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3패로 하위권에 머문 티브로드와 SK에너지의 눈물겨운 ‘사투’는 결국 구관(舊官) 티브로드의 승리로 끝났다.
18일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2한국바둑리그 5라운드 2경기에서 티브로드는 오랜만에 팀원의 손발이 맞으며 SK에너지에게 4-1 대승을 거두었다. 이로써 티브로드는 2승3패로 중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고 SK에너지는 개막전 승리 후 내리 4연패의 늪에 빠졌다.
티브로드는 ‘요즘 최강’ 이지현과 조한승 허영호가 조금 앞선다고 보았고, SK에너지는 안국현과 최철한을 확실한 카드로 보았다. 다만 김동호-허영호, 진시영-조한승 전에서 1승을 거두지 않겠냐는 것. 또한 1국 김현찬-이지현 경기도 아마맹장으로 활약했던 두 선수이기에 ‘라이벌의식’이 발휘되면 알 수 없는 승부가 될 수 있다는 게 SK에너지의 생각.
▲ ‘11연패를 접으며…’ 이춘규는 2년 만에 꿀맛 첫 승!
●○…시작하자마자 끝? 이춘규, 11연패 끝!
이지현 허영호 조한승 김동호 안국현…. 오늘 경기는 ‘뼛속 전투’ 최철한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육박전을 즐기기보다는 유장한 형세분석을 위주의 '모범생'들이라 매 대국마다 차분한 승부가 예상되었다.
1,2국이 나란히 진행되었다. 먼저 안국현-이춘규 전에 관심이 쏠렸다. 이춘규가 최근 3년 동안 바둑리그에서 11연패를 당했기 때문인데, 경기 전 그는“부끄러워서 혼났다. 11연패까지 된 줄 몰랐다. 반드시 오늘은 이기겠다”며 호언장담했다. 이춘규는 늘 좋았던 바둑을 중반 이후 역전패를 당하면서 의기소침해진 것도 사실.
그러나 아무리 부실하다고 해도 안국현은 상대 2지명. 우하귀 흑진에서 백(안국현)이 패를 낼 때만 해도 이춘규는 비관적이었다.그러나 오히려 패를 크게 키워서 우변까지 크게 때리는 작전이 좋았다. 하변 흑 대마를 제공하긴 했지만 흑이 패를 해소한 크기가 상당하여 오히려 승세를 확립했다.
김현찬은 락스타리그 전체 1순위로 뽑힌 기대주이며 3R에서 1지명 이영구를 KO시키며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상대는 요즘 너무나 잘 나가는 이지현. 바둑리그에서 내리 4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시종 살 떨리는 미세한 승부가 이어졌다. 좌변에서 흑 말을 심하게 공격하던 이지현(백)은 상변에서 악수교환을 하고서 대마몰이에 나섰지만 대마가 완생하자 집 부족을 잠시 느꼈다.
그러나 대가로 중앙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두터움을 얻었기에 차분하게 쫓아가는 바둑으로 전환한 것이 좋았다. 후반으로 갈수록 세련된 끝내기를 선보이며 아마맹장출신 김현찬을 따돌렸다. 불계승이었지만 계가를 했다면 1집반 정도의 승부.
2-0으로 티브로드의 리드. 3국 김동호-허영호. 두 선수는 모두 1승3패로 제 몫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었지만 부담은 2지명인 허영호가 좀 더 있었다.
경기는 초반에 갈렸다. 좌하귀에서 백이 우세해졌으며 흑은 도처에 엷은 모습이었다. 결정적으로 김동호(흑)은 하변 끝내기를 서두는 바람에 우하귀를 파이면서 미세하나마 계속 끌려가는 경기가 되었다. 오랜만에 허영호다운 '예쁜 바둑'이었다.
▲ ‘물 맛 좋다!’ 재빨리 계가를 한 다음 목을 축이는 허영호.
▲ '미학자' 조한승이 비로소 자신의 바둑을 구사하며 쾌승.
▲ 최철한은 ‘영봉패 막음용’?
●○…전쟁이 끝나고서야 1지명 등장?
내리 3-0. 피차 1지명을 써보지도 않았지만 팀승패는 결정되었다. 4국에서 SK에너지 1지명 최철한은 락스타에서 올라온 김성진(백)을 맞아 시원시원한 세력적전을 폈다. 당연히 침투해온 백에게 스팩타클한 공중전을 선보이며 백 대마를 잡아 단명국으로 끝냈다. 최철한의 승리로 SK에너지는 영봉패는 면했다.
티브로드 1지명 조한승도 초반부터 우세를 잡았지만 끈질기게 버텨오는 ‘불곰’ 진시영에게 중반 이후 확실히 집으로 앞서가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누가 포스코LED 목에 방울을 달까?
내일(19일)은 5R 3경기 신생팀 넷마블(3승1패)-포스코LED(4승)가 격돌한다. 선두권의 양 팀이 격돌하는 만큼 선두지형이 변할 것인지 관심. 무패행진을 하고 '리그의 폭군' 포스코LED를 과연 넷마블이 잡을 수 있을까.
눈에 띄는 것은 포스코LED의 화력이 후반부에 집중되어있다는 것. 막강한 양 팀 1지명 원성진과 강동윤이 엇갈려 등판하는 것도 특기 사항이다. 따라서 후반전에 힘을 비축한 포스코LED가 3국까지 1승만 거둔다면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넷마블로서는 초전박살 뿐이다. 엇비슷한 전력이 만나는 1국 김형우-박승화의 대국이 초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