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2 오전 11:15:26 입력 / 2010-12-27 오전 10:55:14 수정
허영호가 다승왕이 유력하던 강유택을 꺾었다.
11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0 한국바둑리그 17라운드 2경기 충북&건국우유와 영남일보의 첫날 경기에서 김정현 허영호의 수훈으로 충북&건국우유가 2승을 모두 가져갔다.
어제 하이트진로가 4위를 확정짓지 못하고 티브로드에게 대패를 당한 불똥이 충북&건국우유에게도 튀었다. 9승5패로 3위인 충북&건국우유는 묘한 팀 성적때문에 남은 경기 여하에 따라 1위로 올라설 수 있지만, 반대로 4위권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 충북&건국우유-영남일보 오더. 5게임 전부 예측 불허이다.
1국 김정현 (충북&건국우유)-박승현(영남일보)
충북&건국우유와 영남일보의 오더는 일부러 짰다고 할 정도로 팽팽하여 5-0으로 이길 수도, 0-5로 질 수도 있는 대진이었다. 김정현과 박승현은 최근 연패중이어서 피차 1승이 급박한 상태. 결론은 김정현의 역전승이었다.
바둑은 큰 난전 없이 편안하게 흘렀다. 좌하 접전에서 박승현(흑)은 하변에서 흑을 알뜰하게 수습하며 우변과 중앙에 거대한 세력을 쌓았다. 이때 백은 우변을 삭감하여 터를 잡았지만, 흑은 좌변 백 집을 깎았고 우변 흑 집을 확보했다.
중앙 언저리의 공방이 한참 벌어질 때 좌상 흑이 오히려 잡히면서 흑이 위기를 맞는 듯했다. 그러나 사석작전으로 바깥을 최대한 틀어막은 흑이 중앙에서 대궐을 형성해서는 오히려 두터운 바둑이었다. 미세하게 흑이 앞서는 바둑이 계속되었으나, 막판에 상변 흑 7점이 난데없이 잡히는 바람에 그만 역전에 이르고 말았다. (280수 끝, 백1집반승).
▲ 미남기사의 맞대결. 김정현-박승현.
▲ 대국 막판 상변 흑 대마가 곤경에 빠지면서 역전패를 당하는 박승현.
▲ 종국모습. 연패의 터널을 벗어난 김정현.
2국 허영호 (충북&건국우유)-강유택(영남일보)
12승2패로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강유택과 최근 한국바둑의 최강 아이콘으로 등장한 허영호(9승5패)의 한판 대결. 삼성화재배 원정대국을 치르고 또 내일 춘란배를 위해 출국해야 하는 허영호가 긴급투입되었다. 그만큼 팀으로서도 중요한 한판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만만찮은 후배 강유택으로서도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한판이었다. 바로 다승왕 타이틀이 눈앞에 와 있기 때문이다. 현재 12승2패로 이세돌과 공동선두. 그러나 2경기가 남아 있어 자력으로 다승왕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름값처럼 비중 있는 바둑이었고 수준 높은 바둑이었다. 초반부터 흑(허영호)이 리드해 갔으나 백(강유택)은 은근히 따라붙으며 두터운 바둑을 유지했다. 승부가 갈라진 것은 후반 막바지 끝내기 과정에서였다.
중앙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한 강유택은 느슨한 맘이 생겼다. 좌중앙을 치중했으면 미세하게나마 백이 남는 바둑이었지만, 아래쪽 백 집을 지키는 바람에 두 집 이상의 차이가 벌어졌다. 강유택으로서는 중앙에서 흥했다가 중앙에서 망한 내용이었다. 이로써 12승3패가 된 강유택은 자력으로는 다승왕이 힘들게 되었다. (277수끝, 흑2집반승)
▲ 시작부터 진지한 강유택-허영호의 중량감 있는 대국.
▲ 삼성화재배 격전 후 곧장 귀국해 대국을 가진 허영호. 내일 또 춘란배 관계로 중국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 백 사석 하나가 오른쪽 돌 통에 옆에 떨어져있는 것을 두 대국자는 모르고 있는 사실이 흥미롭다. 실제로는 흑 2집반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