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그
무명의 반란, 신안천일염 개막 2연승
넷마블 맞아 2-0으로 앞서나가
2010-05-07 오전 10:39:08 입력 / 2010-05-07 오전 10:39:01 수정
신안천일염은 짜지 않고 담백하다. 그러나 그 선수들의 초(超) 고염도를 자랑했다.
첫날 1승만 거두면 만족이라던 이상훈 감독의 푸념은 결국 엄살로 드러났다. ‘이세돌팀’ 신안천일염이 넷마블에 내리 2연승을 거두고 귀중한 첫 승점을 기대하게 되었다. 이로써 신안천일염은 내일(7일) 속개되는 3~5국에서 한 판만 이기면 귀중한 첫 승점을 올리게 된다.
무명용사의 선전이 결정적이었다. 1국에서 안국현이 최기훈에게, 2국에서는 이호범이 김승재에게 각각 승리를 거두었다. 귀중한 개막전 승리을 기록한 두 신예는 한국랭킹 100위권 밖의 인물.
◎ 초보감독의 첫 나들이
신안천일염 이상훈 감독은 대국개시 20분전 검토실에 들어서며 낯선 장소인 듯 연신 두리번거렸다. 팀이 어디에 진을 치고 앉아야 하는 지도 모르는 완전 초보 감독이었다. 반면 5분 후에 입장한 넷마블의 양건 감독은 '식솔'을 대거 거느리고 입장했다. 그 역시 초보 감독이지만 든든한 선수단 덕에 초보 감독 티가 나지 않았다.
▲ ▲검토실 모습. 앞쪽이 신안천일염 선수들 그도 그럴 것이, 여류기사 강승희, 5국 출전 예정인 박지은, 바둑TV해설을 맡은 여류기사 김효정, 넷마블의 여직원 등 총 18명의 선수단이 대거 참여해 검토실 자리가 비좁을 지경이었다.
신안천일염은 소수 정예로 맞섰다. 2지명 한상훈과 4지명 이호범. 그리고 5지명 박시열 등 4명만이 조촐하게 검토실을 지켰다. 나중 3지명 이춘규가 합류하며 검토실의 분위기를 주도하더니 2국이 진행될 즈음 최원용, 한웅규, 홍성지 등이 합류하며 ‘급활기.’
◎ 이창호와 이세돌이 없다?!
두 팀의 승패와는 무관하게 이세돌(신안천일염)과 이창호(넷마블)를 1지명한 두 팀이라 관심이 컸다. 그러나 랭킹 1,2위인 두 선수는 본의 아니게 대회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세돌의 경우는 내일 3국 선수로 출전하고, 그에 앞서 오전에는 물가정보배를 치러야 하는 더블헤드 일정. 따라서 컨디션 조절을 위해 검토실에는 나오지 않았다고.
그러나 중국리그일정과 겹친 이창호의 부재는 넷마블로서는 심각한 전력손실이었다. 자율지명 선수인 박지은으로 이창호의 공백을 메우게 되었다.
▲ ▲선전을 다짐하는 동갑나기 최연소 감독. 이상훈(왼쪽) 양건
◎ 신안천일염 이상훈 감독
- 객관적으로 9개 구단 중 강팀은?
한게임, 하이트진로, 영남일보 등이 3강이다.
- 오늘 시합의 예상은?
1승1패면 만족한다. 1국이 더 중요하다.
- 조촐한 선수단인데?
지방선거가 코앞이라 신안군에서 서울출장이 힘들었던 모양이다. 앞으로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 넷마블 양건 감독
- 어느 팀이 센가?
하이트진로가 강하다고 한다.
- 1지명인 이창호가 빠져서 힘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창호를 첫 라운드부터 볼 수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우리 팀의 단결력을 믿는다.
- 넷마블의 예상 성적은?
주변에서 우리가 약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팀워크도 중요한 부분이니만큼 포스트시즌을 기대한다.
초보감독이자 75년생 동갑나기인 두 감독의 작전은 의외였다. 1,2장 모두 상대전적이 전혀 없는 선수들을 골랐다. 상대적으로 약한 전력이랄 수 있는 5지명 선수(넷마블-최기훈)와 자율지명선수(신안천일염-최기훈)를 선봉에 내세웠다. 개막전에다 1라운드 첫 경기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오더였다.
▲ ▲1국을 승리한 신안천일염의 안국현(오른쪽)선수의 복기 모습
안국현(신안천일염)은 92년생으로 09년 입단한 새내기이며 지난 4월 국내최고기전 명인전 리그에 진출한 막강 전력. 이에 맞서는 최기훈(넷마블)은 88년생으로 06년 입단하였고 랭킹54위이며, 07년 국수전도전자 결정전까지 진출한 숨은 강자.
초반 우하귀 정석 과정에서 일찌감치 최기훈이 실리를 밝히면서 흑이 폭넓은 바둑이었다. 중반 들어 이미 우변과 중앙에서 큰 세력을 확보한 흑은 우상 방면에 백의 미생마까지 띄워놓으면서 서서히 승기를 잡았다. 중앙에서 백이 순조롭게 삭감해 한때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우상 방면을 깨끗하게 틀어막을 수 있어서 낙승. “패착이 없이 스르르 밀린 것 같다”는 것이 검토실의 중론. 185수끝, 흑불계승.
▲ ▲2국에서 역전승을 거둔 이호범(왼쪽)
이어 벌어진 2국에서는 비교적 분위기가 무거웠다. 1패를 안은 넷바블은 2장으로 김승재를 출격시켜 반듯이 한판을 잡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반면 첫날 1승이면 만족한다던 심안천일염 이상훈 감독으로서는 보너스 대국인 셈.
92년생 동갑나기의 대결. 그러나 넷마블의 김승재는 랭킹21이며 오스람배 우승 이력이 있고 3년 연속으로 한국바둑리그에 출전했던 베테랑. 반면 신안천일염 이호범은 본선에 오른 기록이 전무하다. 그러나 최근 전적을 보면 5할을 기록하고 있는 김승재보다 12승5패를 기록하고 있는 이호범이 오히려 상승세.
대국을 개시하자마자 역시 김승재가 조금 앞서나갔다. 김승재는 중반 들어 좌변을 내주며 중앙을 깎아서 쉽게 승리를 거두는가 싶었다. 그러나 그만 욕심이 화를 불렀다. 괜한 손찌검으로 좌하귀에서 선수를 앗긴 뒤 그대로 역전패. 156수끝, 백불계승.
▲ ▲1국을 승리로 이끈 안국현 선수의 인터뷰
◎ 1국 승리 신안천일염 안국현 인터뷰
- 표정에서는 긴장한 흔적이 없었는데?
별로 불리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는데, 나중에 잠시 어려운 고비가 있었다.
- 언제 승리를 의식했나?
우상귀를 깨끗하게 막으면서 지지는 않겠다고 봤다.
- 개막전 승리 소감은?
(잠시 뜸을 들인 다음) 팀원과 같이 이 기분을 만끽하고 싶다.
▲ ▲역전승의 주인공 이호범 선수의 인터뷰
◎ 2국 승리 신안천일염 이호범 인터뷰
- 한국바둑리그 첫 대국인데 떨리지 않았나?
많이 긴장했는데 1국에서 안국현 선수가 이겨줘서 맘이 풀렸다.
- 김승재 선수와는 첫판인데 연습바둑은 두어봤는가?
같은 도장 출신이어서 많이 두었다 승재에게 많이 밀렸다.
- 첫판을 이겼는데 가장 생각나는 사람은?
부모님이며, 항상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으시는 양천대일 김(희용)원장님이다.
TYGEM / 바둑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