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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전

‘환갑’ 서봉수, 쓸쓸히 돌아서다

제18기 박카스배 천원전 예선결승에서 이동훈에게 패배

2013-05-09 오후 6:08:52 입력 / 2013-05-09 오후 8:22:58 수정

▲ '아름다운 승부' 15세 이동훈-60세 서봉수.


결국 그렇게 되었다.

요즘 바둑에서 젊다는 것은 무기며 어리다는 것은 첨단무기 대접을 받는다. '환갑' 서봉수의 나이를 잊은 투혼 소식을 전하자마자 낙마소식을 전한다.

9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제18기 박카스배 천원전 예선결승에서 노병 서봉수는 신예 이동훈에게 흑을 들고 168수만에 불계패를 당했다. 원래는 내일(금) 일제히 예선결승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레 서봉수의 개인일정이 생기는 바람에 당겨서 치른 것.

과거부터 천원전은 신예들이 정상으로 가는 등용문이었다. 송태곤 고근태 등도 이 기전에서 첫 키스의 달콤함을 맛보았고, 박영훈 최철한 원성진 등 '송아지3총사'도 이 기전에서 나란히 우승하며 '황소 3총사'로 거듭났다. 한 동안 인연이 없었던 신예기사가 과연 올해 천원전에서 우승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고 가정한다면 1순위는 바로 이동훈이다.

▲ 45년의 격차를 둔 승부에서 이동훈 승.
 
이동훈은 이날 대국에서 초반부터 단단한 실리작전으로 나서면서 타개에 승부를 걸어볼 참이었다. 그러나 초반부터 서봉수는 가볍게 응수타진한 수가 거꾸로 잡혀버리면서 형세를 그르쳤다.

초조해진 서봉수는 또 다시 급하게 응수를 물어보면서 형세를 추격하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이동훈의 반격이 멋지게 들어 먹히면서 더욱 격차가 벌어졌다. 마지막 심정으로 서봉수는 우변 백 대마를 노려보았지만, 결국 패가 생기면서 많은 자체 팻감을 당할 수 없어서 돌을 거두고 말았다.

이로써 이동훈(15)은 처음 박카스배 본선에 진출했다. 작년 농심신라면배 대표, 한국리그 신인왕에 오르며 유력한 신예기사로 꼽혔다. 그러나 최근 각종 기전에서 예선탈락하며 심한 성장통을 느끼던 중이었다. 이번 본선진출로 다시 한 번 이동훈이 기대주로 떠오르기를 희망한다.

올해 들어 한결 의젓해진 이동훈은 국후 "요즘 다시 바둑이 잘 보이는 것 같다. 천원전에서 계속해서 앞으로 나가는 것으로 정했다."며 전보다 훨씬 신중해진 모습을 보였다.

‘노병은 죽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는다.' 우리나이로 환갑인 서봉수는 박진열 옥득진 이범진을 거푸 꺾고 마지막 관문 이동훈에게 막혔지만, 뭇 젊은 선수들에게 톡톡히 귀감이 되었다.

내일(10일)은 천원전 예선 결승 9판이 벌어진다.
TYGEM / 진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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