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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바둑은 슬픈 드라마!

이세돌, 이창호에 막판 역전승 거둬

2011-07-22 오전 9:40:58 입력 / 2011-07-22 오전 9:56:29 수정


▲ '창호형! 미안해요.'

이세돌은 이겼으나 고개를 쉬 들지 못하면서 선배에게 미안해했다. 이창호는 패했으나 후배에게 야속한 맘은 없었다. 맘이 몹시 아픈 이는 있으나 아프게 한 이는 없었다. 차라리 졌더라면 이렇게 맘이 아프지는 않았으리라. ‘아, 바둑은 슬픈 드라마여!’

21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1 한국바둑리그 6라운드 1경기 첫날 대결에서 신안천일염과 넷마블은 피차 필승의 바둑을 필패로 마감하는 '파격'을 선보이며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 신안천일염-넷마블의 오더.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작년 챔프 신안천일염과 최하위에 처져있는 넷마블의 일전. 양 팀은 서로 서로 최근 부진을 만회할 절호의 상대라고 여길 것이다. 신안천일염은 이세돌 김동호가 평균 이상의 힘을 보여주곤 있지만 ‘허리’ 안조영 한상훈이 어느 정도 받쳐줄 지 관심이다. 반면 넷마블은 주장 이창호를 제외하면 모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총체적 위기이다. 특히 원성진과 김형우가 힘을 보태주어야 한다.

이세돌-이창호가 맞붙는 2국이 팀 승패를 떠나 최고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본다면 살짝 신안천일염의 우세한 오더로 보인다. 넷마블로서는 4,5국에 나서는 원성진 한웅규가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 지 초점이다.

▲ 1국 의기소침한 김형우(왼쪽)와 의기양양한 김동호.

●○…김형우, 행운의 승리거두며 연패 탈출!

1국 김동호(20)-김형우(23).
김형우가 과연 5연패의 수렁을 탈출할 지 관심이었다. 아깝게 패한 바둑이 많았던 김형우인지라 심리적으로 편안한 1국에 등판했다. 연패탈출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일단 상대가 새내기이지만 안정감있는 김동호이며 상대전적에서도 1패를 이미 당한 바 있다.

그래서 일까? 흑을 든 김동호의 손길은 초반부터 자신감이 넘쳤다. 중앙에서 서로 끊어가서 1차 승부처가 되었다. 그러나 백이 우변을 지키지 않고 중앙으로 행마하자 즉시 붙임수가 작렬하며 흑이 단박에 우위에 섰다.

백은 중앙을 제어하는 사이 흑은 우변을 제압해서는 필승국면. 김형우는 우변 백의 사활을 운명(?)에 맏기면서 우하귀를 가일수했다. 그러나 필승의 장면에서 김동호는 수상전에서 미스를 범해 거꾸로 흑이 잡히면서 대 역전패를 당했다.

국후 김형우는 “지난 라운드에서 역전패를 많이 당해 의기소침했었는데, 오늘 행운의 승리를 거두어 조금 맘이 풀렸다. 그러나 내용으로는 아직도 좋지 않은 듯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 2국 이세돌-이창호.

●○…이창호, 결승선 앞에서 실족, 이세돌에 승리 헌납

2국 이세돌(28)-이창호(36)
작년 바둑리그 개막전에서 이상훈 양건 두 동갑나기 감독은 이창호와 이세돌이 맞붙는 깜짝 승부를 벌여보자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창호의 중국리그 출전관계로 무산이 되고 말았다.올해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창호 이세돌의 묘한 자력이 운명처럼 작용했다.

이세돌-이창호는 작년 12월 바둑왕전 본선 이후 7개월 만에 만남이며, 바둑리그에서는 05년 이후 6년 만의 재회. 상대전적에서는 24승31패로 ‘여전히' 이창호가 앞서 있지만 이세돌은 최근 3연승 중이다. 이세돌은 아직도 갚아야 할 빚이 많다고 느낀다.

시합 전부터 긴장감이 돌았다. 스튜디오 구석편에서 대국개시를 기다리는 순간, 그 짧은 찰나에도 어색한 몸짓을 보인 두 거인. 대국을 개시하자 초반부터 장기전을 예고하듯 느릿느릿 한수씩을 갖다 놓았다.

여전히 초반 무리한 공격은 이세돌의 트레이드마크인가. 비씨카드배 춘란배 결승을 두면서 늘 불안했던 것은 무리한 초반 공격이었다. 물론 극적으로 언제나 이겨왔지만 관전하는 팬들의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우하귀에서부터 전투가 일어났다. 한층 거칠어진 이창호는 요즘 초반부터 전투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무리한 전투를 일삼는 이세돌로서는 무조건 환영. 그러나 우하귀 전투에서 이세돌은 돌을 거두어도 될 만큼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이세돌은 곧장 모진 흔들기를 감행했다. 그 덕에 우상귀와 상변 일대에서 큰 집을 만들었다. 그러나 좌변과 하변에서 나뉜 양곤마 등 계속해서 수습의 길만 앞에 놓여있었다. 이세돌의 흔들기에 이창호는 미동도 않았던 것.

이창호는 99% 마지막까지 이겨있었다. 좌변에서 마지막 대마 수상전을 벌이고 있을 때 그만 성급하게 수를 메우다가 실족사를 당하고 말았다. 이창호의 패착과 동시에 검토실에서는 긴 탄식이 흘러나왔다.



▲ 이창호가 필승의 바둑을 수상전 실수로 석패.

● TALK & JOKE ○

"생각해보니 많이 늙었지?!"
양건 넷마블 감독-한국리그 처음 생길 때가 고등학생 때였다며 이영구가 과거를 회고하자. (이영구는 2003년 드림리그가 생길 때 고1이었다고.)

"두 근 반 세 근 반 할 겁니다."
바둑TV 해설위원 유창혁-1국에서 김형우가 우변 백 사활이 걱정스러울 것이라며.

"9연승하면 10승4패 맞죠?"
넷마블 최창현 팀장-1국에서 김형우가 ‘다 진 바둑’을 역전에 성공하자 기분이 업되어.

"살이 좀 빠지겠지요."
바둑TV 해설위원 김영환-2국 이창호 이세돌이 심각한 수싸움을 계속하자.

"농심신라면배 와일드카드 내기입니다."
인터넷사이트 유저-2국은 이세돌 이창호의 대국은 요즘 논란이 뜨거운 농심신라면배 와일드카드의 주인을 가리는 것이 좋겠다며.



▲ 이창호와 이세돌의 대국개시 직전 모습.

▲ 이창호의 초반 착수가 힘차다.

▲ 반면 이세돌은 결의에 찬 표정.

▲ 신안천일염의 검토 모습.

▲ 넷마블 검토진이 1국 승부처에서 나온 사활을 검토하고 있다.

▲ 신안천일염 검토진. 오른쪽부터 강승민 한상훈 이정우.

▲ 12월에 결혼식을 올리는 박정상-김여원 커플이 검토실을 찾았다.
TYGEM / 바둑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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