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그
경기 한게임, 재역전 드라마로 플레이오프 진출
11월 14일부터 인천 바투와의 한판 승부
2009-11-09 오후 4:01:17 입력 / 2009-11-09 오후 3:57:06 수정
경기 한게임이 난적 광주 Kixx를 재역전 드라마로 제압하고 준플레이오프라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전일 상대팀의 주장 이창호를 물리치고도 1:2의 열세로 위기에 빠졌던 경기 한게임은 이튿날 한웅규와 홍성지의 연이은 승전보로 짜릿한 팀 승리를 챙기며 플레이오프에 선착해 있는 인천 바투의 대항마로 나섰다. 끝내기 안타를 친 홍성지도 훌륭했지만 동점타를 날린 한웅규의 공이 더욱 컸다. 한웅규는 4위 팀 경기 한게임이 규정에 의해 부득이 오더를 오픈한 장고바둑에 나서, 자신을 요격하러 나선 고근태를 제압함으로써 팀의 역전승에 일등공신이 되었다. 차민수 감독의 한웅규 카드 선택이 제대로 맞아떨어진 셈. 연구생 시절의 1시간 바둑이 익숙한 한웅규는 입단 후 동일한 시간규정의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에서 대활약으로 경기 한게임의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했다. 이 날 역시 일찌감치 초읽기에 몰린 고근태와 달리 승부처에서 시간을 적절히 활용하며 최선의 수순을 찾아내어 장고바둑에 최적화된 선수임을 입증했다.
한웅규의 완승이었다. 흑을 쥔 한웅규는 시종 상대를 압박하며 단 한 차례의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승리에 골인했다. 한웅규는 정밀한 형세판단을 바탕으로 우하에 응수타진했던 백돌을 가일수해 포획하더니, 고근태의 추격이 시작되는가 싶던 중반에는 우중앙에 길게 뻗은 상대의 대마를 위협하며 확실한 승세를 굳혔다. 경험이 풍부한 고근태가 자신의 바둑을 두지 못하고 위축된 반면, 한웅규는 오히려 더욱 대담하고 침착한 모습을 보인 것이 승리의 원동력. 이날 문하생들과 함께 한웅규의 바둑을 지켜보던 양천대일도장 김희용 원장은, 한웅규를 다섯 살 이후로 지도하면서 단 한번도 결승에서 패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제자의 활약을 당연시하는 모습. 고근태의 패배는 작지 않았다. 광주 Kixx의 최종 주자는 아직 기량이 영글지 않은 초단 박시열인 반면, 경기 한게임의 최종 주자는 이미 타이틀 홀더 반열에 오른 바 있는 홍성지. 흑을 쥔 박시열은 두텁게 중앙을 경영하며 장기전을 도모했지만, 결국 홍성지의 노련한 전술에 말려들었다.
홍성지는 중앙에 삭감한 백돌을 버리며 좌변에 큰 모양을 구상했고, 박시열은 중앙에서 입구자의 확실한 가일수 후에 좌변 폭파에 나섰다. 좌변에서 삶의 모습을 갖추는 동안 상변에 피해를 입은 박시열은 뒤이어 홍성지가 중앙마저 유유히 포위망을 탈출해 달아나자 망연자실한 모습. 최종국 주자의 부담 때문에 쉽게 돌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미 승부는 종료된 상황이었다. 박시열은 패배를 자인한 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그저 바둑판만 바라보는 안타까운 모습. 한웅규와 홍성지의 승리로 경기 한게임은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차민수 감독은 어느 한 팀도 쉬울 수는 없다며 인천 바투와의 대결에 앞서 말을 아꼈다. 하지만 경기 한게임은 우승을 목표로 하는 팀이라는 발언을 힘주어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양 팀의 오더는 11월 9일 정오에 바둑팬들에게 공개된다.
|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