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월), 한국기원에서 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예선결승이 벌어졌다. 김지석 5단은 중국의 뤄시허 9단에게 불계승을 거두고 2년 연속 본선에 진출했으며, 이와 더불어 13연승을 거두어 제일 먼저 2009년 연승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지석 5단은 올해 2월 말까지 백수였다. 단 한 판의 대국도 열리지 않았던 것이다. 다수의 국내기전 예선전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두 달 가까이 손맛을 보지 못했던 김5단은 2월 23일 제1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예선에 참가하면서 새해 첫 대국을 치렀다.

예선 1회전에서 윤영민 2단을 만난 김지석 5단은 첫 승을 거뒀고 2회전에서 중국의 후야오위 8단에게 져 곧바로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올해 새롭게 태어난 비씨카드배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고 제28회 KBS바둑왕전에 참가한 김지석 5단. 그의 연승행진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3월 19일 윤재웅 3단에게 승리한 김지석 5단은 바로 다음 날 진동규 4단과 김윤영 초단을 차례로 꺾고 바둑왕전 본선에 진출, 이틀 동안 3연승을 거뒀다. 이후 제5회 한국물가정보배 프로기선 예선도 열렸는데 5연승을 거두고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8연승을 거두며 3월을 보낸 김지석 5단은 4월 13일 물가정보배 본선리그에서 한웅규 초단을 꺾고 9연승을 거뒀고, 4월 17일부터 열린 제14회 LG배 세계기왕전 통합예선에 참가해 4연승을 더하면서 13연승을 달성했다.

프로기사들 사이에서 김지석 5단은 박정환 4단과 함께 가장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는 기사로 평가되고 있다. 김지석 5단은 현재 14승 1패로 승률 93%를 달성하며 다른기사들 따올리고 승률부문에서 독주하고 있다. 동료기사들의 평과 최근 성적이 보여주는 것과 달리 그 동안 김지석 5단은 국내대회에서 큰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리그에서는 영남일보 주장으로 MVP까지 수상하는 등 굉장히 좋은 성적을 냈다.

▲ 사전지명식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는 최규병 9단.

지난해 영남일보에서 김지석 5단과 함께 호흡한 최규병 감독은 올해 한국리그에서도 김지석 5단을 3장으로 선발했다. 최규병 감독은 "잘 두는 기사인데 다른 기전에서 성적이 좋지 못하다. 하지만 한국리그에서는 김지석 5단을 지명해서 영남일보의 성적이 좋았다."라며 김지석 5단을 신임했다. 최규병 감독은 "바둑에서 성적이라는 것은 상대적이다. 강동윤 9단의 경우 한국리그에서 성적이 좋아지면서 국내 다른 기전에서도 매우 뛰어난 기량을 보이고 있다. 김지석 5단도 지금까지는 크게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실력이 밖으로 드러날 때가 되었다."라며 앞으로 김지석 5단이 한국리그 뿐만아니라 다른 기전에서도 제 실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