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개인 7월 17일 송추계곡
S#1. 인연과 인연
올 여름 비가 참 많이 내렸습니다.
장마 뒤끝의 송추 계곡은 수량이 풍부해 계곡다웠습니다.
일요일 오전부터 그 계곡 깊숙한 곳으로 바둑 인들이 모여들었습니다.
클럽 A7이 주최하는 바둑 인들의 피서 모임인데 명단을 보니 80명쯤 되더군요.

작년부터 시작된 모임인데 올해 참가자가 부쩍 늘어 바둑계의 흥미로운 행사로 자리 잡을 듯싶습니다.
송추 나들이는 무작위로 4개조를 만들고 조 대항 바둑 단체전을 벌입니다.
승부를 가리는 바둑이 아니라 명사들과 아마 고수들이 접바둑으로 수담을 즐기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바둑뿐만 아니라 족구, 알까기, 윷놀이, 신발 던지기 등 여러 가지 게임을 통해 모든 참가자들에게 골고루 선물이 돌아갑니다.
각계각층과 각지에서 송추까지 찾아온 바둑 인들은 모처럼 더위를 잊고 하나 되어 폭소를 나눕니다.
이 모임의 태동 비화가 재미있습니다.
2009년 12월 타이젬 인물포커스에 [세계 유일의 바둑 디자이너 홍시범] 편을 소개한 적 있습니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바둑대회를 세팅하는 홍시범 감독의 스토리였지요.
불우한 환경을 딛고 일어나 아들 홍맑은샘을 길렀고 바둑계에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홍감독의 스토리를 여러분들께서도 기억하실 겁니다.
▲대국 중인 정해조 고문.
그때 그 이야기를 접하고 감동을 받은 바둑애호가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아, 바둑계에 이런 사람이 있다니!’
그런데 아주 우연하게도 그로부터 며칠 후 그 사람과 홍감독이 부동산중개소에서 만나게 됩니다.
홍감독이 A7 사무실을 구하기 위해 중개소에 들렀는데 조우하게 된 겁니다.
인물포커스의 사진을 통해 홍 감독을 알고 있던 그 사람이 악수를 청해오고 두 사람은 이내 오래 알아왔던 사이처럼 교류하게 됩니다.
“제가 뭐라도 도와드릴 건 없는지요?”
그 분이 넌지시 후원 의사를 전하자 홍 감독이 아이디어를 냅니다.
“제가 바둑 행사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바둑 인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즐거운 시간을 나눌 수 있게 해주세요.”
“그렇다면 대회보다 그냥 시원한 계곡에서 만나 바둑도 두고 영양도 보충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볼까요?”
그런 자리를 만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그가 흔쾌히 후원을 약속합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아바사의 정해조 고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