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진출에 실낱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던 '이세돌의 팀' 신안천일염은 둘째 날 넷마블을 이길 가능성이 더 높았다. 주장 이세돌이 등장하는 3국과 후보 선수 간 대결에서도 이정우가 이상훈보다 유리하다는 중론이었다. 그러나 3국에 등판한 이세돌의 착각 한 번으로 모든 것은 끝나버렸다.
20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1 한국바둑리그 13라운드 2경기 둘째날 대결에서 넷마블은 한웅규가 이세돌을 꺾는 수훈에 힘입어 신안천일염을 4-1로 눌렀다. 이로써 신안천일염은 5승8패로 4강 탈락이 확정되었고, 넷마블은 7승6패로 남은 1경기를 이기면 자력으로 4강에 진출하게 된다.
▲ '턱 싸움?' 3국 이세돌-한웅규.
●○…이세돌의 착각-PS탈락의 징후?
3국 한웅규-이세돌. 현재 9승으로 다승2위에 올라있는 이세돌과 '속기의 달인' 한웅규가 만났다. 두 선수 모두 역전형이기 때문에 난전이 예상되었다. 상대전적은 '의외로' 1승1패로 호각.
초반부터 좌하귀에서 낯선 길에서 겨루었다. 서로가 얽히고 얽힌 난전이었으나, 느닷없이 초반에 등장한 이세돌(백)의 착각이 이 바둑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중차대한 승부에서 일어난 어이없는 해프닝이었다.
초반 백이 하변을 2선으로 뛴 수가 축머리를 착각한 어이없는 수였다. 흑이 졸지에 중앙 요석 석 점을 빵때림해서는 극도로 바둑이 쉽게 풀렸다. 난데없는 횡재를 한 한웅규도 우하귀에서 또 이득을 보며 갈수록 격차를 벌렸다. 지속적으로 승부로 나오는 백을 무난히 선방하며 완승을 거두었다.
▲ 초반에 등장한 이세돌의 착각으로 단명국이 되었다.
▲ 이세돌은 30분을 복기에 할애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 '중후한 대결' 4국 이상훈-이정우.
●○…최고령 이상훈, 행운의 첫 승이 결승타.
4국 이상훈-이정우 / 5국 이창호-김동호. 애당초 3국에서는 이세돌, 5국에서는 이창호가 등장하기 때문에 4국이 승부 판이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정우로써는 뜻하지 않게 이세돌이 패했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스런 판이 되었다.
일단 순조로웠다. 백은 착실히 실리를 차지하고 흑은 중원을 차지하며 큰 모양작전을 펼쳐 후반까지 흑(이정우)이 반면 10집을 앞서는 상황. 그러나 막판에 와서 이정우의 착각이 화를 부르고 말았다.
무심코 좌하귀를 젖혀잇는 끝내기를 하는 순간 자충이 걸려서 백이 반발하는 수가 생겼다. 그러나 흑은 수단을 보지 못했다. 결국 하변에서 패가 생겨서 흑은 무려 25집을 상회하는 손실을 입고서 아쉽게 패배하고 말았다. 행운의 승리를 거둔 최고령(38) 이상훈은 이로써 바둑리그 첫승(1승2패)이 결승타가 되었다.
한편 이창호가 등장하는 바둑은 모처럼 외면(?)을 받았다. TV생중계도 장고대국인 4국을 위주로 방송했고, 이미 승부가 결정되고 난 후의 사판(死板)이었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훨씬 거칠어진 이창호(흑)는 초반 우변에서 도발해오는 김동호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완승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