직

병역 특례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게임 우승자에게만

2009-01-30 오후 5:53:50 입력 / 2009-01-30 오후 6:10:57 수정

한창 나이인 프로기사들에게 가장 민감한 사항은 바로 군문제다. 얼마전 본격기전 우승을 차지한 박정환은 16세임에도 불구하고 군 문제가 걸려있는 후지쯔배가 목표라고 말할 정도니 군 문제가 딱 당해있는 기사들에게 묻지 않아도 그 심정을 헤아릴 수 있겠다.

얼마전 기사회가 "2009년부터 병역 특례 해당 기전이 변경되어 안내드립니다. 2009년 부터는 바둑이 체육으로 분류되어 타 종목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게임 우승자에게 병력 특례가 주어집니다. 아시안 게임에서는 남자단체, 여자단체, 혼성페어 이상 3가지 종목이 선정되었습니다."라는 공문을 기사들에게 보냈다고 한다.

바둑이 체육으로 분류되면서 다른 종목과 같은 혜택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아시안게임, 올림픽게임에서만 특례가 주어진다는 것. 바둑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만 출전이 확정되어 있기 때문에 예정되어 있는 남자단체전, 혼성페어전에서 우승을 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까지 바둑의 병역 혜택은 잉씨배와 후지쯔배에서 우승, 준우승을 한 기사들에게만 주어졌다. 원래는 1994년 병역혜택법이 개정되어 잉씨배와 후지쯔배, 동양증권배까지 3개 기전 결승에 진출하면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는데 14년이 지났지만 혜택을 받은 기사는 5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창호(동양증권배), 송태곤(후지쯔배). 최철한(잉씨배), 박영훈(후지쯔배), 박정상(후지쯔배)가 그들.
하지만 1998년 이후 동양증권배가 사라지면서 혜택을 받는 기전은 두개로 줄었고 LG배, 삼성화재배 등의 기전을 병역 혜택 기전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하기도 했으나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두개의 기전의 혜택이 너무 적은 것이 아닌가하는 의견이 많았는데 4년에 한번 열리는 아시안게임 두종목에서 우승을 해야만 하기 때문에 확률로만 보면 혜택은 더욱 적어진 셈이다. (물론 단체전이 있기 때문에 5명이 출전해 우승을 하고 혜택을 받으면 최고의 시나리오겠지만.)

게다가 이 혜택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조직회 비서장, 광저우체육국 국장 류쟝난은 바둑이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새롭게 합류했지만 장기와 합병하여 하나의 종목이 된 것이다. 때문에 바둑이 크게 자리를 잡은 것이 아니다. 이렇게 하면 아시아 올림픽평의회에서 규정한 종목수 42개에 대한 규정을 위반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는 바둑을 볼 수 있지만 장기와 합병한 바둑은 최악의 경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 물론 2010년 중국 이후에 한국과 일본이 차례로 아시안게임을 개최하기 때문에 조금 유리한 상황이긴 하지만 [장기와 합병하여 하나의 종목이 된 것이다. 때문에 바둑이 크게 자리를 잡은 것이 아니다]라는 대목이 유쾌하게 들리지는 않는다.


▲ 2002년 한화갑 총재(오른쪽)를 비롯한 바둑인들이 '체육전환과 올림픽 가입을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 발대식에서 결의를 다지던 모습. [사진-월간바둑]

변화된 제도에 대해 군문제가 걸려있는 신예 프로기사 B씨의 의견을 들어봤다.
"잉씨배와 후지쯔배는 시드가 많은 편이다. 현재 병역 혜택을 받은 기사들의 대부분이 상위랭킹에 들기 때문에 많은 기사들이 출전하기 조차 힘들다. 오히려 4년에 한번 열리더라도 아시안게임에 출전을 할 수 있다면 가능성의 폭은 넓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어차피 하늘에 별 따듯 어려운 일이었는데 오히려 기회는 조금 열린다는 것이다.
B씨의 의견처럼 가능성의 폭은 아마추어기사들에게도 있겠다. 만약 아시안게임 출전 조건을 아마추어와 프로로 나누지 않고 통합으로 한다면 기존에 있던 제도였을 때 보다 가능성이 열리게 된다.

아예 다른 문제를 제시한 신예기사도 있다.
"병역 혜택이라는 사실 보다는 사실 바둑이 체육으로 분류되었다는 것이 아직도 잘 된 일인지 모르겠다. 아마추어들은 전국체전 등에 출전하면서 체육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프로대회는 아직인 것 같다."며 바둑의 체육화 자체에 대한 의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국 바둑은 병역 문제에 대해서 많은 의견을 제시하곤 했다. 그만큼 프로기사 성격상 병역 문제는 민감한 사항이다. 변화된 제도를 빼고 순수하게 프로기사 병역 혜택에 관한 이야기도 들어보자.


▲ 일본에서 한창 주가를 올리던 조훈현은 1972년에 병역 복무를 위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당시를 떠올리며 조훈현은 당시 나와 비슷한 처지였던 조치훈 9단은 명인타이틀을 획득하면서 병역혜택을 받았고 그것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많은 부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훈현은 ‘한국바둑의 세계화를 위한 프로기사의 행정적 지원 논의’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 당시 프로기사 병역 문제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한창 성적을 내고 바둑에 매진해야 될 시기에 2년의 공백기간이 치명적인 것은 사실이다. 윤성현, 이성재, 김만수 등 수많은 기사들이 군복무의 공백기간을 극복하지 못하고 정상권에서 멀어져 버렸다. 개인적인 경험도 있지만 전문기사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병역문제의 효율적인 처리방안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고 문제점을 제시했다.

또한 병역 혜택을 본 박정상은 "4년마다 열리는 잉씨배는 수혜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후지쯔배가 유일한 수단인데 그동안 한국바둑이 대중문화에 이바지한 공로와 국위선양의 몫을 바라보면 병역혜택의 수혜는 심하게 제약된 결과다.
최근 한국기원과 프로기사들은 국군체육부대에 바둑 종목을 편입해 달라고 요청을 했는데 병무청은 이러한 요청 역시 불가방침을 통보했다. 아직 대한체육회 인정단체로 승인 받지 못한 스타크래프트도 공군 e스포츠병이 나오고 있는 실정인데 바둑은 어찌된 일인지 제도적으로 인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프로 기사회가 [바둑이 체육으로 분류되어 타 종목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여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게임 우승자에게 병력 특례가 주어집니다]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정작 바둑은 스포츠로 인식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군체육부대에 바둑 종목으로 가입되지 못하고 스타크래프트도 공군 e스포츠병이 나오고 있는 현실인데 바둑만 왜 홀대를 받고 있을까 곰곰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제도의 변화로 혜택을 본 기사가 나오지 않아 혜택을 많이 받았다, 적게 받았다라고 말할 수 없다. 스포츠화가 옳은 방향이다, 옳지 않은 방향이다도 말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프로기사 병역 혜택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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