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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회

건강한 웃음 가득했던 여행

소소회 양평 청운골 생태마을

2011-08-11 오전 10:18:04 입력 / 2011-08-11 오전 11:16:06 수정

▲ 이날 소소회 연수에 참여한 기사들.
▲ 이날 소소회 기사들이 묵은 청운골 생태마을의 한 숙소.

하늘은 하얀빛인데, 비가 왔다. 장마철이다. 창밖을 바라보니 열어둔 창틈으로 눅눅한 바람이 들어왔고 곧이어 토독토독 빗방울도 새어 들어왔다.

▲ 수줍게 웃으며 소소회 걸레질하는 최정.

이내 소소회에 도착한 최정은 창을 닫고 걸레질을 시작한다. "최정 사범님 늦은거 아니에요?"라며 건넨 인사에 쭈뼛쭈뼛 "말 놓으셔도 되요."라며 수줍게 웃는 최정이다.

▲ 비 때문에 일정변경을 위해 임원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태현, 박지연, 윤준상.

버스를 타고 1시간 반 정도 지나자 목적지인 '청운골 생태마을'에 닿았다. 승부는 잠시 잊고 자연이 어우러진 생태마을에서 초록빛 휴식을 찾으려는 소소회 임원들의 선택이다.

소소회는 충암연구회에서 발전했다. 연구할 공간이 없었던 80년대, 허장회를 주축으로 최규병, 양재호, 유창혁, 김승준 등 이 모여 만들었다. 젊은 기사들은 포석과 정석 등을 함께 연구하며 '한국형 바둑'을 만들어 갔다.

▲ 어느새 소소회에서 노장(?)이 된 안조영은 이날 젊은 기사들의 보호자를 자처했다. 그는 "늘 타이젬에서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주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우리 젊은 기사들은 타이젬에서 온라인 리그를 종종 벌이기도 한다."고 인터뷰했다.

일본기성을 상대로 의연하게 승리를 가져오는 이창호를 보며, 팬들은 묘한 쾌감을 느꼈다. 8~90년대는 그랬다. 바둑을 몰라도 일본의 일인자를 꺾는 무표정한 돌부처에게 반해 바둑붐이 일었다. 세계대회는 한국이 휩쓸고 주요 일간지에는 대문짝만 한 기사가 실렸다. 당시 충암연구회는 튼튼한 밑거름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2011년, 한국 경제는 튼튼하다. 일본에 큰 지진이 나서 도움을 필요로 할 때, 한국은 선뜻 도움을 주었다. 식민지 시절의 아픔을 딛고 씩씩하게 견뎌낸 것이다. 이제 일본에 열등감을 갖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자 10년 이상 세계바둑대회 우승에 더이상 팬들은 열광하지 않는듯 했다.

팬의 환경이 바뀌자 프로기사의 환경도 변했다. 연구실이 없어 쩔쩔매던 시절과 달리 이제는 각 도장의 문화가 단단해졌다. 입단을 목표로 한솥밥을 먹으며 공부하던 동기들끼리 입단한 뒤에도 그들만의 연구가 계속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제 젊은 기사들의 연구회는 소소회만 숨쉬는 것이 아니라 '신사 연구회', '진석연구회', '홍대연구회' 등 필요에 의해 속속들 이 태어나게 되었다.

▲ 소소회 윤준상 회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러자 '도장 문화로 인한 프로기사들의 분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생겨났다. 연구는 이미 각 도장에서 충분히 진행되 고 있다. 프로바둑계는 각 연구회의 '융합'이 중요한 키워드로 떠오르게 되었다. 소소회 윤준상 회장은 말한다. "젊은 기사 들은 함께 어우러져야 해요. 그래야 서로 정보(신수) 교환도 하며 함께 발전해 가는거죠."

▲ 비가 오는 데도 불구하고 실외 게임을 불사하는 기사들의 모습.

▲ '티셔츠 벗기 내기' 첫 골을 먹히는 팀은 '팀구별'을 위해 티셔츠를 벗는 재밌는 내기가 걸렸다.

장마철이라 비가 종일 내리는 데도 불구하고 소소회의 기사들은 우산도 없이 축구도 농구도 열심이었다. 승부를 떠나 초록 빛 휴식을 갖자는 원래 취지를 잊었는지(?) 모든 게임에 모든 기사들이 승부를 하는 순간에는 눈빛을 반짝였다. 바둑판 앞 에만 앉아 있어 약할 줄 알았는데 모두가 건장한 청년들이었다.

건강한 육체는 건강한 정신을 낳는다. 번뜩이는 묘수는 건강한 육체가 낳은 듯 했다.

▲ '몸으로 말해요' 말은 하지 않고, 오로지 몸으로만 단어를 설명해 맞추는 게임.

▲ 박정상도 어린 기사들과 어울리기 위해 온 몸을 던져 게임을 즐겼다.

▲ 퀴즈의 달인으로 안국현이 뽑혀 토지(土地) 21권 전집을 획득했다. 토지 전집은 김종서 작가가 후원했다.

실내게임을 즐기며 소소회 기사들은 해맑게 웃었다. 윤준상 회장의 의도대로 각 도장이나 연구회에 국한되지 않고 모두가 어울렸다. 보기에 좋았다. 미소가 반듯한 이 청년들이 한국 바둑의 미래를 책임지는 '허리'다. 우리가 80년대에 바둑으로부 터 힘을 얻었다면, 이제는 우리가 '허리'들을 응원할 차례다.
TYGEM / 강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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