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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환, 아직은 내가 한수 위

박정환, 나현 물리치며 정관장 2-0 리드

2013-06-16 오후 2:38:00 입력


▲이번 경기의 승부처인 제2국에서 박정환(왼쪽)이 나현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며 승리했다. 주장 강동윤이 빠진 포스코켐텍은 이 패배로 큰 위기에 몰렸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강동윤이 빠진 상태에서 나름 최선의 오더를 짰다. 첫날 1승1패만 해준다면 승산이 있다."

포스코켐텍의 김성룡 감독은 주장 강동윤이 빠진 상태에서 난적 정관장을 상대하는 심정을 이렇게 밝혔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도 싸우겠다는 의지와 그러고도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동시에 읽혔다.

포스코켐텍과 정관장은 나란히 1승2패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이번 대결이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2승2패로 상위권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느냐, 1승 3패 하위권으로 밀려나느냐가 결정나는 승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장이 없는 허전함은 첫날 포스코켐텍을 울렸다.

15일(토)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 4라운드 4경기 포스코켐텍과 정관장의 첫날 대국에서 포스코켐텍은 1국에서 안형준이 덜미를 잡힌데 이어 2국에서 나현마저 박정환에게 패하면서 2패를 안았다. 반면 홍기표가 선전한 정관장은 둘째날 한 판만 이겨도 2승째를 올리는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 주전급 락스타 대결에서 홍기표 승리

정관장의 락스타리거 홍기표는 2010년 국수전 결승까지 치고 올라간 적이 있는 인물이지만(당시 이창호 9단에게 1-3패배) 이번 시즌엔 처음으로 부름을 받았다. 락스타리그에서 3패로 부진한데다 올해 승률 또한 40프로를 밑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대 전적 2승으로 앞서 있는 안형준에게 만은 자신이 있었다. 김영삼 감독은 이런 홍기표의 한방을 믿었다.

이날 대국에서도 홍기표는 일찌감치 안형준의 흑진에 들어가 싦의 터전을 확보함으로써 실리에서 우위에 섰다. 그리고 중반에 안형준이 들여다보며 이을 것을 강요했을때 나온 역습 한 방. 엄밀히 말하면 무리였지만 안형준이 주춤거리는 기색을 보이자 이 수가 결정타로 통했다.

이후는 반면 승부의 양상. 안형준은 빚쟁이에 쫒기듯 엷음에 시달리다 196수 만에 돌을 거두었다. 국후 안형준은 "잡는 길이 보이는 순간 갑자기 심장이 떨렸다."고 고백했다.

▲ <제1국> 락스타끼리의 선발 대결에서 이번 시즌 처음 출전한 홍기표(24)가 예상을 깨고 안형준을 눌렀다. 안형준은 LG배 16강 패배의 여파 때문인지 집중력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둘은 내일 락스타리그에서 다시 한번 대결한다.

▲ 정관장의 3지명 안성준(22.가운데)이 적군의 입장이 되어 형 안형준(24)의 대국을 검토하고 있다. 안성준은 내일 3국에서 포스코켐텍의 김동호와 대결한다.

■ 박정환, '아직은 내가 한수 위'

한밤의 혈투였다. 이번 경기의 최대 승부처답게 나현과 박정환 두 사람은 보는 사람이 숨쉬기 어려울 정도의 격전을 펼쳤다. 처음 좌상귀에서 싸움을 걸어간 쪽은 나현이었다. 여기서 박정환도 최강으로 반발했고, 이로 인해 시작된 전투는 상변에서 좌변으로, 다시 하변에서 중앙으로 마른 들판의 불길처럼 번져나갔다.

바둑은 나현이 좌변에서의 위기를 잘 수습하면서 결정적인 찬스를 잡는듯 보였다. 나현이 박정환의 대마를 세차게 몰아갈 무렵에는 '이거 대박이다!'라는 말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의 박정환은 대단했다. 모두가 '잡혔다' 생각한 순간 기막힌 수읽기 능력을 선보이며 거꾸로 외곽의 백 일단을 잡고는 승부를 끝내버렸다(169수 흑 불계승).

▲<제2국>박정환은 나현의 파이팅에 밀려 한 때 대마가 절명할 뻔한 위기까지 갔지만 극적으로 상황을 반전시켰다.


▲박정환(20)은 지난 경기에서 김정현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으나 이날 3승째를 올리며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나현(18)은 '힘이 약하다'는 세간의 평을 의식한듯 초반부터 박정환을 상대로 싸움을 걸어갔다. 지난 경기에서 시종 침착한 운영으로 이창호를 이긴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리그전적은 1승 3패. 이 중 2패는 조인선, 안국현에게 당한 것인데 김성룡 감독은 '나현은 센 사람하고 붙을 때의 승률이 더 좋은 특이 케이스'라고.

○● 위기의 포스코켐텍, 대역전의 희망은?

일요일의 대결은 ③김동호-안성준 ④신진서-한웅규 ⑤김주호-홍성지 순으로 펼쳐진다(앞이 포스코켐텍, 뒤가 정관장). 첫날, 기대와는 영 어긋난 성적표를 받아든 김성룡 감독이지만 아직은 승부의 불씨가 살아있다고 보는 눈치다. 상대 전적에서 김동호가 안성준에게, 김주호 역시 홍성지에게 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론 승패를 떠나 4국 장고대국에서 격돌하는 신진서-한웅규전이 오늘 나현-박정환전 못지 않게 재밌을 것 같다.
TYGEM / 바둑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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