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나란히 '2강'을 형성했던 영남일보가 Kixx에게 1패를 당하면서 1위 포스코LED는 이번 11R를 상당히 기대했다. 티브로드전만 무사히 넘기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할 가능성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2승8패 티브로드는 제일 먼저 '4강 진출'이 좌절된 팀. 포스코LED가 패배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별로 없었다.
7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1 한국바둑리그 11라운드 3경기 둘째 날 대국에서 고근태가 '다승왕' 강동윤을 잡는 수훈에 힘입어 티브로드가 갈 길 바쁜 선두 포스코LED를 1-4로 대파하며 고춧가루 부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 3국 강동윤-고근태. 막판의 부담을 가진 듯 강동윤의 표정이 밝지 않다.
●○…파이팅 고근태!, 다승왕 강동윤 잡고 결승타!
포스코LED 김성룡 감독은 평소 오더짜기가 쉽지 않은 팀으로 Kixx 넷마블 그리고 티브로드를 꼽는다. 이들 3팀은 공통적으로 원투펀치가 탁월하며 포스코LED가 갖지 못한 특장점이라고 했다. 따라서 낭만적인 시선으로 티브로드를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감독이 우려하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1~3지명이 둘째 날 모조리 출전하여 대역전도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3국에서 믿었던 강동윤이 무너지면서 역전의 꿈은 산산조각 나 버렸다. 첫날 2연패를 당하는 바람에 지나친 부담감을 안고 싸운 것이 패인이었다.
▲ 고근태의 힘찬 착점 모습.
3국 고근태(24)-강동윤(22)
다승왕(9승1패) 강동윤과 후기리그에서 상승세를 타는 고근태가 만났다. 강동윤에 비해 안정감은 떨어지지만 상위지명 잡는 킬러를 찾는다면 고근태만한 선수가 없다.
이날 바둑에서 흑을 든 고근태는 초반 출발이 좋지 않았다. 우변 흑집을 크게 장만하기는 했지만 하변에서 백에게 맹공을 허용하여 흑 두 점을 떼어주면서 끌려 다녔다. 곧장 좌하귀를 붙여가며 승부수를 날렸다. 주변 백이 원체 강한 곳이라서 다소 무리한 감이 없지 않았지만, 흑이 우여곡절 끝에 수습이 되면서 격차를 좁혔다.
마지막 승부는 상변 백을 우격다짐으로 잡자고 덤벼들었다. 여기서 중앙전이 백미로 치달았지만 결국 고근태는 상변 백말을 포획하면서 여유 있는 형세로 역전에 성공했다.
강동윤이 이 한판을 이겼더라면 다승왕을 예약할 수 있었지만 불의의 1패를 당하면서 9승2패를 기록했다. 8승3패 그룹(이창호 이세돌 강유택)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 초반 불리한 형세였으나 중반에 승부수를 던진 고근태 승.
▲ '다승왕이 흔들린다!' 강동윤은 이로써 9승2패가 되었다.
▲ 4국 박영훈-백홍석.
4국 박영훈(26)-백홍석(25) / 5국 이용찬(29)-목진석(31)
고근태가 의외로(?) 강동윤을 셧 아웃시키는 바람에 의미 없는 한판이 되어버렸지만, 애초에는 팀승부의 저울추가 될 빅카드였다.
바둑은 초반부터 난전이 계속되었고 백홍석이 약간 좋은 흐름이었다. 그러나 승리를 낙관하던 백홍석은 중앙 백 대마를 쫓으려다 오히려 흑집이었던 우변이 뚫리면서 승부를 만들어주는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결국 상변까지 연관되어서 천지대패가 났으나 흑이 팻감부족으로 돌을 거두었다. 포스코LED는 절대우세였던 백홍석 마저 패하자 검토실에서 철수해버렸다. 영남일보에게 개인승수에서 뒤져 2위로 추락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