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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대회

한복입고 선보인 '환상의 호흡'

제20회 국제아마추어 페어바둑선수권 대회 참관기

2009-11-19 오후 2:36:28 입력 / 2009-11-19 오후 4:38:18 수정


▲우승을 차지한 이상헌-송예슬 페어.(사진출처:www.pairgo.or.jp)

한국의 이상헌-송예슬 페어가 세계아마최강페어에 올랐다.

지난 11월 14~15일 일본 동경 메트로폴리탄 에드몬트 호텔에서 열린 제20회 국제아마추어 페어바둑선수권 대회에서 한국대표로 출전한 이상헌-송예슬 페어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국제아마페어대회에는 한국, 중국, 일본, 미국 등 총 21개국에서 32쌍의 페어가 출전해 스위스리그로 경합을 벌였다. 올해로 20회를 맞이한 국제아마페어대회에서 한국은 1995년 이경보-권효진 페어가 첫 정상에 등극한데 이어 현재까지 총 7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작년까지 총 6번 우승으로 일본과 동률을 기록하던 한국은 이번 이상헌-송예슬 페어가 우승을 차지하며 국제페어대회 최다우승국에 올랐다.

페어대회 대국 순서는 흑(여자)-백(여자)-흑(남자)-백(남자)선수로 진행된다. 국제페어바둑협회가 주최․주관하고 HITHCHI, JAL 등 많은 기업들이 후원한 제20회 국제아마추어 페어바둑선수권대회는 제한시간 각45분 타임아웃제로 치러진다.


■ 제20회 국제아마추어 페어바둑선수권 대회

나라
선수
1위
한국
이상헌, 송예슬
2위
일본
나카요 카즈모리, 오다 아카코
3위
일본
쿠치로 토치아키, 쿠시로 게이션

제20회 국제아마추어 페어선수권 대회에 한국 여자대표로 출전한 송예슬양의 대회참관기를 소개한다.



▲ 대회 참가자들이 소개된 책자. 21개국 32개팀이 참가했다.

11월 13일
11월 13일 한국 단장인 대한바둑협회 조건호 회장님, 김달수 이사님, 그리고 나와 환상의 호흡을 맞출 상헌이와 함께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바로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일본 동경에서 열리는 국제아마추어 페어바둑선수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이번 국제아마추어 페어대회 선수권대회에는 21개국 나라에서 32개팀이 출전한다고 한다. 나는 2002, 2006년에 이어 올해로 세번째 우리나라 대표로 선발됐다. 지난 8월 농심새우깡배 여류국수전 우승을 차지한 덕이다. 이외에도 심심치않게 찾는 일본이지만 갈 때마다 기분이 새롭다. 상헌이는 국제아마페어대회 등록을 마치는 8월 당시 아마랭킹 1위여서 선발됐다.

11월 14일
국제아마페어대회는 총 5라운드의 스위스리그로 치러지며 45분 타임아웃제로 진행된다. 개인전이라면 모르지만 페어바둑은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면서 둬야 되기 때문에 45분의 시간은 짧기만 하다. 따라서 시간안배가 굉장히 중요한데 바둑이 끝나기 전에 제한시간을 모두 소비를 하게 되면 상대 대마를 잡고 신나있어도 던져야만 한다.

대회 제1국이 치러지는 오전 10시 30분. 우리팀의 첫 상대는 미국팀이었는데 무난하게 승리를 거뒀다. 나는 대국이 끝나고 잠시 내방에 들렀다. 바로 내가 정말 좋아하는 밀크사탕도 먹기 위해서다. 일본 밀크사탕은 내 입맛에 꼭 맞아서 한국에 돌아가서도 먹고 싶어 6봉지나 사버렸다. 속된말로 ‘지름신’이 강림해버린 것이다. ^^;

그렇게 밀크사탕을 먹고 한국에서 가져온 한복을 입었다. 바로 오후에 있을 이벤트 대국을 위해서다. 첫날은 오전에 메인대회 1판만 진행하고, 오후에는 각국 선수들이 각 나라의 전통의상을 입고 이벤트 대국을 치른다.


▲ 한복을 입고 대국을 치르는 이상헌 아마 7단.

이벤트 대국에는 프로기사들도 참가했는데 하네나오키 9단도 참가했고 상헌이와 팀을 이룬 여자 분도 프로란다. 우리나라 대표로 시합에 나와서 살짝 긴장했는데 다양한 대국을 하면서 눈도 마음도 즐거워졌다. 대국 후 가장 아름다운 의상을 뽐낸 대국자에게 ‘베스트드레서’상이 수여됐다. 나와 상헌이는 ‘베스트드레서’에 뽑히지 못해 아쉬웠지만 우리나라 한복이 예쁘다며 사진을 찍자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 한복입고 찍은 사진들.

행사 뒤 내방에 돌아왔다. 이제 내일 치를 결전을 위해 사진은 그만 찍고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대회 기간 내내 나는 컨디션 조절에 신경을 썼다. 페어대회는 개인전 대회보다 이벤트적인 느낌이 있지만 우리나라 대표로 나왔기에 조금은 부담이 되었나 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밥도 잘 챙겨먹고 파트너인 상헌이와 대화도 많이 나누며 내일 치러질 시합준비를 했다.


▲ 페어대회 결승전.

11월 15일
15일은 메인대회 2~5라운드까지 한꺼번에 진행해 우승자를 가린다. 나와 상헌이는 호흡이 잘 맞아서 4연승을 달린 뒤 일본팀과 결승에서 맞붙었다. 4연승을 달리며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그래도 긴장이 된다. 거기에다가 한-일전 아닌가.

나만 긴장이 되는 줄 알았는데 전국체전, 익산서동배 등 많은 아마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상헌이도 마찬가지였다. 대국직전 “페어바둑이 이렇게 떨리는 건지 몰랐다.”며 털어놓는다.

우리와 대국하는 일본팀은 일본연구생들로 구성된 강팀이다. 특히 남자선수는 지난 국무총리배 결승전에서 상헌이와 맞붙은 경험이 있는 강자. 여자선수는 전 여류기성전 우승자라고 한다. 자체 실력 있는 강팀에다 국후 안 사실이지만 실제로도 연인이라고 한다. 만약 대국 전에 알았으면 상당히 의식되지 않았을까? ^^;


▲ 결승전은 이시다 9단의 공개해설로 진행됐다.

다소 긴장이 됐지만 결국 우리 팀의 승리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하고 기분 좋게 대국실을 나서는데 어디서 많이 본 대국이 보인다. 바로 주최측이 마련한 공개해설장에서 이시다 9단이 결승전을 해설하고 있었던 것. 공개해설장은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애기가들이 가득찼다.

결승 대국과 공개해설이 끝나자마자 NHK를 비롯해 3사의 방송국 카메라들이 우리를 향했다. 사진 촬영 및 인터뷰를 가졌는데 많은 대회를 우승한 나이지만 조금은 떨렸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 우리팀의 시상식 장면.

우리팀에게 우승소감을 물었는데 상헌이는 “처음에는 나와 바둑이 잘 맞지 않았지만 한 판씩 두어갈수록 호흡이 잘 맞았다.”라고 말한 반면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잘 맞았다.”라고 말해 주위에 웃음을 자아냈다. 우승을 차지한 우리팀에게 트로피, 상장, 상금 10만엔과 하와이 티켓이 주어졌다. 2․3위는 일본이 4위는 중국이 차지했다. 이 밖에도 추첨을 통해서 해외여행티켓, DVD플레이어, 자전거 등의 상품이 걸린 경품추첨이 진행됐는데 나는 수건이 당첨되 기쁨이 두 배였다. 그렇게 국제아마페어대회가 서서히 막을 내렸다.


글을 마치며…

전날(14일) 잠들기 전에 쇼핑을 좋아하는 내가 우승 상금을 들고 일본 거리를 누비는 상상을 했었는데, 실제로 이루어졌다. 동생 옷을 고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 상점에서 물건을 사면 카드에 일정금액을 적립해주는 곳이 많다. 입단제도도 이렇게 아마대회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서 점수가 쌓이면 자동으로 프로가 될 수 있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올해 내 나이 23살. 아마 6단이고, 올해 농심새우깡배 우승을 비롯해 예전에도 우승을 많이 차지했지만 아직도 내실력은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하지만 난 아직도 꾸준히 공부하면서 계속 실력이 늘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사랑하는 부모님께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바둑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것을 얻는다. 대회를 출전하면서 여행도 많이 다니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며 나에게는 잊지 못할 예쁜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 난 너무 행복하다.

TYGEM / 송예슬 아마 6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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