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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

"세계최강기사를 꿈꾸는 오유진을 주목하세요!"

41회 여자입단대회 첫 번재 입단자 오유진 인터뷰

2012-07-30 오후 7:06:26 입력 / 2012-07-31 오전 10:18:17 수정

▲박태희에게 2집반승을 거두고 입단을 결정지은 오유진이 돌을 담고 있다.

찜통더위가 절정에 이른 30일 오후. 서울 홍익동 한국기원에서는 그동안 꿈에 그리던 본인의 꿈을 이룬 여자기사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충암바둑도장 출신 오유진이다.

이날 오유진은 제41회 여자입단대회 더블일리미네이션으로 진행되는 최종 4강 본선리그전에서 송혜령, 박태희를 연이어 물리치며 2승으로 입단을 결정지었다.

이날 입단에 성공한 오유진(14세, 충암중 2)은 충암바둑도장 출신으로 지난 5월 세계청소년바둑선수권대회 국내선발전에서 남자연구생들을 물리치고 여자로서는 처음으로 한국대표로 선발된 바 있는 재원.

▲"유진아! 축하해" 오유진을 지도한 한종진 8단(왼쪽)이 제자의 입단을 축하하는 모습.

"축하해!" "수고했다!"
입단을 결정지은 후 상기된 얼굴로 대국장을 나서는 오유진을 지도사범 한종진 8단, 진시영 5단, 이상헌 2단이 반갑게 맞이했다.

축하 인사를 받은 오유진은 곧바로 4층 여자연구생실로 향한다. 그곳에서 오 초단을 기다리고 있는 이는 바로 오유진의 부모. "유진이가 오후 늦게 오라고 했는데, 좋은 소식을 줬네요."라고 말한 그녀의 부모는 활짝 웃는다.

'제2의 박지은'으로 꼽히는 오유진의 입단스토리는 조금 특별하다. 우선 바둑 입문 과정부터 그렇다. 부친 오동환 씨의 권유로 세 살 위인 언니가 집 근처 강북대일 바둑교실에서 바둑을 배우게 됐는데, "(오유진의 언니가)어리기 때문에 자매가 함께 배우면 교육의 효과가 더욱 좋다."라고 오유진도 함께 배우는 것을 권유했다고.

당시 오유진의 나이는 6살. 그러나 느는 속도만큼은 남달랐다. 바둑을 배운지 6개월이 조금 넘었을 무렵 처음으로 출전한 유치부 바둑대회에서 덜컥 우승을 차지한 것. 이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 후로 출전한 유치부 바둑대회에서 오유진은 꾸준히 입상권에 머물렀으니 말이다.

강북대일 한대일 원장은 이런 제자를 눈여겨봤고, 아직 초등학교 입학까지 시간이 있는 오유진에게 조금씩 바둑교육시간을 늘려나갔다. 오유진 역시 이런 스승의 지도로 바둑실력이 쑥쑥 늘어만 갔다.

오유진의 꿈은 자연스럽게 프로기사가 됐다. 그래서 그 동안 정들었던 강북대일을 떠나 허장회 바둑도장으로 옮기게 된다. 그 때가 초등학교 3학년.

그렇게 기력을 갈고 닦은 오유진은 6학년인 2010년 제10회 대한생명배에서 3위에 머무른다. 우승자 신진서에게 패해 3위에서 멈췄지만, 이는 여자로서 거둔 최고의 성적. 그렇게 오유진은 남다른 기재와, 어린 나이로 서서히 바둑인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그러나 그 해 겨울방학 오유진은 슬럼프에 빠졌고, 6개월 동안 바둑계를 떠나게 된다. 오유진 본인의 말에 의하면 "바둑이 싫어졌다."고.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안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원하는 대로 그동안 바둑 때문에 접하지 못한 미술, 음악 등 다양한 교육들을 접하게 한다. 그리고 그런 생활은 오유진이 중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이어졌다.

하지만 오유진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허장회 9단, 한종진 8단의 끊임없는 설득과 오유진의 깨달음으로 이런 방황은 종지부를 찍게 된다. 6개월의 짧은 방황 끝에 오유진은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은 바둑'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것 역시 바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오유진(사진 가운데)과 그녀의 부모.

오유진이 도장에 돌아 온 것은 지난해 4월. 오유진은 다시 바둑에 매진하기 시작했고, 그녀의 부모님은 그런 그녀가 편하게 승부에 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다행히 '6개월 공백'은 천재소녀 오유진에게 그리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처음에는 자신보다 약했던 또래들에게도 지던 오유진은 곧 적응해나갔고, 자신의 페이스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무섭게 기력이 늘기 시작한다.

▲"귀여운 유진아! 입단 축하해!" 동문 최정 여류명인이 입단한 오유진에 기습 백허그!

여기에 또 하나의 자극제가 있었다. 바로 올해 1월 두 살 위 동문 언니 최정이 '여류명인'에 오른 것. 오유진은 "최정 언니의 여류명인 축하연에 참석했는데, 참 부러웠다. 그것이 더 열심히 바둑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했다."라고 밝혔다.

7월. 오유진은 여자입단대회 직전 영재입단대회에 출전해 여자 중 가장 좋은 성적(16강 진출)을 거두며 입단을 향한 몸을 풀었고, 드디어 이날 입단의 영광을 안았다.


▲오유진 초단의 귀여운 포즈

오유진은 "너무 기쁘다. 부모님, 허장회·한종진 사범님, 강북대일 한 대일 원장님, 동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라면서 "남자기사와도 대등하게 겨루는, 최고의 여자기사가 되고 싶다."라면서 포부를 밝혔다.

▲"유진이 이녀석! 입단 축하해!" 진시영 5단(왼쪽)과 이상헌 2단이 오유진의 볼을 꼬집고 있다.  

오유진의 부모는 "유진이는 참 복이 많은 것 같다. 시기적으로 좋은 스승들을 많이 만났고,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동문(충암바둑도장) 선배들도 유진이를 참 많이 예뻐하더라."라면서 “유진이가 바둑을 두면서 계속 성장하기를 바라며, 본인이 원하는대로 세계적인 기사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딸을 응원했다.

인터뷰 중간 중간 장난끼 가득 어린 미소를 보여준 오유진. 그러나 입단을 결정지은 후에도 아직 그 여운이 가시지 않은 탓인지 많은 말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그 모습에서 어린 그녀가 감당한, 아니 앞으로 감당할 '바둑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6개월의 방황 끝에 다시 바둑계로 돌아왔고, 이제 프로로서 첫 발을 내딛는 오유진이 주위의 기대만큼, 또 본인의 목표대로 세계최고의 기사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TYGEM /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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