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상 종합사회복지관 김완규 관장
웅상복지관에는 김완규(52) 관장과 직원들이 나와 있었다. "토요일이지만 진행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직원들도 근무를 한다"는 것이다.
"장 회장님, 정말 열심히 하십니다. 우리도 감동을 받곤 합니다. 더 좀 도와드리지 못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올해는 미리 기안해 내년에는 예산에 반영되도록 해 보려고 합니다. 예산에 잡혀 있지 않으면 도와드리고 싶어도 방법이 없습니다. 바둑 전용교실이라도 할당이 되면 강의하시는데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장애인 바둑교실과 다문화가정 바둑교실은 우리 사회의 문화적 성숙과 우리 바둑의 외연 확대에 기여하는 바가 큽니다. 저부터도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김 관장의 말이다.
▲ 수업이 끝나면 과자를 나누어준다.
오후 4시. 숙제를 잘 해오고, 오늘 열심히 공부한 아이들에게 초코파이를 나누어 주는 것으로 강의는 끝났다. 그는 집이 먼 엄마와 아이들, 혼자 나오는 아이들을 데려오고 데려다준다. 그는 한 손으로 운전도 잘 한다.
"결혼해서 한국에 왔다가,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도 있습니다. 초혼인 경우에는 그래도 여기서 태어나고 자랐으니까 좀 덜한데 재혼해서 아이와 함께 왔다가 다시 이혼하는 바람에 위탁가정으로 보내진 아이들이 풀 죽어 있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픕니다. 바둑을 배우는 시간만큼은 즐겁게 해 주려고 제 나름으로는 연구를 많이 합니다. 바둑 실력 늘고, 안 늘고 하는 것은 다음다음 문제지요. 늘지 않으면 어때요. 누구나 다 바둑 잘 두라는 법은 없는 거잖아요. 즐겁게 같이 어울리고, 그래서 행복하고, 그러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강의하는 것 말고도, 가령 장애인 바둑대회 같은 것이 열리면 거기가 어디든 정 회장은 버스를 동원해 선수들을 이끌고 단체로 출전한다. 버스는 울산시가 정 회장의 요구와 설득에 응해준 것. 바둑대회 나간다고 버스를 내 주는 지자체는 전국에서 울산시가 유일하다. 울산시에서 대회가 열리든, 다른 지방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러 가든 경비도 지원이 된다. 그러나 그 비용이 넉넉할 리 없어, 정 회장은 그때도 사비를 보탠다. 헤어지면서 그가 다시 씩 웃는다.
"대장 노릇 하기가 쉽나요. 하하하. 아, 그리고 제 공인 봉사시간이 얼만지 아십니까?… 2500시간이에요. 그런데 그건 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이른바 '공인 시간'이고, 실제로는 4000시간이 넘는다고 하네요." 매일 같이, 하루에 1시간 씩 봉사한다면 4000일. 10여 년이 걸린다. 2시간씩이면 5년 여. 하루에 1~2시간 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10년을 하루 같이, 5년을 하루 같이, 매일 1~2시간 봉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분명 아니다.
바둑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바둑의 공적 기능, 사회적 역할에 대한 논의가 확산되는 것과 맞물려 이른바 사회 취약층에 바둑을 보급하는 일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요즘, 정 회장은 그 실천 현장의 선발주자다. 정 회장이 처음에 했던 말을 반복한다.
"…아, 내가 바둑을 안 배웠으면 어쩔 뻔했나, 요즘 특히 그런 생각이 자주 듭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바둑 말고 뭐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없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