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젬게임

국내기타

"승부 외에 다른 길을 보여주고 싶었죠!"

IGF 사무국장에 오른 이하진

2013-09-18 오후 2:52:33 입력 / 2013-09-18 오후 4:18:29 수정

▲ 솔브릿지대 수석졸업 후 IGF사무국장에 오른 이하진.


"…바둑은 변화무쌍한 수읽기로 머리를 더욱 활성화시킨다. 바둑판 자체가 가로 세로 각각 19줄이라 그 변화는 무궁무진, 무려 19x19= 1억5천만 수의 조합이 작용해 단 한 번도 동일한 모양의 판이 나타나지 않아 두뇌의 회로를 무한 확장시킨다. 명문대에 보내고픈 욕심이 있다면 모름지기 초중등생일 때 바둑을 가르쳐라! 바둑은 두뇌를 발달시키는 최고의 비법이다." <한국경제 펌 / 정헌석 전인코칭연구소장·전 성신여대 교수>

바둑을 두면 공부를 잘한다는 것은 이미 정설이다. 남치형 오주성 김명완 안달훈 조혜연 윤재웅 등은 이미 고시패스보다 어려운 프로의 길에 접어들었고, 더불어 명문대를 나와 이미 다양한 장르에서 사회를 살찌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어린 시절 바둑을 연마하다 학문으로 방향을 틀어 사회의 요소요소에서 자신의 뜻을 펼치는 사람은 참으로 많다.

위에 거명한 이들은 자신이 그간 연마한 전공으로 바둑과 바둑이외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남치형은 서울대를 나와 명지대 바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고 오주성은 서울대에서 물리학 박사코스를 밟고 있고 윤재웅은 역시 연세대를 나와 기술행정고시를 패스했다. 김명완은 고려대를 나와 미국바둑시장 개척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조혜연은 고려대를 나와 승부를 게을리하지 않으면서도 해외보급에도 여념이 없는 욕심쟁이다.

승부의 한 길로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재주를 다양하게 발산하며 루트를 개척해나가는 이들의 모습은 승부못지 않게 우리에게 희열과 감동을 준다. 여기 이하진(25)이 또 추가되어야 할 것 같다.

2004년 입단, 2008년 전자랜드배 주작왕전 우승, 이듬해 여류국수전 준우승 등 비교적 앞날이 촉망되던 이하진은 2010년 돌연 대전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교에 입학하며 시합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때늦은(?) 공부에 전염하면서 기권패가 잦아지자 '해외보급을 나섰다', '유학을 갔다' 그녀를 두고 소문이 무성해지고 있었다.

바둑동네에서는 수년간 잊혀졌던 이하진이 느닷없이 국제바둑연맹(IGF) 사무국장으로 활동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 6월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교도 한 학기를 앞당겨, 그것도 수석 졸업을 했다는 소식과 함께.

6살 때부터 오직 바둑 한 길만 바라봤던 이하진에게 무슨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IGF 사무국장이란 자리가 그리 호락호락한 위치가 아닐 것인데, 잊고 있었던 4년의 공백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곧장 이하진을 만나러 대전으로 갔다. 인터뷰는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교 카페에서 약 3주전 이루어졌다.

▲ 세계를 돌아본 후 승부 이외에도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는 이하진.


승부로 최고가 되고 싶었을 텐데 어떤 계기로 급작스레 공부로 돌아섰나?
입단한지 벌써 올해 딱 10년이 됐다. 6살 때부터 바둑공부만 했다. 어렸을 때부터 학교공부를 좋아해서 입단공부와 학교공부를 병행했다. 중3 때 프로가 됐었는데, 부모님과 차수권 사범님께서 이제 막 입단했으니 학교공부는 대학 때까지 미루는 것이 어떠냐고 넌지시 제의하셨다. 프로로 활동하다가 대학에 가는 경우도 많이 있으니, 학교공부가 무척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과 사범님 말씀에 따랐다. 그런데 정작 입단을 하니 덜컥 본선에도 올라가고 성적이 나더라. 내가 성적을 내는 기사가 될 줄은 몰랐다.(웃음) 계속 바둑에 욕심을 내다가는 내가 원하는 학교공부는 영원히 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도 결정적인 계기는 있었을 것 같은데?
공부를 하려던 계기를 조금 더 정확히 짚자면 2006년 한국대사배 파견을 나갔을 때였다. 당시 동문인 조미경이 갓 입단해 파견기회가 생겼는데, 개인사정으로 내가 대신 갔다. 그 당시 잊었던 학업에 대한 상념이 살아났다. 세계무대에는 할일이 많았고 그러려면 내가 영어를 가장 먼저 배워야겠다는 생각 등 깨달은 바가 많았다. 그 때부터 조금씩 공부를 시작했고 2010년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특급호텔같은 훌륭한 환경인데, 솔브릿지는 어떤 곳인가?
전체 학생수가 석사 학사를 모두 합해 800명이다. 모두 경영학을 전공한다. 올해로 7년째 된 솔브릿지 대학은 처음 2년은 한국인을 받지 않았다. 2009년부터 한국인을 받았는데, 내가 한국학생 2기다. 솔브릿지는 교수님 등 스태프가 모두 국제적이다. 이 점은 한국 어느 곳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좋은 환경이었다. 마치 건물 내부에서는 외국과 같은 곳이다. 특히 솔브릿지는 미국커리큘럼과 동일하며 문화도 비슷하다. 또한 조지아공대와 2년은 국내에서 2년은 해외에서 공부하는 제도인 2+2 제도도 있다. 부끄럽지만, 나는 공부를 아주 열심히 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하고, 시합도 기권하고 학교에서 공부만 했다.

이하진은 솔브릿지에서 4.5점 만점에 4.4점대의 높은 학점을 기록하며 3.5년 만에 조기 졸업의 영예를 안았다. 또한 이러한 우수한 성적으로 인해 졸업생 대표로 '밸리딕토리언'(Valedictorian)으로 선정되기도 했다.(졸업식 고별사를 하는 수석 졸업생을 일컬음)

솔브릿지를 졸업하고 곧장 IGF의 사무국장이 되었다. 우연인가?
시기가 우연스럽긴 했지만, 늘 경영을 공부하면서 바둑계 행정파트에서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입시인터뷰 때도 'IGF에서 일을 하고 싶다'는 말을 남겼었는데, 졸업하면서 이 일을 제의받으니 왠지 운명처럼 느껴진다. 타이밍이 딱 맞아떨어지고 느낌이 무지 좋다. (웃음) 

내년부터 임기가 발효되는 것으로 안다. IGF 사무국장의 의미라고 할까?
IGF는 바둑을 국제적으로 다루는 기구다. 원래는 일본이 의장국이었다. 그러다 2008년부터 이사회에서 의장을 각 국에서 돌아가면서 맡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2014년부터 2년 동안은 한국에서 의장국이 되는 해다. 아마 IGF 사무총장은 한국기원 양재호 총장이 맡을 것으로 보이고, 양총장이 나를 선임했다. 질문이 좀 거창한 것 같다. 다만, 한국이 바둑세계최강국으로서 국가적인 책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속의 바둑으로서 의장국으로서 매 순간 결정도 중요하고, 또 그에 따른 실무적인 실행도 중요하다. 나는 사무국장으로서 실무적인 일을 실행하는 일을 맡는다. 일에 대한 기대감이 무척 크다.

▲ "해외는 24번 나가 봤어요. 미국 유럽 캐나다 중국 홍콩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등 다양하게 다녀봤습니다." 정든 솔브릿지 강의실에서 한 컷.


한국이 IGF 의장국을 맡으면서 가장 중요하고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떤 것이 있겠나?
아직은 IGF가 어떻게 가야한다고 선뜻 말하진 못하지만, 지금까지 보고 느낀 것을 토대로 말해본다면, 가장 먼저 마인드스포츠라는 것은 '없는 개념'이었는데 국내외에서 점차 알아가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브리지 체스 체커 등 다른 마인드스포츠와 바둑이 힘을 합쳐 개척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세계적으로는 바둑 체스 브리지 체커 등 4개 주요종목의 연합체 IMSA(International Mind Sports Association) 라는 조직도 있다.
또 하나는 IGF 회원국이 현재 74개국이다. 그 중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 바둑협회들은 비교적 발달이 잘 되어있는 데에 비해 다른 유럽이나 남미는 발달이 미미하다. 한국이 의장국으로서 다른 유럽회원국 바둑협회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서포터해야 국제적으로 바둑이 균형 있게 발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해 달라.
바둑이 살 길은 다른 마인드스포츠와 함께 가는 것이다. 바둑은 현재 스포츠화 하고 있지만, 스포츠로 계속 가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어 보인다. 그렇다고 바둑은 예술이나 학문이라고 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브리지 체스 등과 함께 마인드스포츠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야한다. 그렇다면 마인드스포츠의 총아로서 바둑이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브리지 체스 등에 배타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고 그들과 아우를 줄 아는 자세로 바둑이 나아가야 한다. 그들은 바둑보다 먼저 학교 교과목에 들어갔다. 바둑이 배워야 할 부분도 많다고 본다.

새삼스럽지만, IGF사무국장으로 왜 이하진을 선택했는다고 보는가?
내년에 의장국이 한국으로 오면 회장직과 사무총장직을 한국기원에서 맡게 된다. 내가 사무국장이 된 배경에는 바둑의 전문가가 대표로 있으면 명분이 있고, 또 영어를 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더 있을 것으로 본다. 차차 부딪히면서 일하면서 찾아보겠다.

끝으로 이하진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인가?
우선 아직은 어린 나이고 공부도 더 많이 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가능성이 생길지 몰라 모든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별다른 제의가 없다면 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대학원에 가서 경영학 석사학위도 받고 싶다. 바둑계를 위해 계속 일하고 싶다. 바둑행정에서 한국이 앞서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

진짜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해보라.
(기다렸다는 듯이 즉답이 나왔다.) 바둑을 잘 두면 프로기사만 될 수 있다는 공식을 깨고 싶었다. 이러한 길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솔브릿지 국제경영대학교는 외국어고등학교 출신 등 쟁쟁한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내가 여기에 입학하며 처음 걱정한 것은, 바둑공부를 하며 중고교때 학업을 거의 못한 상태라 다른 학생들을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바둑공부는 직접적인 공부는 아니었지만, 학업을 열심히 할 수 있는 방법을 깨쳐준 것이었다. 오히려 다른 학생들은 주입식교육에만 익숙해져 있는 반면, 나는 수읽기로 훈련된 사고를 통해 보다 유연하게 공부할 수 있었고 수석졸업까지 하게 되었다. 승부만이 아니라 충분히 다른 길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TYGEM / 진재호 강나연

SNS 간편로그인

(주)컴투스타이젬    대표이사:이승기    사업자등록번호:211-86-95324    사업자정보확인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315 파이낸셜뉴스빌딩 4층

제호: 타이젬    등록번호: 서울 아04168    등록(발행) 일자: 2016.10.4

발행인: 이승기    편집인: 정연주    청소년보호책임자: 장성계

전화: 1661-9699 (상담시간:10:00-18:00)    FAX : 070-7159-2001    이메일보내기

COPYRIGHTⓒ Com2uS TYGEM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 타이젬 일본
  • 타이젬 중국
  • 타이젬 미국
  • 타이젬 대만

2019 인공지능대상 수상

등급분류