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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대회

아마추어에도 대왕이 존재한다

제27회 덕영배 전국 아마대왕전 참관기

2009-11-16 오후 3:16:29 입력 / 2009-11-16 오후 3:30:41 수정



▲ 덕영배 대회 장면.


S#1. 주니어 VS 시니어

올해로 27회째를 맞은 덕영배 전국 아마대왕전 바둑대회가 11월 14, 15 양일에 걸쳐 진행됐다. 이 대회의 특징은 아마 강자들 중 주니어 32강, 시니어 32강을 주최 측에서 초청, 총 64강 멤버가 소정의 초청 비를 받고 승부를 겨룬다는 점이다. 우승 500만원 준우승 300만원이 연구비로 주어지니 아마추어 기사들에게는 알찬 무대라고 할 수 있다.

세대를 아우른 강자들이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승부를 겨루면서도 예선전에서 탈락하는 멤버들을 위해 최소한의 참가비를 책정한 성의가 따뜻해 보이는 아마대왕전. 이틀에 걸친 열전 끝에 27회 아마대왕위 타이틀은 전남 목포 출신 홍석의 군에게 돌아갔다. 시니어부에서 우승하고 올라온 대구의 조병탁 7단과 통합챔피언 전을 벌여 승리한 것.

“아, 역시 시니어의 복고 혁명은 요원하단 말인가?”
결승전을 끝까지 지켜보며 심정적으로 조7단을 응원하던 대구의 기객들이 낮은 탄식을 터뜨린다. 그러나 그 탄식은 순간이고 이내 새로운 아마대왕 홍석의 군에게 축하를 건네기 시작한다.



▲ 우승자 홍석의 아마7단

■ 제27회 덕영배 아마대왕전 입상자 명단

우승, 준우승 , 공동 3위
아마대왕부
홍석의. 조병탁, 김종해, 조민수
여성부
강권점, 석경자, 오재연, 조애자

S#2. 토요일 밤의 열기

첫날 토요일. 덕영치과 7층 연회장. 대왕전 64강 예선 리그와 동시에 여성부, 어린이 바둑대회가 동시에 열려 축제 분위기였다. 덕영배는 지자체나 기업체가 후원하는 대회와 달리 이재윤 덕영치과 병원장이 개인적으로 후원하는 대회다. 한국기원 이사와 대한바둑협회 부회장, 바둑학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재윤 원장은 바둑계를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 그렇기에 대회 준비가 완벽에 가깝다.



▲주최측이 마련한 뷔페석식.

대회 참가자와 관전자 전원에게 석식으로 뷔페 식탁을 마련했다. 식사를 하면서도 단상에서 여흥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보통의 바둑대회에서 보기 드문 노래 무대가 펼쳐진 것이다. 그러는 사이 바둑계 인사들이 서로 잔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눈다. 수도권과 중부지역, 호남과 영남의 바둑 인들이 자리를 섞어 앉은 상태에서 건배한다.



▲ 가장 늦게 끝난 하성봉 아마 7단(왼쪽)과 이용희 아마 6단의 대국.

그 와중에도 단상 쪽 대회 테이블에서는 주니어 대표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이용희 군과 하성봉 군의 대국이 가장 늦게 끝났는데 복기한 시간이 무려 30분. 밥보다 바둑이 고픈 청년들에게는 바둑돌이 뷔페 메뉴인 듯싶었다.

식사 도중 스피커를 통해 안내 멘트가 흘러나온다. “1차 예선에서 탈락한 멤버들이라도 오늘 하루 대구에서 머물기 원하는 분들은 정영길 대구협회 전무에게 숙박을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프린스 호텔에 방을 잡아드리겠습니다.”

무궁화 5개 프린스 호텔 3개 층을 통으로 빌려 원하는 모든 이들을 재워준다는 거였다. 숙식이 제공되는 바둑대회, 그리고 기보가 대구매일신문에 연재되는 대회. 이런 정성과 배려들이 곧 대회의 권위를 만들어가는 것 아닐까?(일요일 점심은 전원에게 삼계탕이 돌아갔다.)



▲ 시니어부 기사들과 주니어부 기사들이 모여 있다.

S#3. 아마바둑계의 든든한 토양

대회장 전면 스크린에 토너먼트 현황표가 실시간으로 그려지면서 16강, 8강, 4강의 윤곽이 차례로 압축됐다.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원생출신 주니어 고수들로 인해 주니어 강자 랭킹지도는 급변하고 있는 상황, 시니어부에서는 대구의 조병탁, 광주의 조민수, 안산의 박성균, 평촌의 유종수 사범이 4강을 차지했고 조병탁 VS 조민수 양조대결로 압축된 결승에서는 홈그라운드의 조병탁 7단이 승리 통합챔피언 전에 진출했다.



▲ 홍석의 아마7단(왼쪽) 조병탁 아마 7단의 결승전 장면.

주니어부 우승자 홍석의 VS 시니어부 우승자 조병탁의 최종결승전.
“당연히 홍석의가 우승하겠죠.”
주변의 관전자들에게 예상 평을 물어보니 십중팔구 그런 대답이 돌아온다.

“아무래도 공부를 많이 하는 주니어가 세죠. 그렇지만 백전노장들은 한방이 있죠. 계산바둑이 아니고 난타전으로 흘러가면 승부는 모릅니다.” 주니어의 강세를 인정하면서도 혹시나 시니어 대표 조7단의 선전을 바라는 이들도 많았다.

“예전에 조병탁 사범님한테 몇 차례 진 적 있습니다. 아주 수읽기가 강하셔서 방심할 수 없죠.”
홍석의 7단의 임전소감이다. 과거에 호되게 당한 적이 있는 까닭에 조심조심 확전을 억제하고 단단하게 판을 짜나간 홍7단이 결국 대망의 아마대왕 컵을 들어올렸다.

시상식이 끝나고 50여 명 쯤 모여 우승축하연이 벌어졌다. 심우섭, 유종수, 박성균 사범 등 시니어 선배들과 하성봉, 김남훈, 김정환, 온승훈 등 주니어 친구들이 기분 좋은 얼굴로 홍석의 7단의 아마대왕 등극을 축하해주었고 홍 대왕은 흔쾌히 우승상금을 떼어 50명분의 음식 값을 지불했다.

가을은 아마추어 기사들을 환영한다. 태백으로부터 시작해 문경, 인제, 대구의 바둑대회가 막을 내렸고 창원의 학초배와 강진의 김인배 대회가 11월 징검다리로 놓여있다. 반상에서는 치열하게 기량을 다투지만 끝나면 한 자리에 모여 복기와 술잔을 나누는 아마추어 대회는 인간적이어서 늘 보기에 좋다.

헌신적인 후원자, 열심히 두는 기사들, 대회를 차질 없이 진행한 대구바둑협회의 모든 관계자들께 박수를 보낸다.

TYGEM / 김종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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