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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한은 바둑발전의 걸림돌

초읽기 없애고, 대국 종료시간 예측하게 해야

2011-05-31 오후 6:04:40 입력 / 2011-05-31 오후 6:07:25 수정



임창순

제천에서 바둑교실 운영.
일제시대 약탈된 바둑문화재 반환운동을 전개중.

[대국규칙:시간제한]은 바둑발전의 걸림돌

▲전국체전 

바둑이 스포츠로 분류되고 제도권에 안착했다. 여러 경기종목이 함께하는 스포츠세계에서 바둑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문화마인드를 스포츠마인드로 전환해야 한다. 스포츠로서 성공 관건인 팬 확보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인 것이다. 팬의 외면으로 몰락한 종목은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그들이 우리에게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스포츠는 경기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일반적으로 공격과 방어로 이루어지는 게임형식과 자기역량을 겨루어 승부를 가리는 콘테스트 형식으로 나누어진다. 바둑은 전자에 속하고 골프나 육상, 수영 등의 경기는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경기에는 일정한 경기규칙이 필수인데 경기의 흥미를 달라지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경기들을 분석해 보면 득점이나 기록으로 승패를 가르는 방식에서 서바이벌 형태로 문화 패러다임이 진화하는 경향을 읽을 수 있는데 이와 유사한 사례가 ‘k1’이나 ‘나는 가수다’와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추세다. 축구에서도 공격자에게 우선권을 주고 골든 골을 도입하는 등 관중의 흥미를 유발시키는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는데 이 또한 흥미를 돋우기 위해 도입되는 새로운 규칙들이다. 경기에서 서로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고 흥미를 유지시키는 규칙(rule)도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스포츠 세계에서는 살아 남기 어렵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례들이 가르쳐주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바둑경기는 바둑을 모르는 사람에게 재미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힘들다. 바둑방송이 시청률이 낮은 이유는 바둑을 아는 사람들만이 채널을 선택하기 때문인데 바둑을 아는 사람조차 선택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있다. 문제제기의 핵심인 대국시간이다.

바둑경기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모호성과 함께 승부확인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마니아들도 시간적으로 부담이고 바쁜 일과에 시달리는 일반 동호인들은 시간분배조차 어렵다고 하소연 한다. 시간부담은 바둑 애호가들은 시간분배가 가능한 종목으로 이동하게 만들며, 바둑 동호인 숫자가 줄어드는 결과를 만들었다. 국제경기나 국내 바둑리그 관중이 없는 것이나 방송 시청률이 높아지지 않는 것도 무관하지 않다.

▲바둑리그

이것이 원인이라면 해결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바둑경기를 끝내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분석해 보자! 대부분의 바둑이 제한시간 각 20분에 30초 초읽기 3회라는 규정을 지킨다는 가정을 가지고 200수 기준으로 승패를 결정한다는 가정을 세우자.

이 경우 바둑경기시간은 약 2시간이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 40분과 160수를 평균 25초로 환산하면 4,000초 이를 분으로 환산하면 67분 정도이다. 물론 프로들은 초읽기에 들어가면 28초는 되어야 착점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주어진 시간과 초읽기 시간을 더하면 1시간 47분 정도 걸리는데 중간에 시계를 멈추고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고, 200수 이상의 수순으로 바둑이 종료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약 2시간을 잡은 것이다.

 
▲제한시간 1시간 초읽기 40초 3회인 KT배의 모습.

프로기전 중 일부는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3개를 주기도 하는데 이 경우 앞의 기준을 대비하면 약 5시간이 소요된다. 한 경기를 5시간 관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2시간도 관전하기 어려운데 5시간은 엄두도 못 낼 시간이다.

▲
이슬아 아시안게임에서 시간공격 당한 모습

이런 원인에 대해 어떻게 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얼마 전 북경 아시안 게임에서 ‘시간공격’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경기규칙을 보면 중국도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한 것 같다. 우선 제한시간을 총량으로 정하고 초과 시 벌점적용, 한 번 더 초과 시에는 시간패로 처리한다는 규칙이 그렇다.

나는 이 규칙을 흥행이 필요한 스포츠 바둑경기에서 꼭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제한시간을 줄이거나 늘여서 아예 여러 경기종목을 만드는 것도 제안하고 싶다. 일부에서는 시간 공격이 비겁하다고들 하지만, 시간을 아끼기 위해 패감을 미리 쓴 것이나 나중에 시간공격을 위해 초반에 깊이 사고하지 못한 것들은 서로 상쇄 되는 것들이다.

경기시간을 시간제로 바꾸면 대국장에서 초읽기가 사라지고 경기는 박진감을 가지게 된다. 바둑을 잘 이해 못하는 관전자도 시간을 보면서 유, 불리를 판단할 수 있고 시간 내에 경기가 끝나기 때문에 일상에서 관전선택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발생한다.

대국규정 하나 바꾼다고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바둑계는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고 이를 제도권에서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TYGEM / 컨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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