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31 오후 1:10:15 입력 / 2013-06-03 오후 4:36:41 수정
▲ 이변도 너무 잦으면 이변이 아니다. SK에너지 1지명 최철한이 락스타 박준석에게 패했다.
터닝포인트, 4라운드의 승자는
다시 바둑리그가 시작됐다. 지난 3라운드까지가 탐색전의 성격이 강했다면 4라운드부터는 터닝포인트다. 상위권은 상위권대로, 중하위권은 중하위권대로 어떻게 전열을 가다듬고 분위기를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성적은 뒤바뀔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안풀리는 팀은 참으로 안풀린다.
30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 4라운드 1경기 SK에너지(1승2패) 대 한게임(2승1패)의 첫날 대결에서 SK에너지는 이번 리그 들어 처음 출전하는 5지명 이범진이 첫판에서 목진석에게 패한데 이어 2국에서 1지명 최철한이 상대 락스타 박준석에게 패하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대만에서의 전지훈련을 통해 분위기 쇄신을 꿈꾸었던 SK에너지는 첫 단추부터 할 말을 잊었다. 반면 전년도 챔피언 한게임은 3승을 목전에 두면서 승리할 시 선두 티브로드, 신안천일염과 뜨거운 선두 경쟁을 벌일 수 있게 됐다.
■ 목진석, 배테랑 파워란 이런 것!
KB리그에서 '관록의 사나이' 하면 바로 목진석(34)이다. 이 대국까지 118번의 대국을 치르면서 바둑리그 최다출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SK에너지의 5지명 이범진(21)은 2011년 입단 후 올해 처음으로 바둑리거가 됐고, 3라운드까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이번에 무대에 데뷔했다.
배테랑과 신참의 차이는, 배테랑은 무대가 크면 클수록 조명이 화려하면 화려할수록 신나는 반면 신참은 그럴수록에 위축된다는 것. 이 판도 전형적인 그런 스토리를 밟았다.
고참 목진석이 위기속에서도 태연한 반면 신참 이범진은 찬스를 잡고도 갈팡질팡했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은 우변 공방이 한창인 상황에서 생뚱맞게 하변을 지킨 수. 이로 인해 궁지에 몰려 있던 백이 되레 흑의 요석을 잡고 살아가서는 판의 주도권이 바뀌었다. 이후는 목진석의 독무대. 이범진은 나중에 거대한 흑 일단이 삶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자 힘없이 돌을 거뒀다(132수 백 불계승). 시즌 데뷔전 치고는 허망한 단명국이었다.
▲ 목진석은 첫판에서 신진서에게 패한 다음 이 판까지 3연승을 거두며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SK에너지의 5지명 이범진(21). 락스타 김형우에 가려 등판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모처럼 기회가 주어졌으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 위기의 최철한, '왜 이러나?'
락스타리거 박준석은 지난 번 '우주류'로 류민형을 이긴 데 이어 이번이 두번째 출전이지만 상대가 최철한인지라 '그냥 해보는 정도'일거라 생각했다. 최철한이 어떻게 끝내냐를 지켜보자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한데 박준석의 투지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다. 판의 흐름은 최철한이 쥐고 있었지만 중앙에서 무리하는 통에 거꾸로 박준석이 끝낼 찬스를 잡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을 놓친 다음에는 오락가락 혼전의 양상. 초읽기 속에서 서로 큰 실수가 오갔다. 후반 들어 박준석의 우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최철한이 결정적으로 이기는 수가 숨어 있었지만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지나쳐 버렸다.
마지막엔 계가까지 가면 최철한이 2집반 정도 부족한 상황. 최철한은 허공을 잠시 보다가 뒤집을 수 없는 차이임을 깨닫고는 항서를 썼다(265수 흑불계승).
▲괴로워하는 최철한. 현재까지 1승3패로 부진하다.
▲ 기대주 박준석(21). 락스타리거로서 바둑리그무대 성적이 좋은 편이다. 지난 해 3승2패, 올해 2승을 거두고 있다.
○●… 5:0 승부 나오나?
첫날 크게 희비가 엇갈린 상황에서 두 팀은 내일 ③변상일-조인선 ④박정상-이동훈 ⑤이태현 -김지석(앞이 SK에너지)순으로 대국을 펼친다. 한게임은 2대0으로 리드한 상태에서 1,2지명이 모두 출전하게 돼 3승째를 낙관하고 있다. 3국의 변상일-조인선 전이 승부판이면서도 내용적으로 기대가 되는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