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그
이세돌과 아이들 vs 김승재와 형들
20,21일 오후 1시 신안천일염-스마트오로 격돌
2012-10-18 오전 9:37:06 입력 / 2012-10-18 오전 11:41:45 수정
▲ 신안천일염(왼쪽)과 스마트오로의 미디어데이 인터뷰 장면.
"준플레이오프에서 이긴 것에 만족한다. 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서는 즐기길 바란다." (스마트오로 한종진 감독)
"정규리그 2위가 좋은 것 같다. 스마트오로가 올라오길 바랐다."
(신안천일염 이상훈 감독)
한국바둑리그 포스트시즌 제2막 플레이오프가 20,21일 양일간 화려한 막이 오른다. 정규리그 2위 신안천일염과 준플레이오프에서 작년 챔프 포스코LED를 5-3으로 꺾고 올라온 스마트오로와의 일전이다.
'이세돌(29)과 아이들'이냐 '김승재(20)와 형들'이냐?
흔히 빅 매치를 앞둔 양 팀의 심정을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는 말을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는 동상동몽(同床同夢)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신안천일염과 스마트오로은 정규리그에서 두 번 만나서 4-1, 5-0 일방적으로 신안천일염이 두들겼다.
하위 팀인 스마트오로가 1승을 먼저 헌납하고 들어간다는 점도 상당히 부담이다. 준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에서도 하위 팀에게 페널티를 준다. 즉, 1차전 5경기, 2차전 5경기 합계 10경기에서 신안천일염은 5승, 스마트오로는 6승을 올려야 챔프전에 오른다.
일반적인 승부가 3-2로 난다고 가정하면, 스마트오로는 1차전 3-2, 2차전도 3-2로 이겨야만 챔프전에 진출하게 된다. 반면 신안천일염은 먼저 3-2로 이기고 나중은 설사 2-3으로 져도 종합승리가 된다. 따라서 하위 팀 스마트오로는 '고작 1승'을 가지고서도 주판알을 엄청 튀겨야 한다.
▲ '왕소금 5형제'
■ 신안천일염에게 어떤 오더를 내도 유리한 팀은 없다!
포스트시즌 DNA를 뼈 속 깊이 간직한 신안천일염은 일단 이세돌(2위) 백홍석(8위) 등 막강한 투톱에다 변상일(16위) 한상훈(26위) 이호범(33위) 등 '베스트5'의 평균랭킹은 17위. 스마트오로는 이영구(11위) 김승재(9위) 민상연(28위) 안조영(38위) 홍기표(60위)로 5명의 평균랭킹은 29위. 즉, 신안천일염과 스마트오로는 17위와 29위가 만나는 매치인 만큼 '팽팽한' 승부를 말하는 것 자체가 애당초 어울리지 않는다.
바둑리그는 속기전, 스튜디오대국이라는 특징이 있다. 또한 단체전이라는 묘한 속성과 감독의 오더라는 다양한 전술이 있다. 따라서 여타 기전의 전적은 빼고 순수 바둑리그 전적만으로 살펴본다. 5명의 선수 중 지명 순을 무시하고 우수한 전력대로 5명을 나열해본다.
이세돌(11승3패)-김승재(14승4패), 백홍석(9승7패)-이영구(9승8패), 한상훈(10승8패)-민상연(8승7패), 이호범(10승8패)-안조영(5승11패), 변상일(6승2패)-홍기표(6승12패). 앞쪽이 신안천일염 선수인데, 어느 한 매치도 스마트오로의 입장에서는 앞서질 못한다.
오히려 이런 부담감이 스마트오로에게는 정신적 무장이 될 수도 있고 신안에게는 오히려 해이함을 불러올 수도 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포스코LED가 엄청 좋은 오더를 짜놓고도 거꾸로 4-1로 대패한 것은 바로 적전 분열의 최고봉인 만심(慢心)이요 방심(放心) 때문이었다.
▲ 홍기표(왼쪽) vs 이세돌 '대어를 낚을 찬스는 있었지만…'
■ 스마트오로는 최선의 오더, 그러나 신안천일임이 강하다
①이영구-백홍석 ②홍기표-이세돌 ③김승재-한상훈 ④안조영-이호범 ⑤민상연-변상일
마치 전후반으로 1,2차전이 나뉘어 치러지지만 1차전의 비중이 막중하다. 1차전 오더로 본 예상도 스마트오로로서는 최상의 오더지만 그래도 불리해 보인다.
스마트오로의 입장에서 살펴보자. 이영구, 김승재가 내세울만한 승리조일 것이다. 그 두 선수가 절대강자 이세돌을 피했다는 것은 다행이다. 특히 1국에서 이영구가 백홍석을 마크했다는 점은 스마트오로로서는 호재. 백홍석이 딱히 불리할 것은 없지만 이영구가 일단 대어를 낚을 수 있는 힘 있는 멤버라는 것이다. 비씨카드배 TV아시아선수권 등 세계대회 2관왕에 올랐지만 백홍석은 안정적인 면에서 이영구에게 모자란다.
상대전적은 6승2패로 백홍석이 앞선다. 그럼에도 이영구가 1지명의 위용을 정규리그 막판에 4연승과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등 5연승을 구가하고 있음에 눈길이 간다. 상당히 흥미로운 창과 방패의 싸움이 될 터.
이세돌-홍기표가 맞붙는 2국은 신안이 절대 유리할 것이다. 이세돌의 힘은 1승 이상이다. 허나 홍기표는 이세돌과의 전적 1-2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전적은 뒤지지만 한판을 이겨본 기억이 있는 것이다. 또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상대전적 5전 전패를 기록했던 목진석에게 보란 듯이 승리를 거두어 팀의 플레이오프행에 큰 기여를 했다.
다만 홍기표는 전력 부침이 심한 선수. 초반은 굉장히 힘이 있지만 특히 후반 운영은 극도로 나빴다. 어이없는 역전패는 그의 전공과목. 따라서 목진석을 뉠 때처럼 초반에 맹공을 가해서 얽히고설키는 난전에 되면 가능성은 생긴다. 희망적인 것은 홍기표가 이세돌과 겨루고 싶다고 한종진 감독에게 희망했다는 사실이다.
에이스는 다분히 적당히 강한 선수와 싸워야 1승의 가치를 제대로 발휘했다고 볼 때, 한상훈은 적당히 강한 선수여서 에이스 김승재와 만나게 된 것이 다행이다. 문제는 한상훈이 상대전적에서 5-3으로 앞서 있는데, 최근 김승재의 무서운 기세가 반영이 되지 않았다. 김승재는 다승2위를 차지한 홍성지에게 두 판 연속으로 준플레이오프에서 꺾은 바 있다.

■ 1~3지명이 섞여 만나는 1~3국에서 누가 2승을 따낼지
여기서 잠시, 1~3국까지 피차 1~3지명이 섞여서 만났는데, 어느 팀에서 2승을 가져갈 수 있을까. 물론 상대전적은 모두 신안천일염이 앞선다. 이세돌은 7할 이상, 백홍석 한상훈은 5할이거나 5할 1푼 정도의 확률은 가능해 보인다. 즉, 신안천일염은 3승을 거둘 수 있지만 스마트오로가 2승1패를 거둘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단체전의 묘미 오더의 묘미.
4국에서는 이호범과 안조영이 만났다. 농심신라면배 한국대표로 출전중인 이호범은 입단 이후 가장 호조를 띄게 된 해. 그러나 안조영은 큰 승부에서는 노련함이 절로 묻어나오는 선수여서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키 플레이어가 될 소지가 높다.
안조영 같이 노련한 선수들은 빡빡한 대진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요인이 반드시 작용한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박승화에게 4전 전패를 당하고 있었지만 큰 판에서는 어김없이 이겨주었다. 이호범이 '리틀 이세돌'로 불리는 터프한 스타일이어서 초중반은 이호범이 유리할 것이고 후반 장기전이 된다면 안조영이 유리할 듯.
5국은 락스타리그들이 만났다. 다크호스 변상일과 락스타의 이름을 빛낸 민상연의 격돌. 성적으로는 일단 6승2패의 변상일이 9승8패의 민상연보다 앞선다. 다만 어린 나이의 민상연이 '울렁증'에서 만상연보다 유리할 것이다. 그러나 민상연도 막바지로 들어오면서 심장이 약하다는 평을 듣는다. 최근 준플레이오프에서 강동윤 목진석 등에게 내리 단명국으로 패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심각하다.
종합하자면 핵심은 1국이며 3국까지 누가 2승을 먼저 가져갈 것인지 초점이다. 4,5국에서도 1승씩 나눠 갖는 구도를 스마트오로는 바라고 있을 것이다. 거꾸로 1국을 만약 이영구가 놓친다면 일방적인 신안천일염의 페이스가 될 수도 있다.
플레이오프 승리 팀은 27일부터 정규리그 우승팀 한게임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통해 최종 우승팀을 결정짓는다. 총 규모 40억원, 총상금 26억원인 2012 한국바둑리그의 우승상금은 3억원, 준우승팀 2억원, 3위 1억원, 4위 5000만원이 지급된다.

TYGEM / 김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