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30 오전 9:25:17 입력 / 2010-12-30 오전 9:20:32 수정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했다. 하이트진로가 힘들 것으로 보였던 4:1 승리를 이뤄내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29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0 한국바둑리그 18라운드 3경기 하이트진로와 영남일보의 둘째 날 대결에서 하이트진로가 3경기 모두 승리를 가져가며 4:1로 승리를 거뒀다.
하이트진로는 오늘 벌어지는 3판을 모두 이겨야 포스트시즌에 진출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하이트진로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한 영남일보의 몸부림에 3판을 모두 이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하이트진로 선수들의 포스트시즌을 향한 집념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Kixx는 9승7패로 하이트진로와 동률을 이뤘지만 개인승수에서 1승이 부족해 5위로 마무리했다. 1승이 모자라 포스트시즌에서 탈락된 Kixx팀 입장에서는 박정환이 지각으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패한 대국이 매우 아쉽게 됐다.
▲ 하이트진로-영남일보 대진표.
3국 원성진(하이트진로)-김지석(영남일보)
상대전적에서 원성진이 김지석에 3승4패로 뒤지고 있었다. 하지만 2지명인 원성진은 1지명 김지석보다 랭킹이 높아질 정도로 올해 원성진의 활약이 돋보였다. 하이트진로가 3판을 모두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원성진이 김지석을 꺾으며 둘째 날 대국에 첫 단추를 잘 뀄다.
초반은 바둑판을 반으로 접어 흉내바둑 형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하지만 금방 변화가 일어나며 다르게 진행되었다. 원성진은 우하귀를 버리고 발 빠르게 큰 곳을 가져갔다. 그리고 상변을 강력하게 끊어가며 백돌을 잡아 우하귀에서 손해 본 실리를 만회했다.
김지석은 중앙 세력을 바탕으로 하변에서 중앙에 이르는 큰 집을 지으려고 하였다. 중앙 파괴가 승부처가 된 상황. 원성진은 강력하게 붙여가며 파괴를 시도하였고 백의 약점을 이용해왔다. 김지석은 강력하게 버텨보았지만 수가 나면서 중앙이 많이 파괴 되 결국 돌을 거두었다. (179수끝, 흑불계승)
▲ 원성진은 올해 활약이 좋아 1지명보다 랭킹이 높아졌다.
▲ 김지석-원성진 대국. 원성진 승.
▲ 중앙을 파괴하며 승리를 가져간 원성진.
4국 김형우(하이트진로)-백대현(영남일보)
김형우는 백대현에 상대전적에서 3승으로 앞서 있었고 객관적인 전력도 김형우가 많이 앞서 있었다. 또 백대현이 올해 바둑리그에서 승리 없이 9패로 매우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김형우의 승리가 예상되었다. 하이트진로의 승리가 꼭 필요한 상황에서 김형우는 백대현을 꺾으며 승점을 보탰다.
초반부터 바둑은 집바둑 양상을 보였다. 백대현을 상변을 가져간 후 좌변 백을 끊어가며 실리를 차지하였다. 이에 맞서 김형우는 우변을 가져갔고 중앙 흑을 공격하며 하변에도 실리를 가져갔다. 바둑은 이르게 끝내기에 돌입하였고 김형우가 5집반을 남겨 승리를 가져갔다. (260수끝, 백5집반승)
▲ 김형우-백대현 대국. 김형우 승.
▲ 허리 역할을 톡톡히 해낸 김형우.
5국 이원영(하이트진로)-박정상(영남일보)
하이트진로가 3,4국을 따내면서 5국에 모든 것이 걸렸다. 자신의 손에 팀의 생사가 걸려 경험이 적은 막내 이원영의 부담감은 매우 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원영은 쉽지 않은 상대 박정상을 만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대마를 잡으며 승리를 가져가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올려 놓았다.
초반부터 우상귀에서 두 기사의 기세 대결이 볼만했다. 서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강력하게 두어나갔다. 이원영은 우변에서 빠른 사활 수읽기로 한 점을 살리며 정확하게 두어 나갔다. 박정상은 우변 실리에 이어 좌변에서도 실리를 챙기며 집으로 앞서 나갔다.
이원영은 우중앙 세력을 집으로 만들며 집으로 따라갔다. 실리는 박정상이 앞서고 있어 이원영은 미생인 중앙 흑을 공격하며 이득을 봐야했다. 이원영은 공격하기 전 먼저 좌변을 붙여갔고 흑이 끊어오자 대마를 씌워갔다. 박정상은 받지 않고 좌변을 챙겨 대마사활이 승부가 됐다. 이원영은 시간 연장을 하면서 수읽기를 한 후 흑대마를 잡으러 갔다. 박정상은 끊어가며 수를 내보려고 하였지만 대마가 갇히게 되어 꼼짝없이 잡히고 말았다. (156수끝, 백불계승)
▲ 이원영-박정상 대국. 이원영 승.
▲ 포스트시즌 진출을 결정지은 팀의 막내 이원영.
▲ 이원영 인터뷰 장면.
5국 승자 이원영 인터뷰
승리의 소감 한마디.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해서 매우 기쁘다. 힘들게 올라간 만큼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중요한 대국이었는데, 긴장되지는 않았나? 승부 판이라 긴장이 됐지만 전투가 벌어져 수읽기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마지막 붙이는 수는 시간 연장을 하면서 수를 본 것인가? 씌웠을 때부터 보고 있었다. 확실하게 수읽기를 하려고 시간 연장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