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수전
新조국수, "이제 낙관파 아닙니다"
제55회 국수전 우승자 조한승 인터뷰
2011-11-16 오후 7:50:17 입력 / 2011-11-16 오후 8:47:45 수정
▲ "국수전 우승으로 자신감을 갖고 세계 타이틀에 도전하겠다."고 말하는 조한승 9단.
새로운 조국수가 탄생했다.
11월 16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4층 특별대국실에서 벌어진 제55기 국수전 도전 5번기 결승 5국에서 조한승 9단이 최철한 9단에게 승리하며 종합전적 3-2로 국수타이틀을 쟁취했다.(이하 기사 내 양 대국자 단위 생략.)
올해 55승 16패를 기록 중인 조한승은 승률랭킹과 다승랭킹 1위에 랭크되는 등 호조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조한승은 이러한 성적이 무색할 만큼 GS칼텍스배 4강 탈락, 농심배 국내선발전 탈락 등 주요 길목에서 번번히 패해 2%가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었다.
이러한 2%를 조한승은 전통의 국수전에서 채웠다. 조한승은 이번 국수전에서 윤준상, 이세돌, 강동윤, 원성진을 차례로 격파하고 전기 우승자 최철한 마저 물리치며 값진 우승컵을 안았기 때문이다.
올해 서른살 조한승은 2006년 천원전 우승, 2008년 TV바둑아시아·2009 비씨카드배 준우승,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단체전 금메달 등 입단 후 국내외 각종 기전에서 활약했지만, 국수전은 첫 우승이다.
서른살의 新조국수, 조한승을 인터뷰해 보았다.
- 新조국수가 탄생했다. 바둑계에서 서른은 적지 않은 나인데, 소감이 남다를 것 같다.
소감이 남다르다. 기대하지 않았던 기전인데, 이번 국수전은 운이 많이 따랐다. 대진이 워낙 강자들과 붙게 되어 어려울거라 생각했었다. 특히 마지막 결승 5국이 가장 어려웠다. 작년부터 군입대, 토토 문제 등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그래서 국수전 우승이 더 기쁘다. 이제 자신감을 갖고 세계 타이틀에도 도전하겠다.
- 결승 최종국을 총평 한다면?
초반에 형세가 좋았는데, 좌하쪽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불리해졌다. 하지만 상대가 하변에서 크게 수가 날 곳이었는데, 작게 내는 바람에 내가 다시 유리해졌다. 마지막에 패가 나서는 승리를 예감했다.
- 기풍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나는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주위에서 자꾸 그렇게 말하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이전에는 낙관적으로 형세를 보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은 좀 더 치밀하게 형세를 보려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좀 더 강한 수가 나오고 승률랭킹과 다승랭킹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된 것 같다.
- 4국에서 유리한 바둑을 굳이 대마사냥에 나서서 잃었는데 기풍의 변화와 관련이 있나.
초읽기였고 미세하나마 내가 졌다고 판단했다. 잡지 못하면 지는 줄 알고 대마사냥에 나섰는데, 나중에 복기해보니 나의 착오였다.
- 짧은 기간이지만, 군대를 다녀 온 이후 잘나가는 것 같은데.
사실 처음에는 군대의 영향이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군대를 다녀 온 이후 아시안 게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고 국수전도 땄다. 지금은 군대를 다녀 온 것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다고 느낀다.
- 국수전 도전기에 오르는 와중에 토토 문제가 있었는데.
솔직히 대국에 영향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토토 문제에 나서는 것은 '당연히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입장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그리고 대국에 임할 때는 토토 문제와 별개로 열심히 임했다. 팬들이 많이 궁금해하는데, 토토는 계속 논의 중에 있다.
- 여자친구는 있나.
사귄 지 오래 된 여자친구가 있다. 결승 5국이 끝나자마자 여자친구에게 '축하'라고 짧게 문자가 왔다.
- 국수 땄으니 국수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
(웃음) 아직 결혼에 관한 얘기는 오가지 않았지만, 만나다 보면 결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TYGEM / 강나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