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同床異夢)이었다. 서로 피를 보는 육박전이었으나 상대방을 쓰러트리는 것이 목표는 아니었다. 선두 포스코LED는 페넌트레이스 1위로 챔피언결정전 직행이 목표였고, 6위 한게임은 4강 턱걸이에 애간장을 녹이고 있었다.
둘 다 처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낙오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던 한게임이 더욱 더 초조하게 되었다. 3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1 한국바둑리그 13라운드 3경기 첫날 대결에서 포스코LED는 강동윤 김정현의 수훈에 힘입어 한게임은 0-2로 몰았다.
●○… 벼랑 끝에 선 전통의 名家
선두 포스코LED는 1위를 굳히기 위해, 그리고 벼랑 끝에 몰린 한게임은 '4강 진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너무나 중차대한 한판 대결을 펼친다. 후기리그에 들어서 포스코LED는 연승을 거둔 적이 없고, 또한 한게임은 최근 3연패로 저조한 성적이 고민거리.
1~5국이 '매치 업'이 조금씩 한쪽으로 기운 듯하지만, 4국 장고대국이 팀 승패를 좌우할 예측불허의 경기가 될 것 같다. 그러나 첫날 1지명이 엇갈려서 출전하는 대국에서 서로 1승씩은 확실히 챙겨야 한다는 전제를 깐 전망이다.
▲ 한게임-포스코LED 오더. 4국이 핵심이다.
▲ 1국 강동윤-이태현.
●○…11승 강동윤, 다승왕 예약하다
1국 이태현-강동윤. 첫판부터 다승왕 강동윤이 등장한다. 상대는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태현. 강동윤으로서는 최근 명인전 천원전에서 4강에 진출해있는 이태현은 버거운 상대이다. 다만 그러한 예상은 팀이 정상궤도를 달리고 있을 때의 전망. 팀 사정상 첫판부터 밀리면 안 되는 이태현이 과연 강적 강동윤을 만나 '오히려' 부담을 얼마나 떨칠 것인지 과제가 될 터.
역시 그랬다. 비교적 안정감 있는 이태현(흑)은 초반부터 서두르는 인상이 역력했다. 우상귀 정석과정에서 패가 발생하자 우하귀를 내어주고서 패를 해소했다. 이어서 흑이 하변을 지켜두어야 할 찰나에서 좌하귀를 움직였다.
여기서 또 급전이 생겨서 패가 또 만들어지자 팻감이 없었던 흑으로서는 좌하귀 귀살이를 한 흑을 통째로 허용하면서' 불평등 타협'을 보았다. 따라서 승기를 내주고만 흑은 더 이상 역전의 동력을 상실했다. 강동윤은 이날 승리로 11승2패를 기록하여 최종전에서 패하더라도 공동1위를 확보해놓았다.
▲ 강동윤의 초반 우세를 끝까지 지키며 완승을 거두었다.
▲ 이로써 11승으로 공동다승왕을 확보한 강동윤.
▲ 2국 이영구-김정현.
●○…결국 '4강탈락'의 부담이 현실로 나타나다
2국 이영구-김정현. 한게임의 든든한 1지명 이영구와 올 시즌 신예 티를 확실히 벗어버린 김정현이 격돌했다. 결국 이영구(백)도 흔들리고 말았다. 바둑은 초반부터 전투로 일관하여 승리를 잡은 흑의 완승으로 끝이 났다.
우하귀에서 구 정석이 등장해 '낯선 길'에서 기세싸움이 이어졌다. 그러나 끊어진 백 한 점을 당장 움직이면서 전투가 벌어졌으나 하변을 멋지게 처리해낸 흑이 흐름을 잡았다.
흑이 승인이 된 것은 초반 백이 난조를 보일 때 더욱 강공으로 몰아붙인 대목. 하변을 안착한 흑이 중앙 백을 도리어 끊어가면서 계속 공격으로 몰아치는 수를 작렬시킨 것이다. 백이 좌변 실리를 차지하면서 버티었으나, 이후 흑은 중앙 공세를 확실히 하며 백말을 공격하며 결국 이영구의 착각을 유도하며 중앙 대마를 잡고서 단명국이 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