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그
'태풍의 눈' 하이트진로, 파죽의 5연승!
충북건구우유 꺾고 선두권 위협
2010-09-04 오후 1:19:24 입력
태풍 5연승!
하이트진로가 파죽의 5연승을 거두며 '빅3'(한게임‧신안천일염‧충북&건국우유)를 위협하는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했다.
바둑리그 개막 직전 우승후보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9개팀 감독은 이구동성으로 하이트진로를 꼽았다. 안정된 1,2지명과 듬직한 자율지명을 보유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하이트진로는 예상과 달리 초반포석에서부터 연패를 당하며 뒤쳐져버렸다. 그러나 강자의 고난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이제 발동이 걸린 것일까.
3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0 한국바둑리그 11라운드 1경기 충북&건국우유와 하이트진로의 둘째 날 대결이 벌어졌다. 1-2로 막판에 몰린 하이트진로는 김형우 이원영 등 막내들의 활약으로 팀 스탠딩 2위를 달리던 충북&건국우유에 3-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하이트진로는 6승4패로 당당히 ‘빅4’에 이름을 올렸다.
▲ '김형우가 해냈다!' 하이트진로 김형우가 한웅규를 꺾고 귀중한 팀 1승을 선사했다.
3국 허영호(충북&건국우유)-원성진(하이트진로)
2시간 34분까지 가는 대혈투였다. 당초 1-1에서 승부의 저울추가 기울게 될 3국이 초점대국으로 보았다. 하이트진로의 2지명 원성진과 충북&건국우유의 1지명 허영호가 나서는 경기라서 이번 시리즈의 하이라이트판이 될 소지가 다분했다.
상반기 바둑리그에서는 허영호가 1승을 먼저 올렸다. 둘 간의 전적은 7승6패로 허영호가 역시 약간 앞선다. 그러나 원성진은 바둑리그에서 6승3패를 거두고 있고 허영호는 4승4패로 부진했다.
원성진으로서는 안타까운 1패였다. 초반부터 실리에서 앞서나간 원성진(백)으로서는 필승국면이었다. 하변에서 백이 큰 실리를 장만했고, 좌변도 알뜰하게 살아버려서 이미 집으로는 흑이 대항하기 힘든 바둑이었다.
허영호는 중앙에서 큰 모양을 만들어 미생마를 띄워서 승부해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백이 수습하는 과정에서 밖에로 확실히 나갔더라면 쉬운 형세였는데 그만 뒷맛을 지나치게 노리다가 중앙 백대마가 무거워졌다.
결정적인 미스는 좌변에서 백이 역끝내기를 하려고 한 것이다. 그 대가로 흑이 중앙을 뚫는 수순이 돌아오게 되어서는 백이 엷은 바둑이었다. 이후에도 역전할 기회는 많이 있었으나 그때마다 번번이 실착이 나왔다. (306수 끝, 흑2집반승)
▲ 3국 원성진(왼쪽)-허영호의 대국모습.
▲ 3국은 300수를 넘기는 대접전이었다. 바둑TV 부조정실 모습.
▲ 종국 모습. 충북&건국우유 허영호 승.
▲ 3국과 4국은 동시에 진행되었다. 오른쪽이 장고대국인 4국.
5국 한웅규(충북&건국우유)-김형우(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3지명 김형우와 역시 충북&건국우유의 3지명 한웅규는 비장한 각오로 5국을 개시했다. 4국 장고대국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이미 형세를 알고 있었기에 자신들의 대국이 마지막 승부판이라고 여겼기 때문.
결국 김형우가 큰 판을 이겨갔다. 바둑리그에서 5승4패를 거둔 김형우는 슬로우 템포였고 최근 성적이 좋은 한웅규는 속기파. 따라서 한웅규의 속기에 김형우가 얼마나 제 스타일대로 이끄느냐가 관건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의외로 좌상귀에서 신형을 보여주며 초반부터 김형우는 변칙으로 나섰다. 좌상귀의 바꿔치기에서 선수를 뽑아 만족한 김형우는 상변 백 진을 파괴하며 손쉽게 살아서는 초반부터 우세한 내용이었다.
국후 한웅규는 우상귀 방면을 미리 단수를 쳐두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그랬다면 상변 흑이 쉽게 살아가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결국 상변에서 백의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서는 흑 집이 돋보이는 한판이었다. 그 이후 안정된 끝내기로 김형우는 완승을 거두었다. (219수 끝, 흑불계승)
▲ 2-2에서 마지막 승부판이 된 5국 한웅규-김형우(오른쪽) 대국 모습.
4국 김진우(충북&건국우유)-이원영(하이트진로)
그에 앞서 하이트진로가 1-2로 뒤진 가운데, 장고대국에서 귀중한 1승을 받쳐 준 이원영의 승리는 대역극의 밑거름이 되었다. 바둑리그에서 3승3패로 자율지명 가운데 제 몫을 다하고 있던 이원영은 충북&건국우유의 5지명 선수인 김진우(백)를 맞아 승리를 거두었다.
초반은 어려운 바둑이었다. 승부의 분수령이 되었던 중앙 전투에서 백을 든 김진우를 심하게 몰아붙여 중앙전을 승리로 이끈 다음 흑은 집으로 유망해졌다. 그러나 300수를 훌쩍 넘기는 긴 과정을 어려운 고비 없이 승리를 지켰다는 점에서 이원영의 승리를 값졌다. (311수 끝, 흑5집반승)
▲ 4국 김진우(왼쪽)-이원영의 장고대국 모습.
▲ ‘타이스코어를 만들다.’ 하이트진로 이원영 승.
Joke & Talk
“한종진표 끝내기로도 반집이죠.”
하이트진로 한종진 : 어제 윤준상과의 대국에서 아깝게 반집패를 당한 한종진이 엉뚱한 수(패착)만 아니었으면, 끝내기를 아무리 못하는 자신이 두었어도 반집은 이겼을 것이라며.
“적에게 형세를 논하지 말라.”
바둑TV 배철근PD : 하이트진로의 한종진이 허영호-원성진의 대국 검토 중 충북&건국우유 선수들에게 형세를 묻자.
“너무 장고하네.”
하이트진로 강훈 감독 : 자동판매기에서 냉커피를 뽑으려고 동전을 넣자, 기계의 반응이 너무 오래 걸려서 고장난줄 알았다면서.
“1.5배 달아주세요.”
바둑TV진행 아르바이트생 : 허영호-원성진 대국이 길어졌다며, 이 여파로 12시를 훌쩍 넘겨 퇴근해아 한다며. (실제로 5국까지 마친 시각은 11시25.)
▲ 하이트진로의 3국 검토 장면.
▲ 충북&건국우유 검토진.
TYGEM / 바둑 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