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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계사년, 바둑계에 바라는 네 가지

상금제, 새 정부의 바둑문화정책, 군복무, 바둑팬에 대한 관심

2013-01-03 오후 1:13:05 입력 / 2013-01-03 오후 3:07:47 수정

다사다난한 임진년(壬辰年)을 떠나보내고 새로운 계사년(癸巳年)을 맞이하여 한국 바둑계도 새로운 도약의 희망을 품는다. 얼마 전 모라디오 방송에서 2013년을 구성하고 있는 숫자가 0123으로 이루어져있다면서, 우리 사회가 가장 핵심적으로 해야 할 일을 0순위에 놓고, 덧붙여 세 가지 소망도 말해보자는 언급이 있었다. 0순위로 꼽힌 것은 복지문제였고, 나머지 세 가지도 결국 같았다.

우리 바둑계도 한 번 해보자. 필자가 추천하는 0순위. 그리고 세 가지 소망.


▲ 2012 스포츠어코드 혼성페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최철한(왼쪽)과 최정. (사진 출처 - www.sina.co.kr)

0순위- 상금제 보완이 필요하다.

2012 스포츠어코드에서 한국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남자개인전에서 최철한이 금메달을, 강동윤이 은메달을 획득했으며 여자개인전에서 최정이 동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혼성페어전에서 최철한·최정이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은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물론 한국이 종합 1위 성적은 기쁜 일이지만 그것보다 더 놀라운 내용이 있다. 사실상 세계기전이라고 보기에는 뭔가 부족해 보이는 2012년 스포츠어코드가 본격 세계기전보다도 더 훌륭한 모범적인 상금 분배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상금제를 표방한 후에 상금제론자들이 주장했듯이 국내기전에 이전보다 활성화되고 있음은 인정한다. 그러나 상금의 분배율은 더 악화가 되었다. 좌측 자료를 보면 우승자와 준우승자의 상금비는 5:2다. 보통 세계기전은 3:1 혹은 4:1이다. 국내기전은 더욱 심각해서 5:1기전도 있다. 스포츠어코드가 더욱 감동(?)을 주는 것은 우승자와 3위의 상금비율이 10:3이라는 것.
그 이후의 상금비율도 매우 합리적이고 만족스럽다. 여자 개인과 페어경기의 비율은 더 높다. 2:1 그리고 3:2. 한중일 모든 기전을 다 살펴보지는 못했으나 필자가 아는 바로는 지금까지 이렇게 균형 잡힌 비율로 상금을 분배한 기전이 없었다. 이 대회의 참가자들은 모두 만족하고 돌아갔을 듯.

상금제의 핵심은 금액이 불확실한 대국료를 상금으로 전환하여 기전을 활성화시켜보자 인듯 싶은데, 분배는 이전보다 나아진 것 같지 않다. 바둑계 인사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현재 기전의 상금 배분비율이 매우 불합리함을. 타 스포츠에 비하여 우승자에게 몰아주기는 너무 심각하다. 얼마 전 성공적으로 마친 한국리그 1위 2위 3위의 상금비율은 3:2:1이었다. 스포츠어코드와 비슷한 비율이다. 이는 바둑계도 어느 정도가 공정한 분배인지는 확실히 알고 있음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우승상금을 줄여서 그 이하의 상금을 늘려보자는 뜻은 아니다. 약간만 제도를 보완하면 된다.

삼성화재배를 예를 들어보자. 현재 우승자 3억원, 준우승자는 1억원이다. 그 이하도 거의 유사한 비율이다. 만약 상금비율을 현재의 3:1에서 2:1로 바꾼다면 우승자는 3억원 준우승자는 1억5천만원을 갖게 된다.

이 때 혹시 나머지 상금도 오르게 되므로 총 상금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2위에게 1억5천만원을 새롭게 준다고 가정하고 나머지 등위 즉 3위자는 이전의 2위 상금 4위자는 이전의 3위 상금을 획득하게된다. 그리고 기존의 마지막 5위의 상금은 없어지는 셈이다. 이렇게 계산하면 1억5천 이하의 금액으로 2위 이하의 모든 등위의 상금을 올릴 수가 있다. 물론 랭킹을 정하는 문제도 있을 수 있는데, 스위스 랭킹방식으로 산정하면 되고, 각 등위 상금을 합리적으로 설정하면 된다.

세계적인 스포츠인 골프의 경우 과거에 거의 실무율에 가까운 상금비율을 걸고 각종 대회가 난립한 적이 있었다. 즉 우승자에게 상금 몰아주기 방식이다. 등비수열의 합의 공식을 이용하여 분배율을 다시 생각해보자. a/1-r(a=우승자 상금, r=우승상금에 대한 준우승 상금비). 2:1의 경우 {2/(1-0.5)}=4에서 우승자가 2이므로 2위이하의 총상금액은 우승상금과 같다는 말이다. 국내 기전중 가장 분배율이 안 좋은 모 기전은 5:1에 가깝다. {5/(1-1/5)}=약6.2 즉 총상금 6.2중에 우승자가 5, 준우승자 이하가 1.2를 분배받는 다는 뜻이다. 물론 현실에서 상금이 무한수열로 배분되지는 않으니 과장된 숫자이기는 하지만 하여간 분배율이 매우 심각하다는 예로 보인 의미다.  



과거 대국료가 지급되던 시절에도 상금 비율은 지금보다 높았다.1980년 제 25기 국수전 자료에 의하면 준우승자는 우승자 상금의 35%정도. 이 외에 우승자와 준우승자는 별도로 대국료를 지급받았다. 특히 본선리그에서 많은 대국을 하고 올라온 결승전 진출자는 준우승 상금에 버금가는 수입을 챙길 수 있었다. 한국 국내기전은 실질 분배율은 상금제 이 후로 더 악화되는 추세다. 국내기전 본선뿐만 아니라 세계기전 본선이 올라도 하위등수는 출전비용이나 챙기는지 궁금할 정도.

상금 분배율이 좋아지면 프로기사에게만 이익일까? 아니다. 바둑팬들에게도 필자에게도 이익이 적지 않다. 최근 실력파기사들이 지나치게 인터넷 기전에 매달려 본격기전에서 실력이 추락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시합전날에도 인터넷 바둑을 두다 피곤에 지쳐서 당일 대국을 그르친다거나 심지어는 지각 결석까지 한다고 한다. 어떤 기사들은 인터넷 기전으로 버는 수입이 본격 기전 수입을 능가하는 경우가 다반사.

이는 인터넷 기전이 문제가 아니라, 상금 분배제도가 악화될수록 본격기전에서 실력을 쌓아가야 할 신예기사들이 다른 곳에서 지나치게 에너지를 소모하여 좋은 대국 훌륭한 명국을 보기 힘들다는 점이 안타깝다는 뜻이다. 우승자에게 맞추어진 침대에서 더 넓고 따뜻한 여유로운 침대가 필요하다.



1순위- 새 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18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문화 국가'로 만들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다지겠다고 공약했다. 핵심은 문화 재정비율을 정부예산 대비 2% 달성이다. 2011년에는 3조 7194억원으로 1.14%인데 2017년까지 OECD 평균 수준인 2%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내년 예산만도 대략 4조원을 상회하는 금액이 될 것이다. 새로운 정권의 세부적인 문화정책은 아직 안개 속이므로 좀 더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새해에 꼭 해주었으면 하는 정책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진흥정책 중 바우처라는 훌륭한 제도가 있다. 이는 복권기금을 활용하여 그 수익금을 경제적 여건으로 인하여 문화예술을 향유하지 못하고 있는 소외계층에게 공연 전시 영화등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의 관람료 및 도서 음반 구입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문화바우처는 문화예술활동을 하고픈 소망을 갖고 있지만 경제적 여건으로 인하여 어려움을 갖고있는 사람에게 혜택을 준다.

또한 스포츠바우처도 있다. 저소득층에게 전국의 스포츠바우처 시설 이용 시 강좌비, 용품비등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하여 건전한 여가 활동 및 건강진흥기회를 제공하여 사회 복지에 기여함을 추구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바둑은 이 두 가지 어느 곳에도 해당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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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은 문화도 아니고 스포츠도 아니라는 말인가? 만약 바우처가 바둑에도 적용이 된다면, 유소년들의 바둑도장 접근이 더 늘어날 수 있고, 타이젬과 같은 바둑 사이트 유료이용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여행바우처까지 포함하면 수혜자 1인당 1년에 26만원 정도의 금액이고, 전체적으로는 2,000억에 육박하는 거액이다. 그런데 바우처 예산의 상당부분을 써보지도 못하고 날라 가는 실정이라고 한다. 홍보가 안 되었기도 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의 부족. 필자의 생각으로는 바둑이 포함 안 되어서다ㅡ.ㅡ::

더구나 코앞으로 다가온 2014년 인천 아시안 게임의 바둑의 정식 종목 채택여부도 아직도 관심꺼리다. 정말 아시안 게임에서 다시는 바둑 금메달은 볼 수가 없을런지. 새 정부의 의지에 달려있다면, 바둑계가 다시 총력으로 노력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바둑계도 이제는 결코 안 된다는 가정하의 침대위에 바둑을 꿰맞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 2012 바둑대상 각부 입상자들

2순위 프로기사들의 군복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세돌을 상대로 2012년 바둑대상 MVP를 다투던 백홍석이 내년 1월7일 해군에 입대하여 23개월의 군복무를 앞두고 있다. 김지석 등 몇몇 기사들도 복무를 앞두고 있다. 군복무는 대한민국 남자라면 당연히 수행해야하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다.

대선당시에 박근혜, 문재인 양 후보가 공통적으로 내놓은 현 21개월의 군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공약을 내 놓았다. 사실 병사의 복무기간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2014년까지 18개월로 단축하기로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인하여 21개월로 동결된 상태다. 만약 18개월로 단축한다면 군 전투력이나 병역자원의 위축 문제도 있고, 현재의 병역 특례가 대폭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필자가 프로기사들에게 병역특례 해달라고 주장함은 아니다. 지금 현재 문화 예술 스포츠 발전을 위하여 병역을 대체하여 공헌이 큰 인사들에게 혜택을 주는 제도가 현존한다. 이는 국가적으로 필요한 각 분야의 인재들이 국위선양을 위하여 일정기간의 공부를 멈추지 않고 매진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한 노력은 단기간에 달성할 수 없다. 상당기간동안 해당 분야의 학습과 불철주야의 노력을 통해서 세계 정상에 오른다.

앞으로 바둑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화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갈수록 높아만 가는 중국 기사들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소수의 프로기사들을 바둑계 안에서 육성해야할 필요성이 있다. 매년 단 1명이라도 그러한 혜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병역을 마치고도 훌륭한 성적을 거두는 프로기사들 분명히 있다. 문화 예술 스포츠는 유연성 있는 정책을 펴야한다. 프로기사도 타 문화 예술 스포츠처럼 바둑으로도 국가에 헌신 봉사할 수도 있는 기회가 공평히 주어져야한다.

3순위 바둑팬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바둑팬은 외롭다. 바둑계가 바둑팬을 외면한다는 뜻은 아니다. 타 스포츠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외롭다는 뜻이다. 한국 현대 스포츠의 최초의 프로화를 달성한 바둑. 언젠가부터 야구니 축구니 각종 스포츠의 후발 주자들이 바둑을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그 양상의 일부분이지만, 구글 트랜드를 보자.



인터넷을 통해서 볼 수 있는 바둑과 야구 축구에 대한 관심도다. 바둑은 파란색. 빨간색과 노란색이 각각 야구와 축구다. 비교대상이 불가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바둑이 프로화 된 타 스포츠에 비하여 팬들의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 혹자는 인터넷을 통해서 언제나 바둑을 둘 수 있는 장점을 지적하기는 하지만, 바둑 소식은 포털에서 접하기는 너무 힘들다.

이는 바둑팬들이 고령화되고 있음을 뜻하는지도 모른다. 바둑의 스포츠화를 외치면서 2009년 2월에 대한체육회의 정회원으로 등록되었다. 그런데 스포츠로서 바둑을 바둑팬들은 그 이전과 그 이후 얼마나 달라졌는지 체감하기 힘들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큰 차이점을 실감하지 못한다.



그 중에 한 예로서 지구상의 어떤 종목이 밀실 경기하는 스포츠가 있는가. 바둑팬의 눈을 대신하는 기자들까지도 관전할 수가 없다. 중계되는 화면이나 보라고? 바둑팬이 시끄럽게 한다고? 설마. 한 때 사격이나 양궁 체스 승마도 관중이 없는 밀실 경기를 했었다. 당연히 인기도 떨어지고 대회 흥행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경기는 팬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시행한다. 물론 대회 인기도 급상승. 기자들은 시시각각 생생한 기사를 쓸 수가 있고, 오랜 시간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선수들의 노고에 박수친다.

한국리그 초기에 시도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세상에 어떤 스포츠 종목이 선수의 팬도 가족도 심지어 기자도 경기 모습을 지켜볼 수 없단 말인가? 바둑기자들이 대국에 방해가 될 정도로 그렇게 시끄럽나? 바둑팬들은 예절도 없이 와글와글한 사람들뿐인가.

생각해보라. 이세돌과 구리가 자기 눈앞에서 바둑두는 모습을. 모든 대회를 다 그렇게 하자는 말은 아니다. 모든 국내기전 모든 세계기전이 너무 획일적이라는 것이다. 다양성이 없다는 말이다. 모두 밀실 경기. 밀실 바둑은 일본식 바둑으로 끝이다. 이제 바둑은 옛날 침대를 버리고 대중 앞으로 나와야한다. 바둑팬이 더 이상 외롭지 않게.  
TYGEM / i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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