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26 오전 10:57:01 입력 / 2013-07-26 오전 11:07:22 수정
▲<제1국>한웅규-박영훈. 한웅규가 줄곧 우세한 흐름이었으나 막판 두 차례의 패싸움으로 인해 승부가 뒤집혔다. 장장 316수까지 가는 혈전 끝에 박영훈이 3집반승을 거뒀다.
어느새 전반기를 마무리하는 7라운드다. 8개 팀의 순위싸움은 여전히 한치앞을 보기가 어렵다. 1~3인 한게임 넷마블 신안천일염이 나란히 4승2패, 그 뒤를 정관장(3승1무2패)과 티브로드(3승3패)가 쫒고 있다. 1~5위가 1경기 차 안에 있어서 경기를 치를때마다 순위가 바뀌는 양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넷마블은 초반 2연패 후 내리 4연승을 거두며 완전 기세가 올랐다. 정관장 역시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으로 체면을 구기더니 최근 3경기에서 2승1무를 거두며 저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승세의 두 팀이 격돌했으니 에누리없는 진검승부다. 상위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하는 경기다.
▲ 첫 날 두 번째 판 홍성지-이창호 대국이 끝난 후 한종진 감독, 박영훈이 스튜디오에 와 복기를 지켜보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부서지듯 햇살이 쏟아진 25일, 홍익동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2013KB국민은행바둑리그 7라운드 1경기 첫날 대국에서 넷마블과 정관장은 서로 1승씩을 주고 받았다. 넷마블은 1국에서 주장 박영훈이 한껏 기세가 올라있는 한웅규를 잡았고, 정관장은 2국에서 홍성지가 이창호를 꺾었다. 첫날 2승을 목표로 했던 넷마블의 한종진 감독은 결과에 아쉬움을 표했고, '확실한 1승' 박정환을 아껴둔 정관장의 김영삼 감독은 여유있는 표정이었다.
■ 박영훈, '한웅규 바람' 잠재우며 5연승
랭킹이나 상대 전적(2승1패)에서 박영훈이 앞서지만 상대인 한웅규의 기세가 워낙 좋아 누가 이긴다고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였다. 실제로 한웅규가 상전벽해의 바뀌치기를 시도하면서 판세를 주도하는 장면에서는 너나 할 것 없이 '잘둔다'는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하여 끝내기에 들어갈 무렵에는 근소하나마 한웅규의 승리가 점쳐지는 상황. 그러나 바둑이 끝나기 까지는 아직 패라는 요물이 남아 있었고, 결국 패라는 패는 모조리 박영훈이 버텨내면서 승부가 뒤집히고 만다.
▲ 박영훈은 초반 2연패후 5연승을 달렸다.
▲ 아쉬워하는 한웅규. 하지만 시즌 전적 5승2패로 여전히 KB리그에선 발군이다.
■ 홍성지, '이창호만 만나면'
정관장의 2지명 홍성지는 탑랭커가 아니면서도 이창호에게 우위를 보이는 특이한 기사다. 이창호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기 전인 2007년~2008년 4연승을 거두며 일찌감치 '이창호 킬러' 소릴 들었다. 이후 2승2패 하면서 통산전적 6승 4패. '형세'로 이기려는 이창호의 전략이 시종 집요하게 파고드는 홍성지에게는 잘 먹히지 않는다는 인상이었다.
지난 해 5월 KB리그에서 대결(그 때도 홍성지가 이겼다)한 지 1년 2개월 만에 다시 만난 이 날의 대국도 그랬다. 전체적으로 백을 쥔 이창호 9단의 흐름이 좋았지만 확실한 우위를 끌어내지는 못했다. 하이라이트는 이창호 9단이 우변에서 천하대패를 만들어 좌변 흑 13점을 포획한 장면. 얼핏봐서는 이9단이 득을 본듯 보였으나 이로 인해 흑의 중앙 발언권이 엄청 강해졌고, 직후 노골적인 흑의 공격앞에 백 일단이 속절없이 잡히는 사태가 벌어졌다. 189수 흑 불계승.
▲<제2국>이창호-홍성지.홍성지의 집요하고도 과감한 공격을 이창호 9단이 잘 피해갔지만 결국은 끝에가서 무너졌다 .
▲홍성지는 4승3패를 기록하며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
▲이창호 9단이 대국 중 잠시 눈을 감고 있다. 지난 해 롯데손해보험 1지명으로 5승7패였고, 이번 시즌은 3승3패를 기록 중.
첫날을 1-1로 마친 양팀은 내일 3~5국을 속개한다. 오더는 ③이원영-홍기표 ④민상연-박정환 ⑤신민준-안성준(이상 앞이 넷마블)의 순. 주장 박정환이 출전하는 4국을 정관장이 가져간다고 보면 넷마블 입장에서는 3국과 5국을 모두 이겨야 하는 만만치 않은 일진이다. 다행히 이원영이 최근 농심배 예선 결승에 진출하는 등 상승세고, 신민준과 안성준은 첫대결이라 기대를 해봄직하다.
▲머리를 맞대고 수찾기에 몰두해 있는 넷마블 검토진. 왼쪽부터 홍민표(지난 5월 제대했다), 이영구 박영훈 한종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